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마무리의 중요성2 (숭실대->서울대)
여러분의 성원 덕분에 제 글이 추천글이 되었네요.. 감사합니다. 음 근데 어제 쓴걸 보니 자세한 설명이 조금은 부족한 듯 해서 이번에 미약하게나마 추가해봤습니다. 이번 글은 작년에 반수하면서 느낀, 마지막 정리와 실전 연습을 조금 더 자세하게 써본, 그리고 조금 때 늦은 합격수기에요. 많은 분들이 이걸 보고 절망감에서 조금은 벗어나길 바랍니다.
우선 저도 국어를 원래부터 1등급이 나오던게 아니었습니다. 실력이 나쁜건 아니었는데 항상 시험만 보면 성적이 고무줄이었거든요. 10월 더프는 3등급 뜨다가도 10월 학평은 다 맞기도 하고, 종잡을 수가 없었죠. 다른 과목은 괜찮아도 국어가 항상 문제였죠. 현역 수능 때도 대책없이 공부하다가 국어부터 무너졌고 결국 숭실대에 진학했거든요. 이대로 가다간 작년과 다를 바 없을 거 같아 두려웠고, 그래서 이걸 해결할 방법을 강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떠오른게 있었습니다. “실전 연습이 미흡한게 아닐까?” “너무 욕심을 부리는게 아닐까?” “효율이 부족한게 아닐까?”
우선 이 긴 글을 읽기 전에 한 번은 여러분의 현재 상황을 직시하시길 바랍니다. 상당히 많은 학생들이 자기는 수능 때 되면 본게임이니까 긴장안하고 이상적인 스케쥴대로 풀 수 있을거라는 가능성을 버리지 않던데, 실제 수능 치뤄보면 그런 말 안나올 겁니다. 남은 30일은 이상보다는 현실을 생각하고 움직이길 바랍니다.
첫 번째로 실전 연습을 생각해봤습니다. 되돌아보니 그저 80분재고 대충 모의고사 푸는, 남들이랑 크게 다르지는 않았죠. 하지만 수능 때도 과연 이렇게 하면 성적도 예전이랑 다를 바가 없을거같아 새로운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실제 수능 시험장 처럼 세팅을 하고 시험을 준비했죠. 책상 모서리에 시계를 테이프로 고정해놓고, 모든 국어 모의고사를 볼 때마다 시계를 8:40으로 맞춰놓고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국어 시간표를 짰습니다. 예를 들어, 늦어도 9:02~03까지는 화작문을 끝내겠다, 또는 9:23~25까지는 문학을 끝내겠다. 라고요. 매번 시간을 칼같이 맞추기는 어려워 오차범위를 정해놓고 그 안에 움직이려고 연습했습니다. 시간을 끄는 문제라면 가차없이 넘겼고, 손가락걸기는 가급적 지양했습니다. 그리고 시험이 끝나면 항상 실전 연습에서 규칙이 이행되었는지 꼼꼼히 체크했습니다.
이렇게 시도하고 나니 확실히 느낀 점이라면, 규칙에 몸을 던져놓으니 긴장감이 확실히 줄었던 것입니다. 흔히 말하는 “문제 푸는 기계”가 정확한 표현이겠네요. 긴장감이 줄어드니 문제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게 되었고, 덕분에 원래 실력보다 못보는 일이 상당히 줄었습니다.
위에 서술된 저의 방식은 저한테 맞는 방식이니, 여러분은 저렇게도 연습할 수 있구나를 참고하시고 여러분에게 맞는 연습을 하시면 됩니다. 다만 실전과 아주 유사하게 연습할 수록 실전에서의 긴장감은 줄어들겁니다.
여담인데 제가 수족냉증이 있어서 신발을 오래 신으면 땀이 많이 납니다. 수능 날이면 바닥이 차가워양말이 젖어 추워질게 뻔했기 때문에, 수능 날처럼 연습하려고 매번 연습때마다 슬리퍼 신고 발 밑에 핫팩을 붙여봤습니다. 효과 괜찮았습니다. 발에 땀이 많은 분들은 시도해보세요.
두 번째로는 규칙 세우기 입니다. 규칙이라 하면, 시험 때 어떤 순서로 어떻게 시간을 안배하며, 문제 풀때에도 어떤 순서로 문제를 풀지 등이 예시가 되겠습니다. 국어를 예로 들면, 화작-문법-문학-독서 이 순서대로, 화작은 12-13분, 문법은 7-7:30안에, 문학은 21-23분, 독서는 나머지 시간을 전부 투자했죠. 그리고 문제 푸는 순서도, (가) (나) 지문 두개 또는 세개가 나오면항상 (가)먼저 읽고 풀 수 있는 것들 싹 지웁니다. 이후 (나)를 읽고 나머지를 풀었죠.
