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공부★더쿠 [315290] · MS 2009 · 쪽지

2012-10-23 00:4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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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학교 수학교육과 면접보고 온 썰.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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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 얘기 안하고 딱 면접실 안에서 있었던 일 위주로 적겠습니다. 

[입실] 
들어가니까 담당 여교수님 한 분이랑 입학사정관님 한 분 계셨습니다.
간지나고 우렁차게 'XX고등학교에서 온 XXX입니다. 반갑습니다!" 인사 날렸습니다.
그 분들 인상 진짜 좋고 계속 웃으셔서 솔직히 표정을 읽을 수가 없었음 완전 고단수 ㅠㅠ
저도 이에 굴하지 않고 히히거리며 앉았음. 먼 길 오느라 수고 많았다는 입사관님의 훈훈한 말씀이 이어졌습니다.

[면접시작]
여기서 처음에 개당황했는데, 제가 학업우수자 전형으로 넣어서 인성평가 위주라고 들었습니다.
8시 30분에 대기실에 입실이었고 제가 12시 쯤에 면접을 봤는데, 그 때까지 자소서만 10번 넘게 읽고,
그 배경 뒷 이야기까지 다 메모해가면서 머릿 속으로 시뮬레이션했습니다. 또, 생기부 독서활동 물어볼까봐
예스24에서 줄거리 복붙해가지고 좔좔 읽어서 머릿 속에 저장해놓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교수님이 '저기 뒤에 문제 보이시죠?'
......뒤를 돌아보니 수학 3문제가 떡하니 적혀있었는데 그 때 진짜 개당황했습니다. 

1번 문제
3+x=11 
(사실 정확히는 x가 아니라 네모였는데 걍 x라 하겠습니다.)
교수:x는 뭐죠?
나:8입니다.
교수:왜 8인가요?
나: (처음의 개당황때문에 잠시 멈칫함) 양변에 3의 역원인 -3을 더했습니다.
교수:왜 3의 역원을 더했나요?
나:(부드러운 말투로 계속 공격 들어와서 무서웠음 ㅠㅠ) 3의 역원을 더하면 0+x가 되고, 0은 항등원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내가 구하고자 하는 수인 x가 나옵니다.

2번 문제
d{P(t)}/dt = P(t)

교수: P(t) 가 어떤 함수인지 설명해주세요
나: 양변을 P(t) 로 나누고, 적분을 하면 P(t) 를 구할 수 있구요, P(t)의 예로는 e^x이 있습니다.
교수:네. 적분을 통해서 P(t)를 추론했는데요, 그럼 만약 적분을 배우지 않았다면 어떻게 구해야 할까요?
나:(헐.....)음....일단 미분이라는게 접선의 기울기를 의미하기 때문에 이를 가지고 접근해볼 수 있구요,
    다항함수인지 초월함수인지 모르기 때문에 일단 n차 다항식을 가지고 와서 대입해보면서
    점점 함수의 범위를 좁혀나가면서 구해볼 수 있습니다.
교수:어떤 함수인지도 모르는데 그래프를 그려서 접근할 수 있을까요?
나:예, 어떤 함수인지 모르기 때문에 그래프를 그려서 점점 구하고자 하는 범위를 좁혀나가는 겁니다.
    어떤 한 점에서 접선을 긋고, 그 접선에서 x의 변화량이 1일 때 y의 변화량과 함숫값의 크기를 비교해서
    알아보면 됩니다.

3번 문제
서로 역함수 관계인 일대일 함수 f,g를 서로 합성하면 항등함수가 됩니다.
그렇다면 어떤 함수를 합성했을 때 항등함수가 나왔다면 그 둘은 서로 역함수일까요?

전 이 문제 그 때 못 풀었습니다. 지금도 생각하기 싫어서 못 풀었음 ㅠㅠ

나:잠시 생각해보겠습니다.
.....몇 초간의 정적
나:혹시 힌트 얻을 수 있을까요?
교수:음....그러니까 처음 말한 명제의 역을 증명하라는 거잖아요?
       서로 필요충분관계라는 아주 강력한 관계를 말하는 건데, 그걸 증명해보세요
나:(헐 저딴 걸 힌트라고....)네 다시 생각해보겠습니다.
......또 정적흐르고 못 품
나: 귀류법으로 접근하려다가 사고가 막힌 것 같습니다.
교수:왜 귀류법을 생각했나요?
나:일단 맞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반대되는 명제를 증명해보려고 했습니다.


그 다음에는 인성 1문항 물어보고 끝났습니다. 

그리고 면접이 끝났길래 나가라는 소리 듣고 '한 마디만 해도 될까요?" 라고 말했습니다.
그 다음 제가 끝나면 말하려고 했던 간지멘트 한 방 날리고 유유히 퇴장했습니다.

최대한 한 마디도 안 빠트리고 적을려고 했는데 사실 안 맞는 것도 당연히 있을껍니다.
그냥 참고로 심심풀이로 읽어주세요.

여러분들은 저처럼 정반대로 대비해서 당황하지 마시고 면접 잘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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