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ON907 [388885] · MS 2017 · 쪽지

2012-01-04 00:50:25
조회수 4,099

더 이상 입시제도의 만행을 봐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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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작년 서울대학교 인문2 최종 단계에서 떨어져 한해 더 공부를 한 재수생입니다.
작년에 오르비스의 배치표나 여러 자료들을 통해서 저는 입시기관들의 자료가 대부분 신뢰하기 어렵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자료들을 열람해본 결과 대부분의 회사의 2배수 컷 추정은 실제 결과와 다른 부분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특히 경사자같이 최상위 학과의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점은 제외하더라도 인문이나 인농소의 경우에도 2배수 컷이 생각보다 많이 높거나 낮은 현상이 꾸준이 발생하였습니다. 제가 바로 그 이상한 통계 처리의 산증인입니다. 저는 작년 인문2의 1차 합격 컷이 622점 정도에서 끊길 것이라 예상했던 오르비스의 추정이 틀렸음을 보여줍니다. 저는 작년에 619.76의 점수로 당시 오르비스나 입시 회사들이 1차 합격자 통지 후에 확인된 최저의 합격 컷보다 약간 더 낮은 점수로 1차를 통과했습니다. 결국에는 떨어졌지만 그래도 당시 입시 자료들이란 것이 얼마나 부정확한지에 대해 깨달았습니다. 오르비스 같은 경우 작년 2배수 컷등을 조사한 결과 가장 근접하면서도 수험생에게 후회 없는 통계 결과를 보여줘서 그나마 가장 신뢰도가 높은 회사였다는 점은 부인할 수가 없습니다. 실제로 타사의 통계 처리에서 보면 점수를 낮게 잡아서 피를 본 애들이 없도록 실제 컷의 형성보다 1~2점 정도 높게 점수를 잡았기에 그 정도의 오차는 이해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문제는 작년의 컷이나 통계가 아닌 올해의 통계입니다. 경사자의 핵빵구는 물론 현재 인문의 대하락부터 시작하여 사범대와 인농소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입시 회사들의 통계 처리와 자료와는 전혀!! 다른 이상한 결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나마 작년에 가장 정확하고 수험생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정도의 오차를 보여줬던 오르비스의 통계마저 지금은 굉장히 입시 현실과 괴리된 상황을 보입니다. 물론 현재 1차 2배수에 해당하는 서울대 입시 결과만으로 입시 회사들의 성과를 따져볼 수만은 없습니다. 하지만 5만원대에 해당하는 값비싼 배치표를 구매한 것에 비해 현재 우리가 보고 있는 현실은 너무나도 터무니 없는 결과를 보여줍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입시 회사들의 오류가 아닙니다. 회사는 영리 추구를 위해 활동하며 실제로는 그 서비스를 구입하는 소비자 학생측은 이런 점을 충분히 파악하고 입시 회사들의 자료를 참조해야만 합니다. 하지만 현재 가장 심각한 문제는 입시 회사의 잘잘못이나 그것을 사용한 소비자가 아닌 자신의 위치나 입시 결과를 전혀 알 수 없게 만들어버린 입시 제도에 있습니다. 왜 내가 전국에서 몇등이나 하고 대략적인 분포가 어떠한지에 대한 모든 자료들을 왜 저희가 돈을 주고서 시장에서 구해야 하는 겁니까? 입시와 아이들의 미래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대학 입학을 시장의 논리에 맞겨야 하는 것이 옳습니까? 시장은 이익을 위하는 영리 위주의 제도입니다. 사회 생활의 진정한 시작이며 공적 시민 사회에 첫걸음을 내딛는 이 순간과 선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자료들이나 통계를 왜 정부나 공식 단체에서 발급해주는 것이 아닌 입시 '시장'에 맡겨야 하는 것인가요? 재수까지 하는 마당에서 내가 몇등이나 하는 위치에 있는지 조차 모르는 현재 상황에서 오로지 표본의 재수집에 의한 임시 추정치들을 보는 이 상황이 저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됩니다. 교육협회나 당국이 이미 가지고 있는 자료들을 왜 우리가 굳이 돈을 주고서 사야합니까? 그 돈, 수시 정시 원서들하며 배치표와 학원과 학교에 가서 정보를 얻어야 하는 품등 그 모든 비용을 왜 일방적으로 학부모와 학생이 책임져야 하며 왜 그렇게 해야만 하는 겁니까? 그 수시 비용이나 정시 원서마저도 부담스러워하는 수많은 대한민국의 많은 부모님들은 그래도 내 자식을 위한다는 그 마음 하나만으로 오늘도 새벽에 나가서 밤길에 들어오고 학교에 일찍나가는 고3 수험생자식을 위해 자식보다 먼저 일어나셔서 아이들을 밑바라지 합니다. 그들의 노력에 대한 일말의 보상으로 최소한 이런 기형적인 제도가 성립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 세상의 이치가 아닐까요?

