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수능전국수석♡ [434155] · MS 2012 · 쪽지

2013-01-26 16:36:51
조회수 3,305

올해 25살 남자입니다. 조언좀 부탁드립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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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25살입니다.

제가 고3 신분일때는 08수능이었지요. 등급제 수능이로 악명이 높던 수능이었었는데

언어랑 탐구 2과목이 1점 때문에 등급 밀리고 수,외도 평소 점수보다 폭락해서 아무런

고민도 없이 원서도 안써보고 재수를 했습니다.

1월부터 5월까지 집독학재수를 하다가 잠깐 인강을 들으려고 컴퓨터를 틀면

1시간짜리 인강을 듣는데 중간에 딴짓을해서 거의 3~4시간이 걸렸습니다

'이대로가면 안되겠다, 내 인생 망하겠다' 싶어서 재수종합반을 알아보다가

(이거 어디가 좋은지 알아본다고 또 몇일 쌩으로 날리고)

중간에 재종반 편입은 이도저도 아닌거같아서 독서실 독재를 시작했습니다

무조건 핸드폰 알람을 맞춰놓고 8시30분에 기상해서 밥먹고 씻고 옷갈아입고

독서실까지 운동삼아 좀 빠른걸음으로 가면 10시 5~10분전이었습니다.

그럼 앉아서 미니게임천국이란 핸드폰게임을 1~2판 하며 땀을 식히고

10시에 공부를 시작해서 12시까지 하고 자리에서 일어나서 단골 분식집가서

매일 먹는 돌솥비빔밥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밥먹었으니 소화도 시킬겸

분식집 옆건물에 있는 pc방가서 길드원들과 스타를 1시간반정도하고

오후 2시에 다시 독서실로 돌아와 또 2시간정도 공부를 합니다

그러면 4시가되고 4시에 수학인강과 영어인강을 1개씩 봅니다

1.2배속으로 보고 독서실컴이라 딴짓도 안하니 5시40분쯤되면 인강을 다 보게됩니다

그러면 '오늘 하루도 열심히 했다' 는 혼자만의 보람찬 마음으로 짐을 챙겨서

독서실을 나와 역시 운동할겸 빠른걸음으로 집으로 향합니다

집에와서 씻고 집에서 입는 츄리닝으로 갈아입고 쇼파에 앉으면 6시입니다

와서 30분정도 EBS 언어지문들을 풀다가 저녁을 먹고 '저녁먹었으니 좀 쉴까' 하는 마음에

잠깐 컴퓨터를 키다가 정신차려보면 어느덧 밤 11시를 향하고 있는 시계.... 다시 방에가서

수학문제를 잠깐 풀다가 DMB로 심야예능하는거보면서 깔깔대다가 졸리면 자고...

이런 패턴을 10월 중순까지 반복했습니다

10월 중순부터는 D-2X까지 다가온 수능에 대한 압박감에 PC방을 끊고 예능도 끊으니

절대 공부시간은 늘어났습니다만... 이미 D-2X 남았을떄라 대세에 지장은 없었죠

결국 09 수능을 치러갔습니다

언어 3등급 , 수리 3등급 , 외국어 2등급 , 사회탐구 1등급/3등급/3등급

332/133 이 나옵니다... 그래도 아주 망하지는 않았다는 마음에 부지런히 메이저학원

배치표도 구입하고 진학사에서 유료결재도 해서 부지런히 전략을 짰습니다

건동홍 라인에서 한곳을 많이 상향해서 쓰고 , 국숭세 라인에서 2곳을 썼습니다

결과는 건동홍 라인은 폭풍탈락하고 국숭세 라인 2곳은 둘다 5차추합까지 돌았는데

각각 예비 1번,2번이었습니다 (7차추합까지밖에 없고 보통 4차추합이후로는 추합이

잘 안도는걸 고려하면 정말 똥줄탔던 순간이었죠)

그러다가 6차추합 발표날이 왔는데 밤 9시가 넘도록 전화가 안오는겁니다 (보통 5차부터는

전화찬스라는 방식으로 합격사실을 통보합니다)

ㅅㅂ 오늘도 전화는 없구나... 포기하고 물한잔 마시러 방문을 나서는데 전화번호가 울립니다

예비 1번이었던 그 대학에서 합격전화가 온겁니다 ㅠ_ㅠ

등록하실거냐고해서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합격의사를 밝히고 그 다음날 바로 등록금을

