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기출문제집은 피하세요!
대단한 기출분석법을 말하는데, 정작 그 사람의 기출해설이 엉터리라면 신뢰할 수 없겠죠? 기출분석의 시작은 기출문제를 정확하게 풀고 이해하는 거니까요.
그래서 제가 전기추1, 2에서 가장 신경쓰고 있는 부분이 바로 정확한 해설입니다. 그래야 어떤 패턴에 속하는지 제대로 파악할 수 있고, 유사한 패턴의 문제가 나왔을 때 쉽게 풀 수 있으니까요.
이번 칼럼에서는 쉬운 문제를 정확하게 푸는 사례를 보여드리겠습니다. 2014학년도 수능 A형 16번 문제(분광 분석법 지문)인데, 잘못된 해설이, 왜 틀렸는지 고민해보세요.
[지문]
1859년 ㉠키르히호프는 분광 분석법을 천문학 분야로까지 확장하였다. 그는 불꽃 반응 실험에서 관찰한 나트륨 스펙트럼의 두 개의 인접한 밝은 선과 1810년대 ㉡프라운호퍼가 프리즘을 이용하여 태양빛의 스펙트럼에서 발견한 검은 선들을 비교하는 과정에서, 태양빛의 스펙트럼에 검은 선이 나타나는 원인을 설명할 수 있었다.
[문제]
윗글을 바탕으로 할 때, ㉠의 업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은?
④ 프리즘을 이용하여 태양빛의 스펙트럼을 얻는 방법을 창안하였다.
[잘못된 해설]
④는 틀렸다. 키르히호프가 아니라 프라운호퍼의 업적이기 때문이다.
.
.
.
만약 위 해설이 왜 틀렸는지 모르겠다면, 지금부터 정말 집중해서 읽어주세요. 해설하는 선생님들도 실수하게 만든 문항이니, 정신 똑바로 차리고 봐야 합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제가 문제를 살짝 바꿔보겠습니다.
[문제변형]
윗글을 바탕으로 할 때, ㉡의 업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은?
④ 프리즘을 이용하여 태양빛의 스펙트럼을 얻는 방법을 창안하였다.
어떤가요? 이렇게 변형했을 때, ④는 정답인가요?
[잘못된 해설]대로라면 ④는 위 문항의 정답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지문을 잘 보세요. 프라운호퍼가 프리즘을 이용하여 태양빛의 스펙트럼을 얻는 방법을 '창안'(처음으로 생각해 냄)했다는 표현이 어디에도 없어요. ‘1810년대 프리즘을 이용하여 태양빛의 스펙트럼에서 검은 선들을 발견’한 사람이 프라운호퍼라고 적혀 있을 뿐입니다. 다시말해, ④가 누구의 업적인지는 지문으로부터 알 수 없습니다. 비유하자면, 프라운호퍼의 실험은, 거인(=④의 업적을 세운 사람)의 어깨에 올라서서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본 거죠. (이 비유는 뉴턴이 말해서 유명해졌죠? 태양빛 스펙트럼 실험도 뉴턴이 1666년에 했습니다.)
생각보다 간단하죠?
만약 잘못된 해설로 공부했다면, ④의 출제의도가 행위주체를 ㉠에서 ㉡으로 바꿔치기했다고 잘못 이해하게 될 겁니다.
하지만 정확한 해설로 공부하고 나면, ④는 같은 문항의 선지 ③과 출제의도가 똑같다는 것까지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선지 ③에 대한 해설은 생략합니다. 이거 틀리는 해설서는 없을 거예요.)
그러면 이제 여러분들이 갖고 있는 해설서를 꺼내서 2014학년도 수능 A형 16번 문제해설(분광 분석법 지문)을 찾아보세요. [잘못된 해설]처럼 설명해놨다면, 다른 해설도 의심하면서 읽길 바랍니다. 얼렁뚱땅 해설한 문제가 분명 더 있을 겁니다.
덧: 2012학년도 수능 30번(전기추1, 111강), 2013학년도 수능 23번(전기추2, 1강[무료]) 등에 대한 해설도 얼렁뚱땅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면으로 설명하기에 너무 길기도 하고, 영상으로 다 만들어둔 것을 또 설명하기도 귀찮아서 dDNA에 언급만 해둡니다.
이상 오르비클래스 강사 이해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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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강생이 아니라서...ㅎ)
출판 논의 중입니다. 일단은 갖고 있는 기출문제집 혹은 강의자료실에 있는 PDF를 출력해서 봐도 돼요.
하지만 이런 기출문제집이 뭔지 사기 전까진 알 수가 없군요....ㅠㅠ
제가 가진 책 중에는 없어서, 글을 올리면 제대로 해설한 기출문제집이 댓글이 달리길 기대하고 쓴 건데...
'3문단에서 이미 1810년대 프라운호퍼가 프리즘을 이용하여 태양빛의 스펙트럼을 얻었다고 했으므로 4번은 키르히호프의 업적이 아니다.' 이 해설은 괜찮은건가요..?
제가 써놓은 해설과 비교하여 스스로 충분히 판단할 수 있을 겁니다. :)
개별 기출문항을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나, 문항 숫자, 시험 시간이 달라서 '실모용'으로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물론 실전처럼 풀어보는 과정은 중요하나, 실전 모의고사용으로 쓸 수는 없습니다.
그럼요 :) 다만 94~12까지의 독서는 전기추1에서 다루니, 맛보기 강의라도 한번 살펴보세요 :)
뉴턴은 진짜 엄청난 역대급 천재인 듯...
영원히 기억될 이름이죠 ㅎㅎ
아..제가 산 기출문제집은 “프라운호퍼의 업적이다”라고 하네요.. 오르비에서 인지도 있는건데 실망스럽네요.. ㅠㅠ
대부분 해설서에서 그렇게 해설해요..
근데 이문제에만 그런것이 아니라 딴 문제들도 대충 해설한거 읽고 넘겼을까봐 두렵네요 ㅠㅠ
2013학년도 수능 23번(전기추2, 1강[무료])도 비교해보세요. 사실 어려운 문제를 정확하게 해설하는 게 더 중요한데, 이건 글로 쓰면 아무도 안 볼 것 같아서.. ㅎㅎ
마더텅...
잘못된 해설을 한 특정 기출문제집 이름을 거론할 필요는 없어요. 메시지 등을 통해 들어보니 다 틀리게 해설한 것 같더라고요..
저도 모 기출문제집 풀다가 저 선지 보면서 해설이 본문의 잘못된예시처럼 되어있길래 이상하다 싶었거든요. 그래서 다른 유명 강사분 조교한테 q&a 남기고 했는데 답변이 똑같아서 내가 잘못됐나 하고 넘어갔는데 ㅠ 이 글을 보니까 너무 반갑네요
이런 식으로 자잘하게 잘못된 해설이 시중에 많아서, 제가 전기추1, 2에서 모두 교정해나가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