말이 길었습니다만 저는 최소한 제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이 현실이 답답하기만 합니다. 이제부터라도 최소한 애들을 실험용 쥐 품종인 모르모트마냥 가지고 실험을 하고 추정 통계에 의지하는 현실부터 바꿔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사실 정시나 수시에 들이는 원서 값이 생각보다 너무 높은 것도 억울한데 이 모든 최종 책임은 시험을 보는 학생과 그 가족이 지는데 비해 정책을 입안한 사람들은 이 모든 사회적 책임을 감당하지도 못 하면서 왜 애들을 사지로 내보내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자살하게 하고 왕따가 생겨나는 현제의 사회와 교육 제도, 이제는 바뀌어야 합니다. 더 이상 이런 인습에 안주하고 아비투스의 소용돌이에 휩쓸려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세상 속에서 계속 살아가며 공동체에 대한 조금의 책임감을 느끼고 계신다면 지금 현재 우리에게 닥쳐있는 가장 피부에 와 닿는 현실의 모순부터 고쳐나가야 이에 나아가서 미래를 바꾸고 주체적으로 우리가 원하는 사회를 이루어 나갈 수 있습니다. 이제는 오르비스나 사설 입시 기관을 탓 할것이 아닌 이 모든 책임이 나로부터 비롯되었음을 깨닫고 변혁을 이루어야 할 때가 왔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우리의 작은 한걸음과 참여가 필요합니다. 지금 우리들이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일, 바로 투표권이나 교육감에 대한 투표와 같은 일들에 조금 씩 참여를 해나갑시다. 우리와 바로 직결된 이 문제하나 고쳐나가지 못 하면 앞으로 마주칠 수많은 문제와 앙시앙레짐 속에 스스로 고립되고 머리를 숙일 것입니까? 그런 소시민적인 삶은 이제까지로도 충분했습니다.
 
저는 원래 인문학을 공부하고 차후에 이를 공부하고 제 소명을 찾아보고 싶었으나 올해의 제 점수로는 인문학부에 지원하기 힘들다는 자료들을 보고 사범대 사회교육과에 지원했습니다. 그런데 현재의 입시 아수라장을 보고 있으니 너무 화가 나고 답답하여서 결국 이런 장문을 써버리고 말았습니다. 제가 글을 쓴 동기는 너무 자기 중심적이며 대의를 위한 목적에서 우러나오지는 않았지만 글을 쓰면서 최소한 우리 현실의 제도가 문제가 많으며 이를 위한 변화를 스스로 마련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기에 오르비스의 성격에 맞지도 않은 이런 글을 써보았습니다.

조국의 미래를 알고 싶거든 관악을 보라는 말이 있습니다. 저희는 예비 서울대 생입니다. 서울대에 입학하는 사람들이 모두 조국과 민족에 대한 헌신과 사명감을 가질 이유는 없으나 서울대가 아직 우리 사회에서 많은 영향력을 발휘하는 이유는 바로 그런 사회에 대한 책임과 사명감이라 생각합니다. 서울대에 진학하려했던 사람들이, 바로 우리가 자신에게 닥쳤던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 뒷세대에게 물려주는 것이 서울대의 정신과 취지에 맞는 것일까요? 조국의 미래를 알고 싶고 배우고 싶기에 우리들은 서울대에 진학하고 싶어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행동하지 않고 가만히 있을 때 느끼는 일말의 양심의 가책을 던져버리기 위해 앞으로는 행동하는 시민이 될 것임을 다짐합니다. 만약 당신에게도 그런 책임감과 사명이 남아 자신의 양심을 괴롭힌다면 이제는 행동을 통해 양심에 대한 변명과 고통을 지워버립시다. 다 같이 참여하여 더 나은 세상을 향해, 관악을 꿈꾸는 자들의 소망 속에 담긴 미래에 대한 의지를 보여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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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근대근대 · 370957 · 12/01/04 00:51