납부합니다 (예비 2번이었던 대학은 나중에 붙었나 안붙었나 확인도 안했습니다. 저 대학을

붙었다는 사실에 안도해서)

진지하게 삼수를 고려하던 순간에 단비같은 합격소식은 저를 보통의 예비대학생들처럼

싸이월드 클럽에서 친목질도 하게 만들고 신입생들 예비 모임에 가서 흥청망청 술을 마시게

변하게 하였습니다

그러다가 한 4월쯤됬나 오랜만에 오르비에 갔다가 그전에 재수생동에서 자주본 분 글을

읽었는데 서강대에 갔는데 독수리잠바를 입고싶다고 반수를 한다는 글이었습니다

저도 물론 반수란 제도를 어렴풋이는 알고 있었지만, 자세히는 몰랐길래 반수동에 가서

글 몇백개를 눈팅하고 이래저래 웹서핑을 통해 정보도 알아서 반수에 관련해서는 정보 마스터

가 되었습니다. 결국 저는 반수하기로 마음을 굳히고 학과공부는 포기하고 수능 공부를 시작...

하려고했으나 반수 결심을 하고 책을 사러갔던 노량진에서 한 여자를 만나게 됩니다

저보다 한살 아래였고 서점에서 만났었는데 갑자기 저한테 말을 겁니다

혹시 재수생이시냐고 그래서 '나이상으론 3수하고 대학을 다니면서 볼거다' 했더니

자기는 재수생인데 작년에 수능 망치고 놀기만하다가 지금 정신차리고 재수하려고하는데

무슨 문제집이 좋냐, 무슨 인강강사가 좋냐... 자기 친구들은 다 재수안하고 전문대나 지방

대로가서 물어볼 사람이 없다 는 겁니다 그래서 친절하게 근처 커피집에 가서 한잔 마시면서

2시간가량 정보를 다 알려주고 전화번호를 교환하게 됩니다 (이떄가 5월입니다)

저의 대학교 1학년 1학기는 결국 학점 2.01로 마감하게 됩니다 (겨우 2점대는 사수함-_-;;)

노량진에서 만나는 재수생 여자와는 친목을 도모하는 사이로 발전했고 1주일에 2번정도 만나서

한번은 커피마시다가 노래방가고 한번은 커피마시다가 영화보러가고 즐겁게 놀았습니다

음 이런말하면 뭔가 거센 반발이 예상되지만 여자가 박보영 꽤 닮았었습니다

그러다가 7월이 되고 저는 자격증 준비를 한다는 핑계로 2학기 휴학을 하고 다시 집독재를

시작했습니다... 재수때보다 공부시간이 딱히 늘은 것도 아니고

'어차피 난 걸쳐놓은 대학이 있으니 마음 편하게 보자. 어차피 3번쨰 수능인데 공부량이 뭐가
중요해. 내 실력은 원래 서성한 급인데 그간 너무 떨어서 못봤을 뿐이다. 이번엔 걸쳐놓은 대학
도 있고 마음편하게 보면 내 실력 나와서 서성한에 간다' 이런 마인드로 안일한 공부를 했습니다

그래도 아예 안한건 아니고 수학 인강 30강이 넘는걸 2개 들었고 언어 모의고사도 한 20회정도
풀었고 외국어도 EBS수특하고 고득점100젠가 200젠가 그걸 3번정도 돌렸습니다. 사탐은 누드
교과서만 보다가 오르비에서 숨마쿰라우데가 좋다길래 그거만 돌렸습니다

개인적으로 약했던 영어문법을 천일문 교재를 구입해 독학하기도 했고 평가원 언어를 제대로
분석하면 좋다고해서 (사실 재수떄도 알고있었는데 실천은 안함) 스프링노트를 사서 열심히
분석을 시작했지만 그 과정이 너무 지겨워서 며칠만에 GG .(사실 이런 나태함떄문에 망한거겠
죠)

그리고 노량진녀와는 여전히 친목도모를 잘 하고 있었습니다. 저나 그 여자애가 공부가 잘안된
다, 노래방가거나 영화를 보자 고 문자를 오면 항상 서로 콜 해서 갔습니다

아 그리고 저 여자애 착해서 돈도 더치페이 했었습니다. 같이 n수생 신분인데 오빠만 돈내는게
어딨냐고해서...

