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하겠습니다 [414335] · MS 2012 · 쪽지

2012-12-07 23:36:09
조회수 2,400

이게 삶입니까? 수능하나로 삶이 썩어 문드러 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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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살기 싫습니다
나름 1,2학년때 서울대를 바라보고 공부를 했던 학생입니다.
하지만 2학년 겨울방학을 나태하게 보내어 3학년부터 성적이 차츰 떨어지기 시작하면 거의 전과목 1등급이었던 성적이 2등급이 2~3개씩 나오고 때에 따라 3등급도 가끔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수능은 정말 말아먹었습니다.
평소 왠만하면 1등급이 나오던 언외화 가 322가 나오고 나머지 과목도 전부 2등급을 받았습니다.

다행히 논술 최저는 맞췄지만 3연패... 집안분위기는 엉망이되고 사춘기의 동생의 신경은 점점 날카로워 지고 있는 상태입니다.
어머니는 밤마다 저에게 오셔서 '이때까지 널 믿은게 잘못이다', '이 성적받고 수시도 떨어졌으면서 어떻게 그렇게 의연하냐', '나에게 미안하지도 않냐', '내가 보기엔 넌 가진것에 만족하는것 같은데 그런 마인드로는 재수같은거 할 필요없다' 이러시고 그럼 저는 또 신경질이 나고
동생은 사사건건 자기 맘에 조금 이라도 맘에 안들면 신경질 내고 소리치고... 어머니는 그에 맞서 동생에게 한마디 하시면 동생은 또 소리지르고 새벽까지 둘이서 말로 싸웁니다. 그럼 보다못해 아버지가 나오셔서 한마디하면 또 어머니랑 아버지 서로 말이 안맞아 둘이 싸우십니다.

물론 제가 적게 가져도 만족하는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저도 제 나름의 목표가 있고 야망이 있습니다.
어머니는 항상 저에게 '너는 이쯤하면 됬다고 생각하지만 내가 보기엔 아냐'라고 하시지만 전 이쯤하면 됬다고 생각할때는 거의 없었습니다. 항상 고심하고 연구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어머니는 저에게 늘 '넌 무슨 그런 쓸 데 없는 생각을 하냐.수험생은 걸어다니면서도 공부 생각만 해야하는거 아니냐'하십니다.
전 솔직히 못하겠습니다. 공부할땐 하겠지만 걸어다니면서 눈과 귀,코,피부에 들어오는 수많은 자극들은 저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하고 전 항상 이런것들을 말로 표현합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그럴때마다 신경질을 내고 화를 내십니다.
솔직히 그냥 하고 싶은 말을 하는것도 있지만 전 어머니와 더 친해지고 싶습니다. 그래서 항상 공부얘기 말고 화재를 돌리지만 어머니는 저의 이런 맘을 몰라주십니다.

지금도 밖에는 어머니,아버지,동생이 대치상태에 있습니다. 모두 저때문이고 제 잘못이 큽니다.
더이상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제가 슬픈모습을 보이긴 싫습니다. 제 좌절과 낙담을 다른 사람들이 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이런 제게 어머니는 '넌 만족하는것 같구나. 낙담하거나 좌절감 느끼지 않니? 나같으면 울겠다. 너와 나의 눈높이는 다른것 같구나'하십니다.

어떻하면 좋을까요.
삶이 삶같지 않습니다.
친척들이 실망하는 모습, 가족들이 저때문에 화내는 모습,주위의 시선들. 견디기 힘듭니다.
아직 하고 싶은건 많은데 자살하는 사람들의 심정이 이해되기 시작합니다.
죽긴 싫고 지금 이 현실은 죽는것보다 더 싫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어떻게하면 이 힘든 상황을 이겨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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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evengee · 377856 · 12/12/07 23:37

    4번째 수능 본 저는 그 심정 이해되지만 이정도 경지에 이르러야 징징거릴수있지 않을까요?
    누구나 잘하다가도 실패합니다. 역경을 극복하셨으면 좋겠네요...힘내세요

  • xzv12r12r · 414812 · 12/12/07 23:39 · MS 2012

    힘내세요........................
    제가보기엔어미님이너무심하시네요........

