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 20살의 일기(2)
그냥 제 개인 얘기 쓴건데 좋아요가 11개나 박혔네요 ㅠㅠ 감사합니다.. 팔로우 해주신 분들께도 감사드리며 오늘은 2편입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재수학원의 첫인상은 나쁘지 않았다. 좁은것만 빼면..
'하하 반갑습니다 학생 여러분.'
성격이 상당히 쾌활한 원장님과의 면담을 뒤로한채 담임과의 간단한 면담이 시작되었다.
'음.. 작년 수능이 24324.. 국어는 잘하네.'
그래도 내신이 높은 편이라는 자만심(?)이 있어서 이것저것 캐물어볼줄 알았지만 딱히 별다를건 없었다. 담임은 출신지역에 대해 딱히 묻지도 않았고, 그냥 심드렁한 표정인 사람이었다. 또한 나는 수시로 대학을 가고 싶었지만, 수시에도 별 관심이 없는듯 했다. (이 부분은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정시로만 학교 보냈었으면 그럴수도 있겠네요..) 담임의 그러한 태도에 어린 마음에 화가 났지만 기껏 등록한 학원을 때려칠 수는 없었기에, 실실 웃으면서 담임을 따라갔다.
담임을 따라 올라간 교실의 풍경은 딱 생각하던 재수학원의 모습이었다. 학생들은 무엇인가에 찌든 표정이었고, 뭔가 전체적으로 우중충한 느낌이었다. 친구를 사귈 수 있을거라는 생각조차 들지 않는 환경이었다.
그래도, 아직 인원을 다 채우지 못했는지 의자.책상을 꽉꽉 채운것에 비하면 사람은 적어 답답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내가 선택한 자리는 짝이 없는 구석탱이의 책상이었다. 뭔가 먼지처럼 아무 존재감 없이 지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작년 수능 30번을 분석해보면..'
재수정규반 첫 수업이 시작되었다. 간만에 오래 앉아 있는것이 힘들줄 알았는데 독서실을 잠깐 다녔어서 그런가 생각보다 힘들지는 않았다. 그것보다 힘든 것은 알게 모르게 느껴지는 수도권 친구들과의 학습 격차였다. 선행학습의 결과인지(이건 제 편견일수도 있겠습니다만..) 다들 수학 하나는 드릅게 잘했다. 수학을 못한다는 사실을 피부로 체감하고 나니 뭔가 해야할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의대와 교대를 수학 나형으로 쓰고 싶다는 생각은 잠시 접어두고, 첫 한달은 수학에만 몰두했다. 무식한 방법이지만 시중에 있는 문제집은 다 사서 풀고, 학원 강의 외에도 이투스 ㅅㅅㅂ 강의까지 결제해서 들었다. 그렇게 하루, 이틀..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고 계절은 바뀌어갔지만, 그때까지는 아무와도 얘기를 안하고 먼지처럼 지내겠다는 신념을 나름 잘 지켜나갔던 것 같다.
그리고, 첫 평가전이 다가왔다. 바로 3월 교육청과 학원에서 진행하는 사설 모의고사.. 다른 과목은 제쳐두고 수학만 어떻게든 잘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대성은 3월 교육청을 학원에서 보지 않아서 집에 가서 따로 풀어본 교육청 모의고사는 96점, 3월 대성 모의고사는 100점이 나왔다. (수학 가형) 이게 뭔가 싶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노력한 결과를 받은거 같아 매우 기뻤다. 몇 달 만에 너무 드라마틱하게 성적이 오른 나머지 '이러다 나 의대가는거 아니야?' 라는 오만한 생각까지 들었다. (시험 한 번에 일희일비 잘하는 타입..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렇게 시험 한 번 잘보고 이후로는 약간 해이해졌다. 먼지처럼 지내겠다고 다짐해놓고, 친구도 한두명 슬슬 사귀고 주말에는 대학 다니는 친구들 축제 놀러가기 바빴다. 당연한 결과이지만 4월 대성 모의고사는 처참히 깨졌다. 거의 작년 수능과 비슷한 성적을 받아들고 '그래.. 3월처럼 다시 열심히 하면 올라가겠지.' 라고 생각하던 찰나, '그 친구'가 학원에 전학왔다.
