이해황T(국어의기술) [27444] · MS 2003 · 쪽지

2021-04-14 22:53:27
조회수 6,912

국어 강사분들을 위한 광고

게시글 주소: https://image.orbi.kr/00037171544

오르비클래스 국어강사 이해황입니다.

전기추 수강생이 어떤 기출해설서 해설에 대해 문의해왔습니다. 논리적 오류가 몇 가지 있는 해설에 대한 질문이었습니다. 가르치시는 분들도 헷갈리는 경우가 가끔 있고, 그에 따라 수험생 분들도 잘못된 판단기준을 가질 수 있어서 학습칼럼으로 정리해둡니다.




1. 2010학년도 수능 26번

[지문] 이러한 관계로부터 서로 유전 거리가 가까우며 70% 이상의 유전체 유사도를 보이는 미생물 집단이라고 하는 미생물 종의 정의가 도출된다.

①Ⅰ영역은 두 미생물 간 유전 거리가 L 이상이고 유전체 유사도가 70% 미만이므로 같은 종이 아님을 나타낸다.




2. 이상한 설명

2.1. 지문은 [유전 거리가 가까우며 70% 이상의 유전체 유사도를 보여야 → 같은 종이다]라는 내용이다.

2.2. 이 명제의 는 [유전 거리가 멀며 유전체 유사도가 70 % 미만의 유전체 유사도를 보인다면 → 같은 종이 아니다]이다.

2.3. 평가원은 지문의 를 뜻하는 ①을 맞는 선지로 발표하였다.


※ 혹 어떤 책/출판사인지 눈치챘더라도 굳이 댓글로 남기지 마세요. 여러분들을 위해 부탁드립니다.





3. 이상한 설명이 이상한 이유

3.1. A가 B의 '정의'(혹은 규정)이라고 하면 A와 B가 서로의 필요충분조건임을 뜻합니다. 즉, A→B이고, B→A≡~A→~B가 성립합니다. 이를 통해 문제를 풀면 되는 거고요. 정의/규정을 필요충분조건으로 이해하는 것은 이미 수능, 모의평가, PSAT, LEET 기출에 몇 차례 나온 적이 있어 익숙한 수험생이 많을 것입니다. 혹시 이런 표현법에 대해 잘 모른다면 아래를 참고하세요.


필요조건, 충분조건 표현 총정리 [수능/PSAT/LEET/논리학 독해 필수개념]

https://youtu.be/xlu0m54pCEE



3.2. [A이어야(만) B이다]는 A→B가 아니라 ~A→~B 혹은 B→A로 기호화합니다. 이는 언어적 직관에 의해 쉽게 동의할 수 있는 내용일 겁니다. 예를 들어, "남자이어야만 병역의 의무를 진다"는 남자→병역자면 병역의 의무를 진을 뜻하지 않습니다. 남자지만 병역면제인 경우가 있으니까요. 오히려 ~남자→~병역남자가 아니라면 병역의 의무를 지지 않는다 혹은 병역→남자병역의 의무를 진다면 남자다를 뜻합니다.



3.3. (A and B)→C의 는 (~A and ~B)→~C가 아니라 ~(A and B)→C 즉, (~A or ~B)→C입니다.



3.4. 기출문제를 통해 판단기준이 정립된 학생들이라면, 지문에 조건문 A→B가 나왔을 때 선지 ①~A→~B, ②B→A에 대해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을 겁니다. 그중 좀 까다로운 경우에 대해서는 제가 자세하게 칼럼을 적어둔 것이 있으니 참고하길 바랍니다.


필요원인 추정

https://orbi.kr/00031797465




4. 가르치시는 분들을 위하여

SF소설가 아서 클라크는 "충분히 발달한 기술은 마법과 구분할 수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스타트렉 디스커버리에서는 이 말을 "충분히 발달한 외계인은 신과 구분할 수 없다"고 변주하던데, 저는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싶습니다. 충분히 발달한 직관은 논리학과 구분할 수 없다.


수능 국어 강의를 하시면서 논리학 지식을 배울 필요가 없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은, 원래부터는 국어를 잘한 분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분들은 언어적 직관이 날카롭기 때문에, 문제를 그냥 풀어도 충분했을 겁니다. 구태여 머리 아픈 논리학을 끌어들일 필요가 없죠.


그런데 수능 국어강의를 듣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상황이 많이 다릅니다. 어설픈 언어적 직관으로 글을 읽고 문제를 푸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저는 이런 학생들에게 기초적인 문장논리(명제논리)와 모든몇몇 논리(양화논리)가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논리학 체계를 활용하여 도달한 지점과, 섬세한 직관을 통해 얻은 답이 다르지 않을 테니까요. 이에 대해서는 서울대 철학과 故김영정 교수님이 다음과 같이 표현하신 적 있습니다.


"잘 정돈된 유연한 체계성은 우리의 직관이 건드리지 못하는 부분을 우리에게 드러내주어 우리의 직관을 확장해준다."(출처: '선제논리를 향하여')


자, 근데 지금 논리학을 공부한다면 도대체 무엇으로 하면 좋을까요? 국내에서 출판된 거의 모든 논리학 교과서를 갖고 있는 사람으로서, 입문용으로 '두뇌보완계획100'을 가장 추천합니다. 한국어 직관을 최대한 활용하여 논리학 개념을 설명하기 때문에 중학생도 공부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내용이 얕은 것도 아니고요. 매일 2쪽의 개념설명, 2쪽의 문제풀이를 100일간 공부하다 보면, 논리력이 쑥 커질 겁니다.


무엇보다 제가 오르비클래스에서 두보계100 강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추천해온 책인데, 강의로 만들면 더 좋을 것 같아서 두보계100 저자분과 저작권 계약을 맺었습니다. 오직 오르비클래스에서만 들을 수 있는 수험적합도 높은 강의입니다,



원래 좋은 책이라고 생각하여 강의를 시작한 것이지만, 강의하며 이 책을 꼼꼼하게 음미하다 보니 진짜 좋은 책이라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제가 이 책을 수능용으로 강의하고 있으니 국어 강의하시는 분들, 또 상위권 수험생 분들, 나아가 시간적 여유가 있는 고1, 2 학생들은 꼭 들어보길 권합니다.


아래 영상의 재생목록에서 그간 진행한 두보계 강의를 몇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모순관계, 모순문장, 모순율, 모순적, 폭발원리 (두뇌보완계획100)

https://youtu.be/P1KUwTECNDQ

rare-머리야 터져라! rare-이해황 rare-하트라봉이 rare-칭찬해오르비☆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