  • 카카하 · 413350 · 12/12/07 23:40 · MS 2012

    저와 비슷한 상황이셨군요. 지나친 어머니의 기대와 불안한 가정환경..

    하지만 저도 주위의 실망을 딛고 재수를 성공(?)했지요.

    제 생각엔 어머니가 너무 극성이시네요 ㅎㅎ 하지만 다 님을 사랑하셔서 그러는거 아시죠?

    여행이라도 갔다오시면서 마음 정리하세요. 그리고 모든 욕심을 버리시고 1년 더 수험 생활 하시기 바랍니다. 힘내세요 당분간은 푹 쉬세용

  • 데스페라도 · 278115 · 12/12/07 23:41 · MS 2009

    부담감 공감합니다 저도 아직 완전하게 떨쳐낸건 아니지만, 주위의 시선보다는 내가 나를 바라보는것에 집중하는것이 최선이고 최고의 방법인 것 같네요
    이것도 이겨낼만하니까 주어진 시련이겠거니 하세요 내용보니까 현역인거같네요 여기있는 사람들 사연없고 힘든일 없는사람 하나 없을것입니다. 혼자만 구렁텅이에 있는거 아녜요.

  • 빙곱이고아아 · 388510 · 12/12/07 23:47 · MS 2011

    자신의 의견을 어머니께 분명하게 피력하세요... 화내시진 말구요.. 논리적으로..
    전 이런 상황인데.. 이런 감정을 가지고 있고.. 어떻게 개선해나가고 싶다.. 나도 나름의 생각이 있으니 존중해 달라는 식으루요..

    그리고 그런 것들을 실천해나가는 모습들을 보여주며 신뢰를 쌓으시길 바랍니다.. 이걸 해결책 같은 것이구요.. 어머님이 조금 기대를 많이 하시는 건 사실이네요
    하지만 힘내세요 ㅎㅎ 힘든 시기는 누구나 다 찾아옵니다... 나중에 돌이켜보면 고된 시기가 너무나도 고마울 정도로 느껴지실 거에요 화이팅 !

  • prorsum · 283125 · 12/12/08 00:46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엄마나대학생이야 · 417283 · 12/12/08 00:51 · MS 2012

    저희 어머니도 독불장군이신데 ... 정말 답이 안나오면 어느정도 대화 포기하는게 본인 심신에 훨씬 좋으거같네요 ㅠㅠㅠㅠ

  • ConfidenceDriver · 252121 · 12/12/08 01:08

    저도 만족할만한 수준까지 삼년이란 시간을 고행했습니다 힘내세요

  • 설대!!!!!!!!!!!1 · 429022 · 12/12/08 01:14 · MS 2012

    공감돼요.. 옆에가서 어깨 토닥토닥 해주고 싶네요 달고 따뜻한거 드시고 좋아하는 노래 하나 들으면서 오늘은 편히 쉬시고 힘내세요 결국 잘될거예요..!!

  • 그린늘보 · 392644 · 12/12/08 10:34 · MS 2011

    지금의 시련이 앞으로 니가 살아가는데
    크나큰 도움이 될것이다.
    부모님은 널 믿고 사랑하신다.
    그나이면 부모님 속을 이해해야 한다.
    수능과 대학이 인생에서 비중이 어떻다고 생각하니?
    인생은 길고 1년은 결코 길지 않다.
    다시 한번 도전하도록 마음 다지고
    부모님께 머리숙이고 상담해.
    2학년때 망쳤으면 너도 책임이 있고
    그게 오히려 지금은 기회가 된다.
    열심히 하면 된다는 소리다.

  • 우룰루우룰 · 402818 · 12/12/08 11:30 · MS 2012

    말을하셈 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