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예비평가 문학 분석
안녕하세요. 희파입니다.
이번주 목요일 오전에 있을 특강에 대한 내용을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 문학의 일부를 공개합니다.
2022예비평가를 작년에 처음 보고 ‘형식적인’ 측면이 많이 달라졌구나 – 라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다시금 분석을 하면서, 내용적인 측면은 오히려 2020학년도와 2021학년도의 차이가 더 클 수도 있겠구나 –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예비평가의 특이점보다는 작년 수능, 모의평가간의 공통점을 아는 게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큰 틀은 같습니다.
그래서 그냥 예비평가가 시사하는 바 + 얻을 수 있는 정보가 무엇인가? 에 대한 말을 짧게 하고자 합니다.
우선 평가원이 주는 각주에는 ‘활용하라’는 의미가 어느 정도 내포가 되어있습니다.
역대 해석 문제에서 가장 어렵게 꼽히는 2011 수능 ‘그 나무’문제의 5번 선지도 각주를 활용해서 풀라고 각주를 줬고, 월선헌십육경가 역시 ‘활용하라’고 각주를 줬습니다. 같이 문제를 봅시다.
2020.수능
ⓐ강호 어조(魚鳥)애 새 셰 깁퍼시니
옥당금마(玉堂金馬)*의 몽혼(夢魂)*이 섯긔엿다
초당연월(草堂煙月)의 시업시 누워 이셔
촌주강어(村酒江魚)로 장일취(長日醉) 원(願)노라
이 몸이 이러구롬도 역군은(亦君恩)이샷다
- 신계영, 「월선헌십육경가」 -
* 옥당금마: 관직 생활.
* 몽혼: 꿈.
25. ⓐ와 ⓑ를 비교한 내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는 ‘내’가 ‘강호’에서의 은거를 긍정하지만 정치 현실에 미련이 있음을, ⓑ는 ‘공백공’이 정치 현실에 몸담고 있지만 ‘강호’에 은거하려는 지향을 나타낸다.(O)
-> 논란이 있던 문제인데, 평소에 아는 내용이 달랐어도 각주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헷갈리지 않았을 문제이기도 합니다.
옥당금마(관직생활->정치현실)의 몽혼(꿈)이 성기었구나. 라는 말을 살펴보면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참고로 섯긔였다는 말은 섞였다는 말이 아닙니다. 물론 대다수의 학생들이 섞였다고 해석해서 풀었을 테지만, 큰 문제는 없었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예비평가.
2022예비평가.
(가)
거미 새끼 하나 방바닥에 나린 것을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문 밖으로 쓸어 버린다
차디찬 밤이다
어니젠가* 새끼 거미 쓸려 나간 곳에 큰 거미가 왔다
나는 가슴이 짜릿한다
나는 또 큰 거미를 쓸어 문 밖으로 버리며
찬 밖이라도 새끼 있는 데로 가라고 하며 서러워한다
이렇게 해서 아린 가슴이 싹기도* 전이다
어데서 좁쌀알만 한 알에서 가제* 깨인 듯한 발이 채 서지도 못한 무척 작은 새끼 거미가 이번엔 큰 거미 없어진 곳으로 와서 아물거린다
나는 가슴이 메이는 듯하다
내 손에 오르기라도 하라고 나는 손을 내어 미나 분명히 울고 불고할 이 작은 것은 나를 무서우이 달아나 버리며 나를 서럽게 한다
나는 이 작은 것을 고이 보드러운 종이에 받아 또 문 밖으로 버리며
이것의 엄마와 누나나 형이 가까이 이것의 걱정을 하며 있다가 쉬이 만나기나 했으면 좋으련만 하고 슬퍼한다
- 백석, 「수라(修羅)」* -
* 어니젠가: 어느 사이엔가.
* 싹기도: 삭기도. 긴장이나 화가 풀려 마음이 가라앉기도.
* 가제: 갓. 방금.
* 수라: 끊임없이 싸움이 일어나 고통이 지속되는 세계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 아예 제목에 각주를 달아 놨습니다. 문학은 <보기> -> 제목 -> 작품 순으로 읽는게 해석의 방향에서 더 옳은데, 이 경우에는 ‘수라’라는 제목이 ‘고통이 지속되는 세계’라고 달아놓았습니다. 그리고 ..
2. 공간을 중심으로 (가)를 이해한 내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방바닥’은 ‘나’가 거미 새끼를 감지함으로써 자신의 외로운 처지를 깨닫는 공간이다.
② ‘쓸려 나간 곳’은 큰 거미의 출현으로 인해 ‘나’가 심적 고통을 느끼게 되는 공간이다.
③ ‘새끼 있는 데’는 큰 거미가 도달하기를 바라는 지점으로서 ‘나’의 상실감이 해소되는 공간이다.
④ ‘큰 거미 없어진 곳’은 거미에게 도움을 주려는 ‘나’의 행위로 인해 거미들의 고통이 해소되는 공간이다.
