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 생활 수기) 꿈이 프로게이머였던 연대생 1
나는 ‘너는 커서 뭐 할거니?'라는 선생님의 말에
'저는 리그오브레전드 프로게이머가 될 거에요'라고 당당하게 말했던 중학생이었다.
경상도 촌구석 군 지역에 살았고, 지방 평준화 중학교를 나와 지방 일반고에 진학을 했다.
중학교때부터 롤 프로게이머가 꿈이었기에 특성화고로 진학하려고 했으나,
집에서 절대 안된다고 하며 원서를 써주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지역에 있는 일반고에 가게 되었다.
일반고였지만 야간자율학습이 필수였으며, 우리 집은 특히 엄격해서 집에서 통학하면 밤새 게임을 할까봐 기숙사에 넣기까지 했다.
그 순간부터 이미 프로게이머의 꿈은 실현 불가능해졌다고 보면 된다.
재능은 애매해서 마스터는 커녕 다이아1을 겨우 찍는 실력이었고, 티어를 더 높게 올리려면 많은 연습량이 필수적이었지만 그마저도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며 살면서 처음 진심으로 좋아해서 쫓았던 것을 포기하게 되었다.
사실 알고 있었다. 프로게이머를 할 수 없다는걸
그 정도로 내 재능이 뛰어나지 않다는걸
주변 친구들 중에서나 조금 하는 놈이었지, 대한민국으로 풀을 넓히면 애매한놈일 뿐이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인정하기 싫었다. 스스로가, 몇년 동안 하나에만 몰두해온 내 자신을 잃어버릴 것만 같았다.
그렇지만 적당한 핑계가 생겼고, 어쩔 수 없다고 스스로에게 변명하며 놓아주게 되었다.
그 후 당연히 목표를 잃은 사람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법이다.
야자 시간에 만화책을 들고 가서 몰래 읽었다.
만화책을 뺏기면 잠을 잤다.
더 이상 나는 하고 싶었던 것이 없었고, 공부를 해야할 이유도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회는 정말 우연히 다가왔다.
정확히 말하면 다가온 기회를 잘 잡았다.
평소 공부는 싫어했지만 친구들과 이야기하는걸 좋아했던 나는 국어 시간 토론에 참여하게 되었다.
그 때 상대편에는 전교 2등 정도를 하는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와의 토론에서 이겼다고 생각했지만
승패를 가리는 방식이 불합리해서 패배했다.(이건 4년 뒤인 지금 생각해봐도 너무 불합리하다.)
정규 토론 시간이 끝났지만 그 친구와 계속 토론을 했다.
그때 감정이 상했고 서로 사과를 하지 않는 상태로 의절하게 되었다.
이게 공부를 시작하게 된 기회랑 무슨 상관이 있냐는 질문이 많을 것이지만 조금만 참고 더 읽어주기를 바란다.
시간이 흘러 기말고사 기간이 되었다.
일반고 다니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문제에 오류가 정말 많이 생긴다.
나는 화학 서술형 문제에서 내 답이 감점 당한것을 선생님께 항의하고 있었다.
스스로 오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선생님은 내 답도 답이라고 했지만 자신이 생각한 답이 아니기에 감점을 했다고 한다.
계속 논쟁을 벌이자 그 뒷번호였던 나와 싸웠던 친구가 니 답은 틀렸으니 나오라고 했다.
나는 니가 뭔데 그런식으로 말하냐고 말을 했고
그 친구는 자기가 마치 다 맞는양 나보다 뛰어난양 잘난척을 하며 나를 깔봤다.
그렇지만 크게 반박할 수 없었다.
솔직히 말하면 그 때 걔가 공부를 더 잘한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열등감이 엄청났다.
하나도 이기지 못했다는 생각,
토론도 졌고 공부도 졌다는 열등감이 내 안에서 솟구쳤다.
그래서 공부를 시작했다.
6월 말부터 시작을 해서 정말 독하게 했다.
학원 다닐 여력이 안돼서 야자시간에 누구보다 독하게 했고
야자가 끝나고 기숙사에서 남들보다 많이 했다.
