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nyColors [697295] · MS 2016 (수정됨) · 쪽지

2021-03-07 22: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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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 동안 공부해서 정시 의대 3승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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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어그로 죄송합니다. 어떻게 노베이스에서 5개월 만에 의대를 갑니까.ㅋㅋ 그래도 하루 종일 독재학원 다니면서 공부한 기간이 7월1일부터 수능 전날까지니까 본격적인 수험기간은 5개월이긴 합니다. 7개월 만에 의대 가셨다는 분도 계시길래 저도 어그로 좀 끌어 봤습니다. 많은 분들이 읽어주셨으면 하는 바람에 자극적인 제목을 뽑았네요.



 어느 정도 실력이 갖춰진 수험생 분들이 단기간에 의대급 성적으로 끌어올리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이 합격 수기를 작성합니다. 작년 수능 전과목 2~3등급 정도 나오시는 분들이나 반수하시는 분들에게 가장 적합한 글이 될 것 같습니다. 


 

 7월부터 학원 다니기 전의 제 인생을 반추해 보겠습니다. 그래도 재수 때 시험을 좀 잘 봐서 2019년에 룰루랄라 학교를 다니다가 삼반수 욕구가 생겨 2020년도 수능을 응시했으나 작년 수능과 점수가 비슷하게 나와 버리는 바람에 복학 각을 씨게 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이게 머선일이고, 코로나19라는 저희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재앙이 우리를 덮쳤죠. 복학을 해도 학교를 다니는 맛이 나지 않고, 재미도 없을 것 같았어요. 기왕 이렇게 된거 ‘에라 모르겠다! 그래, 이번이 마지막이다. 이번 수능까지만 쳐보고 안 되면 군대나 가자!!’ 라는 마음가짐으로 결국 2021학년도 수능을 치겠다고 다짐합니다. 그러나 3번이나 수능을 쳤기에 몸과 마음이 지칠대로 지친 상태 였어요. 그래서 모든 과목 공부를 하지는 못하고 그냥 국어 배경지식 쌓자는 생각으로 경제 교양서적 읽고, 국어 강의 깔짝대고 그랬습니다. 그리고 4월부터 6월까지 야간 편의점 알바하면서 반수 자금을 마련하고 7월부터 본격적으로 독재학원을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7월에 학원 다니기 전에는 국어 빼고 다른 과목의 감이 많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게다가 수학 가형 새로운 범위인 수학1은 손도 못 댔어요. ‘아니, 왜 자꾸 공부 못하는 척하냐. 전적대가 서성한 정도면 공부 잘하는 거잖아!’ 하고 반박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치만 수능 끝나고 겨울동안 열심히 놀다가 과외 준비하시는 분들, 한 번 생각해 보세요. 몇 개월 수능공부 손 놓으면 감 다 떨어지고 내용 정말 많이 까먹잖아요. 제가 알바하는 동안에는 그나마 하던 국어공부도 안 했어요. 그래서 사실 학원 다니면서 ‘아 상반기에도 공부 좀 할 걸..’ 하고 후회 많이 했습니다.ㅎㅎ 그나마 결과가 좋아서 다행이지...아무튼 그런 상태에서 반수를 시작한 것입니다.

 


 제 5개월간 수험생활의 핵심은 바로 효율메타인지입니다. 이 두 가지가 ‘왜 성적이 오르지 않았는지’에 대한 고민에 대한 결과입니다. 이것을 깨달은 것이 제가 학원을 고르는 데도 영향을 주었습니다. 보통 재수종합학원을 다니는 학생이 많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재종의 장점은 내가 무심코 놓치고 있는 부분을 각 과목 선생님이 수업을 통해 채워주신다는 것이고, 학원에서 짜준 커리큘럼에 따라 강제적으로라도 과목 밸런스를 통제한다는 것입니다. 자기 통제가 잘 안 되는 친구들은 과목별 선호도 차이가 심해서 과목 편식을 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런 것을 방지해 줍니다. 그런데, 제가 위에 말했던 메타인지능력이 있는 친구라면? 그러니까 본인의 약점에 대해 매우 솔직한 친구라면? 굳이 재종을 다니며 쓸데없는 전체 수업 들으면서 시간낭비할 필요가 없죠. 본인의 약점을 정확하게 알고 그냥 그 부분의 공부를 스스로 하면 되는 거니까요. 그리고 수업을 들으면서 수동적으로 학습하는 것보다, 본인이 스스로 머리를 쓰며 공부하며 능동적으로 학습하는 것이 효율이 더 좋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자습시간이 충분히 확보된 학원인 독재학원을 골랐던 것입니다. 학원 선택에 참고하세요. 제 주관적인 의견이니까 여러분의 상황에 맞게 고르시면 됩니다.