    요즘 오르비에 회의가 많이듬 ㅇㅅㅇ

  • 샅샅 · 397478 · 12/01/04 00:52 · MS 2011

    좋아요 누르고갑니다.

  • 魔悍疹(마한진) · 325514 · 12/01/04 00:53 · MS 2010

    ㅇㅇ 지금 정시 제도 좀 웃김 누구말대로 그냥 수능성적표에 등수 써져있는게 더 비용덜들고 괜찮을수도

    아마 사람은 이미 행해져온대로의 관성에 따라 움직인다고

    몇십년동안 이런 수능점수따로 대학따로 입시제도가 이어져왔기땜에 사람들이 개혁을 귀찮아하고 별생각안하는것같네요

  • 논술에올인 · 235815 · 12/01/04 00:54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서울대 입시를 지망제도로 바꾸면 됩니다.
    1지망 2지망 3지망 이렇게 쓰게 하면 됩니다.
    그리고 수능내신논술을 합산해서, 1등부터 원하는 지망에 넣어주면 됩니다.
    그러면 뚫리는것도 없고 터지는것도 없이 등수대로 들어갑니다.
    근데 교수입장에서 누가들어오든 자기인생 아니므로 절대 지망제도로 안바꿀듯.
    귀찮으니까.

  • sky 워너 · 362141 · 12/01/04 00:54 · MS 2010

    ㅇㅇㅇ 님 말씀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글 잘쓰시네요. 논술도 잘 쓰실듯
    꼭 붙어서 관악에서...

  • 배스킌 · 398546 · 12/01/04 00:56 · MS 2011

    교육행시봐서 교육부장관하셔서 입시를바꾸세요 그때쯤이면이미 바껴잇을지도모르지만

  • 왕불 · 395118 · 12/01/04 00:56 · MS 2011

    불논하셧나보네ㅋ

  • hihihihihihihi · 389311 · 12/01/04 01:00

    노노 인문은 안뚤렸어요. 인문 562 563은불가고 567넘어야 일배수 내신해서에요. 인2는 569일수있음. 일차하향이 고속성장 소심페로즈님 페잇오류있었지만. 예상보다 1점내외 제가말한대로고 . 별변화없고. 567 566 붙으면 위험부담에대한합격이니 화낼건없음. 그저 경영사과도 일배수가 569 568까지내려온거고. 이를 미리 말하니 욕하던하향훌리가 젤큰문제고. 어딜썼든 서울대는 다좋은 넘사벽임. 문이과모두 그건확신. 그리고 일차일배수가 중요. 님이 인문안됬을가능성도있는거고.물론 경사일배수될수도있는거니. 서울대는 모든과가 다높은거임.

  • 나는잉여다 · 394440 · 12/01/04 01:00 · MS 2011

    좋은 글이네요....입시제도 이제라도 제대로 바꿔야됩니다...

  • myhawk · 297770 · 12/01/04 01:00 · MS 2009

    하고픈 말은 많지만......

    음.... 조금은 아주 조금은 더 차분하게 흥분을 가라앉히고 글을 쓰셨다면

    보다 명확하게 논점을 전달하고

    보다 많은 공감과 실제적인 움직임을 이끌어낼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 남네요.

  • AiON907 · 388885 · 12/01/04 13:27 · MS 2017

    .....어느 정도 공감합니다.... 그냥 왠지모를 분노가 생겨서 그냥 막 쓴 글이라서.... 호크님의 충고 잘 듣고서 나중에 서울대 합격하고 좀 더 실천하는 글과 행동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충고 감사드립니다.