결과는 정말 빠르게 나타나더라
9월 20등안에 처음으로 들게 되었고
11월 전교 1등을 달성했다.
나는 그때 처음으로 내가 공부에 재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남들과 같은 양을 해도 남들보다 성과가 뛰어났고,
어렸을때부터 책을 많이 읽어서 이해력이 뛰어났다.
공부를 해보니 나름 재밌다는 생각을 하고 걔를 밟아줬다는 성취감에 쩔어 1학년을 마치게 되었다.
수험생활 수기를 한 번 써보고 싶었는데, 시간적 한계로 미루다가 드디어 쓰게 되었네요
반응이 좋으면 다음 편도 계속 이어 쓰겠습니다.
질문을 댓글로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https://orbi.kr/00029351698/%EC%88%98%ED%97%98%20%EC%83%9D%ED%99%9C%20%EC%88%98%EA%B8%B0)%20%EA%BF%88%EC%9D%B4%20%ED%94%84%EB%A1%9C%EA%B2%8C%EC%9D%B4%EB%A8%B8%EC%98%80%EB%8D%98%20%EC%97%B0%EB%8C%80%EC%83%9D%202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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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믓지네
감사합니다. 근데 아직 저때는 지금 생각해보면 막 그렇게 잘한건 아닌 것 같아요
지금은 잘 못해요.. 수능 끝나고 다시 하니까 폼이
많이 죽어서 다이아 3이네요
또 재능충이다 뭐다 댓글 달릴텐데 작성자 분이 독하게 공부하신 것임 멋지네요
감사합니다
저도 프로준비한입장으로써 이런글보면 뭉클하네요ㅎㅎ 전아직대학은 못갔지만 반가워요
반가워요 게임하다가 처음 공부하려고 하니 오래 앉아있는게 제일 힘들더라구요 힘내세요
머리좋아서 뇌지컬로 롤도 잘하나?
피지컬이 뇌지컬보단 좋은 것 같아요 ㅋㅋㅋ
저게 시즌 몇이에요? 20학번이에ㅛ?
네 20학번이고 저때가 시즌 3인가4? 였을거에요 마스터 처음 나왔을때? 그쯤이여
그때 다1이면 되게 높은거 아닌가 ㅋㅋㅋ 저는 바이나올때 시작했었는데 ㅋㅋ아직도 만년실버
선생님들 딱봐도 오류인데 지답맞다고 우길때 노답임진짜하 저도 그거때문에 점수나간적있음 알고났는데 지균받는친구가 쓴답이 오류답이라서그런거같음
자존심이 조금 있으시죠... 참 답답했는데 뒤에서 걔까지 뭐라고하니까 진짜 짜증나더라고여
나였으면 대놓고뭐라함 어차피 전교권이라하는애들 다 시험시간에만인싸고 평소에는 개찐취급받지않음?
근데 저보다 성적이 좋았던건 팩트라서 저렇게 뭐라해도 할 말이 없었어요 그때는 제가 공부를 못할때라
아니 님답이 맞고틀리고를떠나서 왜꼽주는데 가만히있음
진정하세요 ㅋㅋㅋ 제 앞에 선생님이 계셔서 화를 못낸거에요
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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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ㄹㅇ 애니같은 스토리네
아 롤 잘하고싶다
저때 중3 다1이면 상당한건데.. 부모님 반대 없었다면 현역 프로셨을 지도
빨리 다음편 갖고와요...
ㅋㅋㅋ
중딩때 다이아면 팀에서 연습생으로 뽑던데... 공부나 게임이나 대단하시네
https://orbi.kr/00029351698/%EC%88%98%ED%97%98%20%EC%83%9D%ED%99%9C%20%EC%88%98%EA%B8%B0)%20%EA%BF%88%EC%9D%B4%20%ED%94%84%EB%A1%9C%EA%B2%8C%EC%9D%B4%EB%A8%B8%EC%98%80%EB%8D%98%20%EC%97%B0%EB%8C%80%EC%83%9D%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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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orbi.kr/00029387118#c_29387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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