(3편에서 이어집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길게 한 번에 탁 쓰고 싶은데 시간이 안나서 쉽지가 않네요 ㅠㅠ 재밌게 봐주세요 ㅎㅎ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오늘은 또 왜 공부를 안하는가? -그것은 판단의 주체한테 물어봐라
-
작수부터 이렇게 심해진거임? 23수능이랑 22수능은 등급컷 차가 해봐야 4점인 거...
-
기사 ㅏㅏㅏ상 0
-
이제 알았어~
-
국어 : “이거 아닌가?” -> 다른 선지 보면 확신의 “이거구나” 가 존재함 수학...
-
(기상소리)
-
아니었군.. 나처럼 모기한테 당하신건가
-
1. 안긴문장의 안긴문장까지 고려해라 인기가 많은 철수는 유명한 모델이 되었다....
-
전남친 새끼 때문에 이게 뭐냐 에휴
-
여기, 식어 버린 오르비를 되살릴 단 하나의 비책이 있다. 0
그것은 바로 '9모'. 9월 모의평가가 시행되자마자 너희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
암구의살갗 0
개멋있네
-
생1 2학기 내신준비 시작하려는데 문제집 추천 부탁드립니다 1
우선 한종철 철두철미 개념완성이랑 자분기 구매했고요 자분기는 개념 어느정도 나가면...
-
얼버잠 0
잘자요
-
손.
-
객관적으로 드릴5 수2 난이도. (1등급 이상만 답변 부탁)
-
유출벌레들이 제실력으로 받으니까 무보정컷이 좀 숨통이 트이는듯
-
글삭 욘나귀찮내 2
ㄹㅇ
-
슬슬 1
흠..아니다
-
다들 갓생살러 간거구나 조..좋은거야
-
시대인재 김강민 화학 단과는 왜 자리가 많은거예요? 1
엄천 잘 가르친다고 하던데 단과는 왜 자리가 많은건가요 너뮤 어려워서그런가..??
-
서바시작하면서 강기원t 등록했는데 첫수업 듣고 앞으로의 주제들에서 강기원쌤의 풀이를...
-
생존자있나요
-
고딩 때 성대가 설명회왔을 때 나눠줬던거에요......
-
잔다 0
-
할 생각중인데……… 물론 미친놈마냥 두개 다하려다가 망하지않을거고 그냥 개념이...
-
부지런행
-
이 개같은짓 1년더 못해…. 지금 너무 힘듬
-
무려 문학이 24 6모 독서 + 25 6모 논리학 지문 3점보기 및 주제 적극반영...
-
캬
-
자고 일어났더니 뭔가 오르비기 활발해진 것 같은...
-
질문받습니다 22
저같은 퇴물에겐 궁금한게 없을거 알아요
-
죄송합니다 ? 8
넌 진심이 아냐.
-
그래도 나는 어떻게든 해낼거같다는 근거없는 자신감은 있다
-
같이 밤샐사람? 7
N수생만 ㅎㅎ
-
나는 수밍어 4
여러분의 친구
-
제발 압축수면
-
뭐 커리어만봐도 당연한얘기긴한데 총격 예정을 알고있었다 이런 찌라시는 제쳐두고도 그...
-
진짜 말도안되게 재밌네 분명 불과 몇달전까지만 해도 답지 안보고는 한문제도 못풀었는데 막 풀리네요
-
어제 처음 봤능데 머릿속에 팜응옥 얼굴이랑 멜로디가 게속 생각남 어떡함 잠ㅇㅣ안옴
-
밤에 손잡고 산책중이었는데 민서라고해야하는데 민지라고 해서 걍 썸 터지고 ㅈ 말음
-
전체 내신 1.55, 고대식 1.46 나왔습니다 학교는 그냥 동네 평반고...
-
안광 왜이래 0
사진에 눈 한쪽은 안광있고 한쪽은 없음
-
음~클났네~ 0
나는 감자 그것도 싹인 상태
-
냥파스~ 0
추억이다
-
아 졸립다 0
-
의대 증원 이슈는 늦어도 내년 3월에 종결날 겁니다. 2
모집 정지 대병 파산 군의관/공보의 문제 다 제끼고 가장 큰 문제는요. 제 예상에는...
-
아 릴스에 ㅈ같은 게 너무 많아
재밌는데 짧아서 슬퍼요 ㅠㅠ
헉 잘 읽었어요!! 저도 담주에 재수학원 들어가는데 으아.. 긴장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