⑤ ‘문 밖’은 ‘방바닥’에 대비됨으로써 ‘나’가 거미들의 만남이 실현 된다고 확신하는 공간이다.
-> 제목에 각주가 있음을 활용하면 화자가 고통을 느끼고 있음을 잘 인지하고 작품을 읽었을 것이고, 답이 2번임을 쉽게 골라냈을 것입니다.
각주에서 나온 '고통이 지속되는 세계'가 이어져 '심적 고통을 느끼는 공간'으로 답선지가 지정됩니다. 각주를 활용하라는 이야기가 이어진 셈입니다.
결국 예비평가에서도 ‘각주를 활용하라’라는 힌트가 나왔기에, 현 수능에도 연결될 것 같습니다. 1,3,4,5번 선지에는 각주의 내용인 싸움이나 고통에 관한 내용이 전혀 나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3,4,5번 선지는 각주 내용의 반대라고 말할 수 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주제가 정답으로 나오는 경우는 꼭 그런건 절대 아닙니다. 아닌 경우 많으니 이상하게 맹신하지는 말아주세요.
문학개념어도 하나만 짚어보고 갑시다.
대화 VS 대화체 -> 실제로 청자와 대화를 해야 대화고, 한 명만 말을 건네는 식이면서 답이 안 돌아오면 대화체. 여기까지는 모두 아실 겁니다.
근데 ‘대화적 구성’ / ‘대화의 형식’이라는 선지가 대화인지 대화체인지는 아시나요 ? 둘다 평가원에 나온 선지입니다.
실제로 08학년도 9월 모의고사에서 ‘대화의 구성’이라는 선지가 나왔었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실제로 논란이 많았기에 더 나오지 않는 듯합니다. 그리고 이건 해설지마다 아직도 해설이 다릅니다. 이 선지의 경우 앞의 말인 ‘목가적 구성’이 틀렸기에 틀린 선지라 '대화의 구성'이 대화인지 대화체인지 평가원이 정해주지 않았습니다. 말이 좀 길어서 생략을 하자면, 저는 교수님 두 분께 문의한 끝에 ‘대화적 구성 = 대화’로 결론지었습니다.
물론 평가원이 다시는 이 선지를 안 냈기에 제가 따로 이건 가르친 적이 없습니다. 알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화의 형식’은 그렇다면 뭘까요? 실제로 14학년도 수능의 매화사 지문에서 ‘대화의 형식’이 등장했는데, ‘형식’임에도 불구하고 ‘대화’에 초점이 맞춰져 ‘대화의 형식=대화’로 결론지어졌습니다. 이건 논란의 여지가 없어요.
그리고 이번 예비평가에서 처음으로 ‘대화적 어조’를 등장시켰습니다. 이것 역시 ‘대화체’로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나올 수 있으니 이것도 유의해서 배워둬야 겠지요. 예비평가에 이런 문학개념어가 나왔다는 걸 배워갑시다.
<요약>
0809- 대화적 구성 -> 논란이 있지만, ‘대화’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함.
1411 - 대화의 형식 -> 대화임.
2022예비평가 – 대화적 어조 ->대화체임.
<보기>문제의 활용의 정도에 대한 얘기는 여기서 하면 너무 길 것 같아서 .. 그리고 제가 이제 곧 수업을 다시 가야해서.. 생략하겠습니다.
설 특강 날짜 : 2/11 (목) 오전 9시 - 12시
장소 : 대치오르비(서울시 강남구 도곡로408 디마크빌딩 5층)
가격 : 2만원
설 특강 신청 링크 : https://forms.gle/9GQyocTikc3unkfz6
자세한 내용 : https://orbi.kr/00035961374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추천좀 해주라 ㅜㅜ 연논 인문 보려는데 아예 처음이라 어디가 좋은지 모르겠어 직접...
-
저같은 수학 문만러는 보통 본인 선택과목+공통 과목 문제를 만드는데...(올라운더...
-
특성화고 0
특성화고에서 경기권 인문계열 4년제 vs 전문대 치위생 뭐가 더 나을까요?
-
아오 팩스시치 0
팩스<<<이거 대체 언제오노
-
수완 특 0
널찍하고 착한 느낌의 내지 디자인때문에 뭔가 문제가 쉬워보이고 맘이 편해짐 문제...
-
둘 중 누굴 들어야하지
-
큐브 풍년이네 1
77ㅓ억 달다
-
해설에 f'(x)는 x>0인 구간에서 증가함수, x<0인 구간에서 감소함수여서 x와...
-
재수강 하겟다고 걍
-
생각보다 수업하는게 재밌음 무료인데 재밌는거면 천직인가
-
7월 13000원 8월 14000원 9월 15000원 이렇게ㅣ 쭉 시급 이리 올려주신다함
-
190920 물1
-
너무 좋구만
-
김승리 올오카 있었는데 죄다 번장에 박아버림 다른거 안듣고 여기서 푸는 방식만...