가뜩이나 6월말에 늦게 시작한 반수 공부가 안일한 마임가짐으로 공부하고, 여자랑 친목도모도
자주하게 되니까 잘 될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10월초에 문자를 보냈습니다

'○○야 너나 나나 N수생인데 이렇게 영화보고 놀러만 다니다가는 같이 이번 수능을 망칠거같
아. 이제 수능전까지는 그만만나고 서로 수능 대박나서 대학생 신분으로 다시 만나자'

뭐 대충 이런 문자를 보내고 공부에 집중했습니다만 재수때처럼 너무 늦게 공부 의욕에 불이 붙
었던 거지요... 결국 세번째 수능인 09 수능이 다가왔습니다

결과는 언어 4등급,수리 3등급,외국어 2등급,사회탐구 1등급/1등급/2등급

432/112... 사탐만 올랐지 재수떄보다 못한 성적표를 받아들었습니다

언어는 시간배분을 잘못해 아예 2지문을 읽어보지도 못하고 찍은게 컸습니다

정말 PC방에서 수험표 뒷장에 적어온 답을 적어서 메가스터디에 채점했을때

머리가 멍해졌습니다 '나란 놈은 결국 이거밖에 안되는구나' 결국 자포자기해서

메가스터디 사이트끄고 혼자서 새벽까지 피파온라인을 하다가 집에왔습니다

그러다가 또 원서영역 시즌이 밝았습니다

원래 재수떄보다 떨어져서 원서 쓸 마음도 없었는데

'그냥 대학에 돈 기부하는 심정으로 질러보자' 는 마인드로

가,나,다군에 건동홍 라인 대학을 하나씩 쓰고 외국어 2등급에 사탐 1등급 2개라

최저는 맞췄으므로 중경외시라인에도 수시를 지원했습니다

결과는 정시 가나다군 전패. 경희대 행정(과가 잘 기억안남 행정맞던가) , 외대 국제통상

수시탈락... 결국 그냥 다니던 학교나 잘 다니자는 심정으로 복학을 했습니다

저와 친목도모를 하던 여자애는 재수 끝에 수도권의 한 전문대에 갔다고 하더군요...

음 저도 수능 망하고 그 여자애도 수능 망해서 결국 양쪽의 연락은 끊어지게됩니다

다니던 학교에 복학했는데 동기들도 제가 반수한거 대충 눈치로 아니까 결국 자의적으로

아싸의 길을 택해서 2번쨰 학기를 다니게 됩니다. 중간고사는 나름 열심히 준비했는데

중간고사 끝나고 이것도 수능 중독인지 '정말 여자고 컴퓨터고 다 끊고 마지막으로 수능을

한번만 더보자. 군대가기전 최후의 기회다' 비장한 마음을 먹고 다시 학과공부는 등한시하고

수능을 준비하게 됩니다. 이번에도 역시 2학기 휴학을 했습니다.

2번쨰 학기 학점은 2.7이 나오게 됩니다 (그래도 중간고사 잘본게 크더군요)

이번에는 5월초부터 반수준비를 했습니다. 근데 6월모의는 이미 늦어버려서 못보게 됬습니다

하지만 그간 3번 수능을보면서 노량진 인쇄집을 많이 알아놔서 그냥 6월 모의 끝나자마자 인쇄

집에 물량이 풀리니 다음날 집에서 시간재고 봐야겠다... 라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6월 모의고사는 333/333 (3의압박;;;)