문학은 <보기> 먼저 읽고 푸는게 국룰이니, 문법 독서를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항상 저는 지문형 문법을 가장 나중에 풀었습니다. 먼저 풀어보니까 항상 시간이 예상보다 초과하는 일이 생기더라고요. 나머지 3문제는 문제 푸는 속도가 크게 다르지 않아 번호 순서대로 풀었습니다. 그리고 독서는, 우선 어휘문제를 풀고 지문을 읽은 후 지문을 읽고, 최대한 정보 처리량이 적은 문제들 부터 손봤습니다. 글의 흐름-> 내용일치 -> 가,나 이해 -> 보기 뭐 이런 순서죠. 자세한 순서는 기억이 잘 나지 않으나, 순서 세우는 기준은 항상 ‘효율’ 이었습니다. 효율이 높은 문제들 위주로 풀려고 했죠. 쉬운 문제들 부터 풀었다고 하면 조금 직관적이네요.
효율을 기준으로 순서를 세우니, 시간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문제 풀이를 조정할 수 있었습니다. 시간이 남는다면 당연히 가 푸는게 맞지만, 시간이 부족할 때 문제를 버리자는 제 기준이 상당히 막연했거든요. 시간이 부족할 때 효율이 떨어지는 문제를 버리고 그것이 높은 문제들을 취하면 최대치의 점수는 못 얻더라도 ‘적정치’의 점수는 가져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욕심을 버렸습니다. 이건 사실 첫번째에 배치해야 되는데 글을 두서 없이 쓰다보니 마지막에 쓰게 되었네요. 사실 사람이 욕심이 없으면 성취를 하지도 못합니다. 그래서욕심을 버렸다는게 무슨 소린가 싶을겁니다. 제가 말하는 욕심이란 “과욕”입니다. 본인의 실력과 상황보다 터무니 없는 목표는 오히려 여러분을 옥죕니다. 본래 실력이 출중해도 목표가 너무 과하면, 문제 풀 때 아주 잠깐의 딜레이에도 멘탈이 와르르 무너져 내립니다.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항상 국어는 다 풀고 다 맞으려고 했는데, 이 보잘것 없는 당위명제때문에 시험 때마다 혼란스러웠습니다. ‘아 이거 못풀면 어떡하지?’ ‘이거 버리면 이문제 보느라 쓴 시간이 너무 아까운데’ 하며 미련스러운 모습이 이어졌죠. 하지만 이는 저 자신을 돌아보지 않은 탓이기도 했습니다. 실력은 다 맞기는 커녕 1등급 나올지도 애매한 상황인데 욕심이 과했던거죠. 그러다 어느날, 우연인지 몰라도 학원 화장실에서 무슨 글귀 하나를 보고 마음을 바꿔먹기로 했습니다. 욕심을 버리자. 과욕과 미련을 버리고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자.” 오히려 이것이 저에겐 큰 전환점이었습니다. 시험 때 덜덜 떨던 손도 차분해졌고, 할당량만 채우면 된다는 생각 덕분에 이전보다 마음도 편해졌습니다. 여러분도 과욕을 버리시면 상당히 마음이 편해지실 겁니다.
결국 위에 세가지 덕분에 수능 때 긴장 하나도 없이 국어부터 잘 봤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오르비에 존재하는 국어황들에 비해 보잘것 없는 1등급(20수능 원점수 93)이지만, 현역 수능때 3등급 나온 것에 비하면 상당한 진보였거든요. 그리고 처음으로평가원 시험에서 1등급이 나왔기에 저에겐 의미가 남달랐어요. 덕분에 넘사벽이라고 생각해 꿈에도 없던 서울대에도 붙었네요.
남은 기간 제가 쓴 것들을 참고해서, 여러분의 방법대로 목표를이루길 기원합니다. 그리고 궁금하신 점, 또는 혹시 이런건 어떻게 하셨는지 써주실 수 있나요? 하시는 점 있다면 확인 후 말씀드릴게요.
다 읽기 싫은 사람을 위한 세 줄 요약
1. 수능과 흡사한 환경에서 반복 노가다
2. 효율성을 기준으로 규칙 세우기
3. 과욕은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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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
어 이거 이모티콘이 안되네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글 감사해요ㅎ
크게 와닿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
좋은 글 감사합니다. 도움 많이 됐어요!
감사해요! 도움 됐다니 다행입니다
감사합니다. 꼭 명심하겠습니다!
참고해서 공부에 도움되길 바래요 :]
고민이 진짜 똑같아서 너무 도움됐네요...내일부터 바로 반영 해보겠습니다ㅠㅠ
감사합니다. 한번 고민해볼께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20여일 남은 현 시점
항상 국어풀 때 비문학 한 지문을 통채로
날립니다.
냉정하게 제 독해 실력으로는
수능 날에도 비문학 세 지문은 모두 푸는 것은
어려울 것 같아
요즘은 차라리
41문제를 다 차분하게 맞는 데에
방점을 두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찍은 4문제 중 하나 맞고
41문제를 만약 다 맞는다면
93까지는 노릴 수 있다는 나름 현실적 전략입니다.
목표가 2등급인데 너무 리스크가 클까요?
2등급이 목표라면 괜찮은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다른 문제를 다 맞출 수 있는지, 그리고 버릴 지문을 선정하는 본인의 기준이 있는지 확인 먼저 하신 후에 결정하시면 될 듯 합니다. 아마 하루면 정하실 수 있을겁니다
넵! 재수는 아니구 반수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