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사 이야기 24편 - 자율성과 민주주의
우리가 세계사 시간에 적어도 한번 쯤은 들어보고 넘어가는 '프랑스 대혁명'은 그 이름 자체만큼 프랑스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 사건이었습니다. 자유와 평등, 시민의식이 성장하고 계몽주의와 민족주의가 유입되면서 비로소 왕정이 무너지고 민주정치가 모습을 드러내죠.
이 사건을 계기로 많은 것들이 바뀝니다. 그 이전까지 국민이라는 존재는 단순히 세금이나 내는 도구로서 귀족들에게 인식되었다해도 무방할 정도로 취급되었고, 그만큼 비참한 생활을 살았습니다. 또한 모두를 위한 교육이나 복지라는 개념도 약해서 문맹률도 높았고, 그만큼 생활 수준도 낮았죠.
프랑스 대혁명은 만민을 위한 교육, 복지, 시민의식 등을 송두리째 바꾸었다는 점에서 인류 역사의 중요한 한 획이었고, 이 의식은 전 세계로 퍼져나가서 식민지 독립이나 왕정의 해체로 이어집니다. 한국으로 치면 민주주의 운동을 통해 독재체제가 종식된 것 이상의 파급력을 지녔던 것이죠.
(계속된 전쟁과 빈곤으로 민중들은 끊임없이 수탈당했고, 참다 못한 국민들이 들고 일어나면서 인류 역사는 크게 바뀌게 됩니다
https://news.joins.com/article/3971258 )
이 사건은 특히 교육에도 중요한 영향력을 미쳤습니다. 이전까지 시대에는 머스킷을 든 군사들이 일렬로 서서 적군과 일제사격을 주고받는, 소위 라인배틀의 시대였습니다. 이때의 군인은 철저한 도구로서 인식되었으며, 자율적인 사고를 제한당했습니다.
이상적인 군인은 곧 지휘관의 명령에 절대복종하는 것이었으며, 개개인의 자유로운 행동은 강력하게 제한받았습니다. 또한 군인을 이러한 도구적 수단으로 바라보았기 때문에 통제와 체벌이 자연스러웠고, 탈영을 막기 위해 다양한 극단적인 조치가 취해졌습니다.
이때 당시 군인들은 주로 사회 하층계급으로부터 반강제적으로 징발되었으며, 낮은 사기를 보유하였고 전문성 또한 떨어졌습니다. 이들은 대단히 경직된 조직으로 오직 지휘관의 명령을 통해서만 움직일 수 있었고, 심지어 개개인의 조준 사격 또한 제한받았습니다. 오로지 지휘관의 맹목적인 명령에 따라 발사할 수 있을 정도로 개인의 판단력이 개입될 여지가 적었습니다.
따라서 군인들에 대한 교육 수준도 대단히 저차원적이고 단순한 행동을 반복시키는 것으로 정해졌습니다. 군인들은 단지 지휘관의 입장에서 명령을 수행하는 수동적인 존재였고, 이는 프랑스 대혁명을 거치면서 획기적으로 변화합니다.
(프랑스 대혁명 시기 전 군인들은 단지 반복적인 동작을 수동적으로 따르는 부품과도 같았습니다. 철저히 지휘관의 명령에 복종하는 군인이 이상적인 군인으로 평가받았습니다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njebit&logNo=140100787430&redirect=Dlog&widgetTypeCall=true )
그러나 계몽주의가 퍼지면서 이러한 경향은 군대에도 큰 영향을 줍니다. 이제 군인은 개개인이 단순히 부품이 아닌 독립된 인격체로서 존중받기 시작했고, 자율적인 판단과 행동이 가능해집니다. 군인은 단순히 지휘관을 1차원적으로 따르는 존재가 아닌, 하나하나가 전쟁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독립된 구성원으로 인식됩니다.
이에 맞춰 교육도 대단히 자유로워지며 개별 군인의 판단력을 증대시키고 자율성을 보장하는 쪽으로 발전합니다. 이제 군인들은 각자가 자신의 재능과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전문가가 되는 시대가 도래합니다.
나폴레옹이 말한 '이제 각 군인들의 군장에는 원수의 지휘봉이 있다'라는 대사가 당시 시대적 분위기를 잘 반영합니다. 군인들은 지휘관의 명령이 없거나 부재한 상황에서도 능동적으로 판단하여 적과 교전할 수 있는 자유를 가졌으며, 이렇게 무장한 군대는 곧 각종 전투에서 강력한 위력을 발휘합니다.
나폴레옹이 당시 유럽을 휩쓸면서 각국을 뚝배기를 깨트린데에는 나폴레옹 개인의 뛰어난 재능도 있었지만, 프랑스 군대가 계몽주의와 민족주의로 책임감과 자율성이 높아졌다는 점 또한 크게 기여했습니다.
각 군인들이 자율성을 존중받고 전문가가 되는 사이, 유럽의 대부분 군대는 아직도 구시대적 사고방식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태에서 전투가 벌어지자 프랑스 군대는 놀라울 정도로 끈기와 집념, 그리고 막강한 전투력을 과시합니다. 프랑스군은 불리한 상황에서도 쉽게 와해되지 않았으며, 처음 보는 지형에서도 능동적으로 움직여 적을 제압합니다.