아참 사반수도 집에서 독학으로 했습니다. 대신 컴퓨터의 유혹을 이기기위해 컴퓨터는

게임을 할떄 하더라도 인강+게임을 합쳐 오후 5시~8시에만 하자... 는 혼자만의 룰을

만들어놓고 3시간씩 했습니다만 실질적으로 1시간짜리 인강을 2개 듣고 딴짓(게임)은 1시간

정도밖에 안했으므로 4반수때는 게임떄문에 날린 시간은 별로 적었습니다

7,8월은 여름에 배탈 안나려고 먹는거까지 주의하며 신경쓴결과 9월 모의에서 121/111 이

나오게 됩니다. 그리고 그 성적이면 서성한라인에서 상경계열은 뺴고 다 합격이 가능한 점수

였습니다. '남은 2달만 더 열심히해서 연고대에 가자' 9월 성적표를 하루에 몇번씩 혼자 보면서

각오를 되새겼습니다. 9월 이후부터는 외국어는 항상 원점수 95점이 넘었고 사탐도 3과목이

꾸준히 1등급이 떠서 언어와 수리에 집중 투자를 하게 됩니다

이번에는 나름 열심히 공부했다고 자부하면서 4번쨰 수능인 11수능을 치러 갔습니다

하지만... 하지만... 2달동안 외국어를 소홀히 한 탓도 있고 10수능부터인가 외국어 난이도가

갑작스레 어려워지면서 저는 점심먹고 푼 외국어시간에 머리가 백지상태가 되었습니다

주어 찾고 동사 찾고 슬러쉬 이용해서 문장 끊고 해석을 하는데 단어도 어렵고 문장구조도

꼬아놔서 해석이 안됬습니다. 초조하게 시계보고 문제지 보면서 열심히 해석 했지만 결국

야속하게 외국어시간은 흘러갔습니다

11수능의 결과는 언어1등급,수리 2등급,외국어 3등급,사탐 2등급/2등급/3등급

123/223 이 나왔습니다. 외국어는 말이 3등급이지 딱 3등급 커트라인에 걸친 3등급이라

실질적으로 4등급이나 다름 없었고 사탐도 계속 1등급뜨다가 9월 이후로 소홀한 탓인지

2,2,3으로 떨어졌더군요... 이번에도 정말 무기력함을 느꼈지만 마지막 수능이라고 생각하고

봤었기 때문에 열심히 원서영역 전략을 짜서 중경외시 라인에 3곳 원서를 넣고

(4수 신분이라 건동홍에는 원서를 안넣었었습니다) 어쩃든 최저는 맞췄으므로

서강대 국제문화1 , 한양대 경영 , 경희대 경영에 수시도 썼습니다

결과는 수시 다 떨어지고 가군인가 나군에 썼던 경희대 영문 예비 3명을 남겨두고

결국 떨어졌습니다 (남은 2곳도 물론 떨어졌구요)

저는 더 열심히 공부하지 못하고 저 자신하나 컨트롤하지못한 저를 자책하면서

결국 2011년 겨울에 군대에 가서 2012년 겨울에 전역을하고

1달반정도 토익학원을 다니고 2월에 있을 토익에 응시할 예정입니다

(모의토익은 2번봤었는데 각각 770점대와 810점대가 나왔습니다. 학원에 상담을 해보니

실제 토익해서 지금처럼만 봐준다면 700후반정도 나올꺼라고 하더군요)

결국 25살의 저는 '국숭세 라인을 2학기 다닌 학점평균 2점짜리 군필 남자' 라는 스펙밖에

없습니다. 지금은 토익(영어) 공부에만 집중하고 있는데 이번 2014 수능을 보고 싶습니다



이게 수능 중독일까요?


갈거란 보장도 없지만 올해 수능을봐서 서울대던 연세대던 고려대던 진학을 한다해도

30살에 졸업입니다. 아무리 SKY 학벌이라해도 30살 학사(석사나 박사도 아니고) 졸업생을

받아줄 기업이 있을까요? 아 물론 30살에 SKY 졸업해도 금융권 가고 공대생들의 로망이라고

하는 기름집도 많이가는거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 사람들은 수능에만 매달리다가 늙으막

에(?) 겨우 대학에 가서 겨우겨우 학점관리해서 졸업한 사람들이 아니고 뭐 어학연수를 1년

정도 다녀오고 CPA도 1차까지만 붙었지만 2년정도 준비하고 뭐 그러다보니까 늦은 사람들이

다보니까 잡스펙이 많을거라 생각합니다


과연 26살에 신입생이 되서 학점관리랑 영어공부만해서 스트레이트로 졸업한 제가 저런 사람들

보다 스펙에서 비교우위가 있을 수 있을까요?


수능을 보겠다는 마음이 굳어지면 다음주 월요일부터 당장 수능 교재 구입해서 시작할 예정입
니다. 너무 생각이 많아서 혼란스럽네요. 댓글로 조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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