-
나도 내가 그냥 대단하고 벅차고 가슴이 울림
-
정시 5
121 152 2등급 68 69면 어느정도 가나요??...요번 6모인뎀
-
6모 수학 3컷 통통이인데.. 수특수완 풀어도 될까요..?! 11
엔제 풀기 전에 풀고 치우고 싶어서요.. 아니면 수특수완 대신 다른걸 하는게...
-
나 끌고가면 전력약화라니까 그러네 하..
-
수학 예전 문과 범위는 잘 모르기도 하고 이과범위도 기억 가물가물하네요 이투스 패스...
-
지금까지 시발점 회독 + 미친개념 2회독+ 4점초반까지 기출 + n티켓 중간정도까지...
-
왓다 갓다 하는데 왕복 2시간 반~ 3시간 걸림 토욜만 단과 다닐 생각인데 시간...
-
단과같은거 처음 들어보는데 설렌다
-
지1 장인 ㄱ 4
누가 맞음?
-
안녕하세요 ! 수학의 왕도(하) 30p의 종합문제 실력편 , 고득점 문제 3번문제...
-
동생이랑 같은 학번ㅋㅎㅋㅎㅋㅎ ㅈㄴ웃기네….
-
미숙하더라도 1
많이 미숙하더라도 낭만있고 재밌었던 때가 그립다.. 그 때는 길 가다 노을만 봐도...
-
현 상향평준화의 시대 한 시대를 풍미했던 5년전 수능은 이제 물로켓이 되어버린건가
-
0도에서 얼고 100도에서 끓는 게 참 신기함
-
알림은 통화중이라고 5~10분 후 다시 시도해달라고 뜨는데 발송완료라 떠 있네요 이러면 된건가요?
-
영어 가렸는데 5등급입니다..
-
엄….ㅠ 4규도 막히는거 딱히 없었는데 그냥 빅포텐 할까여
-
엄마한텐 비밀로 해야겠다
-
말이 됨? 제 동생 이야기임… 생 42점, 지 11점 받았다는데…. 어지럽네…아무리...
-
큰일이다 2
하고싶은일이 없어 대학은왜갔담
-
독서 문법 해설까지 ㄷ ㄷ 홀수ㅜ기출도 주고 n제도 주고 뭐 다 주네
-
올해 수능 볼 거라 시간이 좀 부족한 상태인데요 물1 김성재 선생님 기타업 들으면...
-
오늘 오전에 보냈는데 안 오네요ㅠㅠㅜ 발송 완료 떴는데 원래 이렇게 오래 걸리나용??
-
스카가서 공부할라고 집 가는 중이였는데요 할아버지가 저보고 수능 공부 하냐는거에요...
-
아니 벌레 너무많다 11
이래서 여름이 싫어
-
다들 뭐해요 8
놀아주세요
-
누가 더 잘함? 1
작수 연계(독서,문학)빨 받고 백분위 87 표점 123 6평 연계0 백분위 87...
-
공부하기싫다 7
ㅠㅠ
-
아이돌은 극한직업이 맞다.
-
1등급의 희망이 (ㅈ~ㄴ)어렴풋하게 보이는거같기도한거같기도하네...
-
텔그 이거맞음? 2
이게 왜 됨? 나 진짜 대학교 갈 수 있는거야?
-
저게시발뭔데 3년차라니
-
어그로 킄킄 다리 떠는거까진 뭐 괜찮다 생각함 다리 안떨면 불안하고 답답하고 다리...
-
슬슬 돌아 올 때 됐잖아 누나...프미나도 돌아오는데
-
나만 안 가고 반수한다고 기웃대는게 불안불안하네요
-
삼일연속치킨먹기 2
어제 저녁은 치킨을 시켜먹었지 오늘 저녁도 남은 치킨을 데워먹었지 하지만 아직도...
선댓후감상
옹
![](https://s3.orbi.kr/data/emoticons/orcon/024.png)
희파추희파님 혹시 비대면 설특강 신청했는데 현장 자료를 pdf라도 받을수 있나요? ㅠㅠ 지방러라 가기 넘 힘들어서요
물론입니다 :)
희파갓
선생님 지금 신청하려고 하는데 대면 마감되었나요??
아닙니당 마감 아니에요 :)
희파희파!!
희파님 작년에 문학개념어책 정말 잘썼습니다!
이번에 개정판 내신다는 글 봤는데 혹시 몇월쯤에 출시할 예정인지 궁금합니다
아마 2월 말이나 3월 초일거 같아요 ..!!
ㅠㅠ 아직 비대면은 강의 배부 안됐나요..?? 저번에 메일주소 보냈는데 아직 안와서 ㅠ
헉 강의 오르비 클래스에 있을거에요 !
없으면 쪽지 주세욥
쪽지 보내드렸습니다!(쪽지는 사진이 안보내지네요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