 


 자! 이제부터 제 하반기 수험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아침 6시에 일어나서 7시쯤에 지하철을 타고 등원했습니다. 편도 50분이였는데, 그 동안 아예 꾸벅꾸벅 졸면서 잠을 보충하거나, 수특수완 영어단어장 어플을 다운받아 영단어를 외우거나, 아니면 텐션을 올리기 위해 신나고 시끄러운 음악을 들었습니다. 누군가는 통학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는데 저희 집 주면에 마땅히 다닐만한 학원이 없어서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등원 하원 하는 동안 유산소 운동을 한다고 생각을 하니까 괜찮더라고요. 따로 시간을 내서 운동할 필요가 없어서 좋았습니다. 학원 도착하면 커피머신에서 나오는 커피 쭉 들이키면서 도핑했습니다. 확실히 아침에는 안 졸게 되더라고요.ㅋㅋ 그 이후엔 다른 수험생들과 비슷합니다. 학원가서 뭐합니까. 그냥 쭈욱 하원하기 전까지 국어, 수학, 영어, 과탐 순으로 공부했죠. 단, 효율적으로 공부를 해야했기에 생각의 밀도를 최대한 끌어올리려고 노력했습니다. ‘남들이 1시간 걸릴 거 나는 30분만에 끝낸다!’는 마인드를 항상 가지고 있었어요. 


국어: 주로 아침에 공부를 했는데 집중력이 매우 떨어진 상태에서는 정말 글의 내용이 하나도 안 들어옵니다. 복잡한 문제는 그 문제를 하나하나 나눠서 생각해보라는 말 들어보셨죠? 글이 안 읽히면 일단 문장을 끊어서 이해해 봤습니다. 주어, 서술어, 필수 성분, 수식하는 어구를 찾고 그 문장의 의미를 이미지로 상상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내용은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해보고, 한 문단을 읽었으면 대략적인 핵심내용을 정리했습니다. 그런 식으로 글을 쭉쭉 읽어나갔습니다. 계속 예측하고 요약하고 상상하고 질문 던지면서 글을 읽다보면 어느새 글에 몰입하게 되더라고요.

 중요한 것은 생각의 밀도입니다. 딴 생각이 개입하지 않고 문장과 문장, 문단과 문단의 의미를 계속해서 연결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짧은 시간에 최대한 머리를 굴릴 수가 있어요. 해설지를 참고하면서 논리과정을 교정하고, 교정된 사고흐름을 계속 반복했습니다. 다음 생각을 즉각즉각 떠올리려고 노력했습니다. 어쩌다가 사고의 흐름이 막힐 때가 있는데 그것이 제 약점이었습니다. 그것에 솔직해져야 하는 게 매우매우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예전에는 간과하고 있었어요. 사람 습관이 무서워서, 나중에 그 지문을 다시 읽었을 때 똑같은 방식으로 실수하게 되더라고요. ‘이러이러한 생각을 해야 했다.’ 라고 반드시 메모하고 복습했습니다.


수학: 수학공부 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3~4등급에서 1등급으로 끌어올리는 것도 힘들지만, 1등급 컷 수준에서 100~96점으로 끌어올리는 것도 엄청 힘듭니다. 저는 1등급 컷에 걸치는 실력이었기에 개념공부는 빠르게 복습하는 정도로 하고 100점을 목표로 킬러문제 풀이에 집중했습니다. 그런데 킬러문제 풀이 특성상 한 문제를 푸는데 1시간이나 심지어는 몇 시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재수, 삼반수 때는 그렇게 낑낑대며 공부하는게 올바른 방법인 줄 알았습니다. 그렇지만 제 문제일수도 있는데, 그 문제를 고민하는 동안에 자꾸 잡생각이 개입하는게 너무 스트레스였습니다. 문제를 풀 때 즉각즉각 다음 행동이 떠올라야 하는데, 실력 부족으로 인해 다음 생각이 전혀 떠오르지 않으니 자꾸 딴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어느새 연습장에 낙서나 하고 있었습니다. 뜬금없이 수능만점자가 되어 인터뷰하는 상상도 하고, 내년에 의대생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히히힣 하고 혼자 피식대고 그랬습니다. 즉, 킬러문제를 붙잡으면 집중력이 매우매우매우 떨어졌다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그냥 문제를 풀다가 3분 이상 고민하면 바로 해설지를 봤습니다. 단, 해설지의 첫 발상 부분만 보는 겁니다. 제가 평생 고민했어도 그런 발상을 못했을 것 같은 정말 어려운 문제들도 있었어요. 그런 문제를 푼다면, 당연히 해설지 앞부분 발상을 참고하면서 공부를 하는게 세월아 네월아 하면서 혼자 낑낑대며 고민하는 것보다 훨~씬 효율이 좋습니다. 덕분에 원래 같았으면 2시간 걸려서 1문제 풀 것을 저는 2시간 동안 5~6문제 정도 풀 수 있었습니다. 위에 국어 공부법처럼 당연히 사고의 흐름이 막힌 부분은 반드시 메모를 해주‘왜 그런 발상을 해야 했을까?’ 고민하며 주기적으로 복습했습니다. 이것이 효율메타인지를 활용한 제 공부법입니다. 거창한 게 아닙니다. 공부 잘하는 친구들은 무의식적으로 이렇게 공부 할 겁니다.