(프랑스 대혁명으로 민중들에 의해서 왕조가 축출되자, 위기를 느낀 이웃 프로이센은 병력을 투입하여 프랑스를 침공합니다. 조국을 지킨다는 민족의식으로 모인 민병대는 높은 사기를 바탕으로 이를 격퇴하면서 전쟁사에 큰 전환점으로 남습니다
https://www.sedaily.com/NewsVIew/1OL3N27EKY )
이전까지는 모든 조직은 대단히 기계적으로 구성되어 왔습니다. 이를 데카르트주의라고 하는데, 마치 인간의 몸이 뇌의 지배를 받아 일사분란하게 행동하는 것처럼, 모든 조직은 각 구성원이 하향식으로 최고 지도자의 명령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여야 비로소 강한 조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각각 조직원이 전문가이자 자율성을 얻고 자신의 최선을 다해 노력을 하는 새로운 형태의 조직이 등장하자, 이런 수동적이고 경직된 조직은 유연하지 못하게 대처하고 패배합니다.
자신의 대오를 이탈하고도 탈영하지 않으면서 개개인의 높은 수준의 전투력을 구사하면서 새로운 병과인 '경보병'이 등장합니다. 이들은 자신의 영역에 충분한 경험과 자율적인 판단력을 지녔으며, 이 새로운 병과는 전쟁사 패러다임에 큰 변화를 야기합니다.
너도나도 이 경보병을 훈련시키기 시작했으며, 모든 군대는 조직원에 대한 존중과 인간적인 대우를 원칙으로 삼습니다.
(처음 보는 지형에 투입되어도 능동적이고 효율적인 전투를 수행하는 경보병이라는 병과는 타 유럽 국가들에게 큰 인상을 남깁니다. 이들은 높은 사기와 충성심을 바탕으로 자신의 역할을 확실히 수행하였습니다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nc7777&logNo=221210519688&proxyReferer=https%3A%2F%2Fwww.google.com%2F )
특히 이러한 경향은 지금 현대 사회에서도 부각되는 교육 철학입니다. 이제 모든 조직의 구성원들은 개개인의 독창성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자신의 업무에 몰입해야지 높은 작업 효율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단지 윗사람의 명령을 수동적으로 따르는 존재는 필요 없습니다. 인공지능이 그걸 훨씬 더 잘하거든요.
이 사례들을 통해 우리는 앞으로 미래의 교육은 어떠한 형태로 발전할 것인가 유추할 수 있었습니다.
전쟁사 시리즈
https://orbi.kr/00020060720 - 1편 압박과 효율
https://orbi.kr/00020306143 - 2편 유추와 추론
https://orbi.kr/00020849914 - 번외편 훈련과 숙련도
https://orbi.kr/00021308888 - 3편 새로움과 적응
https://orbi.kr/00021468232 - 4편 선택과 집중
https://orbi.kr/00021679447 - 번외편 외교전
https://orbi.kr/00021846957 - 5편 공감과 상상
https://orbi.kr/00022929626 - 6편 정보전
https://orbi.kr/00023174255 - 7편 실수와 인지오류
https://orbi.kr/00023283922 - 번외편 발상의 전환
https://orbi.kr/00023553493 - 8편 준비와 위기대응
https://orbi.kr/00023840910 - 번외편 비전투병과
https://orbi.kr/00024082234 - 9편 예상과 예측
https://orbi.kr/00024160983 - 10편 신뢰성
https://orbi.kr/00024418374 - 번외편 보안
https://orbi.kr/00024715925 - 11편 기출분석
https://orbi.kr/00025035755 - 12편 파일럿 교육 양성
https://orbi.kr/00025121266 - 13편 인적자원과 교육
https://orbi.kr/00025579054- 14편 설계사상
https://orbi.kr/00026239605 - 15편 독소전쟁
https://orbi.kr/00026862509 - 16편 목적과 효율
https://orbi.kr/00027274206 - 17편 현대전의 발전 양상
https://orbi.kr/00027336409 - 번외편 항공모함 시대의 도래
https://orbi.kr/00027382337 - 18편 러일전쟁
https://orbi.kr/00027503697 - 번외편 기만과 속임수
https://orbi.kr/00027559260 - 번외편 MHRD
https://orbi.kr/00027622118 - 번외편 미래의 전쟁
https://orbi.kr/00027786178 - 19편 의료전선
https://orbi.kr/00028148901 - 20편 중립과 군사력
https://orbi.kr/00028250151 - 21편 장전과 방아쇠
https://orbi.kr/00028339193 - 번외편 음식
https://orbi.kr/00028397136 - 번외편 잠수함
https://orbi.kr/00028594440 - 22편 단순함과 효율
https://orbi.kr/00028616772 - 23편 준비
https://orbi.kr/00028633462 - 번외편 기업가정신
https://orbi.kr/00028751436 - 번외편 단수와 보급
알고리즘 학습법(4편예정)
https://orbi.kr/00019632421 - 1편 점검하기
학습이란 무엇인가(11편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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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orbi.kr/00019535752 - 2편
https://orbi.kr/00019535790 - 3편
https://orbi.kr/00019535821 - 4편
https://orbi.kr/00019535848 - 5편
https://orbi.kr/00022556800 - 번외편 인치와 법치
https://orbi.kr/00024314406 - 6편
삼국지 이야기
https://orbi.kr/00024250945 - 1편 일관성과 신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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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s3.orbi.kr/data/emoticons/oribi/033.png)
첨엔 수능하고 관련이 있어서 봤는데 지금은 그냥 전사 자체가 재밌네요 이쪽에 워낙 아는게 없어서 흐름을 타기 어려웠는데 이젠 전쟁사 이야기가 기다려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