  • 비문학소년 · 277484 · 12/01/04 11:01 · MS 2009

    음...

  • AiON907 · 388885 · 12/01/04 13:31 · MS 2017

    의외로 많은 분들이 봐주셔서 왠지모를.... 뿌듯함?이 느껴집니다만.... 너무 화가나고 기가 막혀서 한번 써 봤습니다..... 제 글을 다시 보니 그져 화났다는 느낌밖에 안 드는데 여기에 공감해주고 충고해주시는 분들께 글쓴이로서 감사드립니다.

  • 이성과 양심 · 376800 · 12/01/04 14:15

    정시도 先 지원, 後 수능, 이렇게 해서라도 이런 기형적인 입시상황을 해결해야 한다고 봅니다. 도대체 점수받은 뒤 대학 고르는 나라가 어디있어요?
    가고싶은 대학에 지원한 후 시험치뤄서 붙고 떨어지는 것이지..
    이 말도 안되는 제도 생긴지 이미 오래되었잖아요?

    그리고, 가/나/다군을 가/나군으로 줄여야 해요..

    그런데 왜 실행하지 않을까요? 대학이기주의 이지요.
    돈과 자존심에 얽힌 탐욕!
    사람들은 교육당국만 욕하는 데, 사실은 욕은 대학이 더 먹어야 해요..

    수시 제한한다며 6회로 제한?
    장난 치고 있잖아요. 6회가 제한이에요?
    수시는 또 왜 가나다 없어요?
    그러면 3군데 밖에 지원을 못하니..

    서울대도 마찬가지에요.
    수시 80%로 늘리는 것 보세요.
    연/카/포 뒷북 치고 있잖아요?
    명분이야 그럴싸 하지요.
    사실은 이러다간 뭐 되겠다 라는 위기감과 그에따른 철저한 대학 이기주의..
    이제 조국의 미래는 관악에 있지 않아요..전혀!

  • 마징가s · 385666 · 12/01/04 20:46

    켘... 연카포레....ㅎㄷㄷ

  • 키도 · 298891 · 12/01/04 15:08 · MS 2009

    조국의 미래가 관악에 있다뇨. ㅋ 웃음밖에 안나오네요

  • 키도 · 298891 · 12/01/04 15:09 · MS 2009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어너虎口 · 373246 · 12/01/04 15:12 · MS 2011

    예비 설대생의 논술빨. ㄷㄷ

    역시 인정합니다.

  • LogicQ · 355054 · 12/01/04 17:45

    공감 ㅜㅜ

  • 으이이이잌 · 327697 · 12/01/04 19:03 · MS 2018

    아무래도 설대가면 교육정책을 책임질 위치에 갈 확률이 가장높겟죠 ? 쫌 바꿔주세요 ㅋ

  • 초심자 · 271063 · 12/01/04 19:07 · MS 2008

    어느 대학을 나오든 능력으로 인정받고
    어느 학부를 나오든 개성을 인정받고

    고등학교 중심의 공부가 아닌 대학교 중심의 공부 대학원 중심의 공부가
    이뤄진다면 이런 문제들은 해결될텐데요

    에전엔 줄세웠더니 사람들이 골앓는 소리해서 이런식으로 바꿨더니 이제 또 골앓는 소리하고
    그저 안타까울따름.

  • 실명보호 · 323633 · 12/01/04 22:32 · MS 2018

    석차 나와도 애매할거에요.

  • 루샤라 · 367856 · 12/01/05 11:40 · MS 2017

    애매할 거라는 데에는 동의해서 추천누릅니다만,
    현재의 애매함이 엉뚱한 인간들 배부르게 하는 것은 정말 짜증나요

  • dhl9319 · 342942 · 12/01/08 01:00 · MS 2010

    이 글을 어서 평가원으로 보냅시다!! 진짜 맞는 말만 딱딱 ㅜㅜ 어후 진짜 제 간지러운 곳 다 긁어주시네요

  • dhl9319 · 342942 · 12/01/08 01:01 · MS 2010

    근데 그건 그렇고 글 진짜 맛깔나게 잘쓰시네요.. 엄청 부럽다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