영어: 단어는 등하원 시간에 암기했습니다. 영어는 점심때 매일 1시간 정도 연계교재 공부했습니다. 올 수능부터 연계율이 떨어진다고 한 것 같은데... 그 부분은 잘 모르겠습니다. 암튼 파이팅하세요! ㅋㅋ


과탐: 국어 수학과 다르게 암기파트가 많고 정형화된 킬러유형이 나오는 시험스타일은 그냥 많이 공부하면 됩니다. 저는 그냥 저녁에 수특, 수완, 시중n제 사서 풀었습니다. 학원 다니다 보면 과탐 고인물들이 많을 겁니다. 그런 친구들한테 조언을 구해보세요. 사설 모의고사 과탐을 별로 잘 못 봤기에... 실력이 부족한 제가 남한테 훈수 둘 만한 입장이 못 됩니다. 


멘탈관리: 종교는 따로 가지지 않았지만 항상 주어진 상황에 대해서 감사한 마음을 가졌습니다. ‘수험기간 동안에 갑자기 집안에 큰 일이 생기지 않아서 감사합니다.’, ‘볼펜 딸깍 거리는 놈, 슬리퍼 찹찹 소리 내며 걸어 다니는 놈, 코 훌쩍거리는 놈 없는 쾌적한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이런 식으로요. 그리고 수험기간 중에 드럽게 공부가 안 되는 날이 꼭 있을 겁니다. 그럴 때는 그냥 학원 복도에 있는 큰 창문을 통해 초콜릿 까먹고 커피를 마시며 바깥 풍경을 구경했습니다. ‘아, 내년에는 저 맑은 하늘 밑에서 따릉이 자전거 타면서 싸돌아 다녀야겠다. 히힣.’ ‘혹시 나중에 진짜 운 좋게 의사 되어서 학원 옆에 있는 큰 병원에서 일하면 어떤 느낌일까? 오우야...’ 같은 생각하면서요. 특별한 멘탈관리 비법은 없었습니다. 그냥 최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서 멘탈을 추스렸습니다.


이렇게 5개월 동안 공부를 한 결과 운 좋게 수능 대박이 나서 꿈에 그리던 의대에 합격하게 됐네요. ‘잡생각 혹은 생각과 생각 사이의 멍 때리는 시간을 최대한 줄여서 공부 효율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나 잠깐이라도 머뭇거린 부분이 있으면 반드시 체크하여 다음에 다른 문제를 풀 때 절대로 실수를 안 하도록 뇌에 각인 시키고, 공부를 할 때 흥미를 가지고 멘탈 관리를 위해 긍정적인 마인드를 항상 탑재했다.’ 라고 제 수험생활을 요약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하고 싶은 말이 너무너무 많은데 지면으로 옮기지 못하는게 너무 아쉽습니다. 제 수험생활을 하나의 글로 압축하는게 쉽지가 않군요. 그래도 최대한 많은 분들이 제 글을 보시고 목표하는 바를 이룬다면 그것만큼 기쁜 일이 없을 겁니다. 


 수험생 여러분, 아직 3월입니다. 여러분은 아직 절대 늦지 않았다는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본인 약점을 잘 파악하며 효율적으로 공부하면 저보다 훨씬 빨리 목표하는 대학에 진학하여 성공적으로 입시탈출 하실 수 있을 겁니다. 모두모두 파이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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