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때는 보이지 않던, 자소서 문항별 접근법
2020학년도+자기소개서+4번문항.pdf
< 학생부종합전형 : 내신으로 대학을 가지만, 내신만으로는 가지 못한다. >
"내신이 깡패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내신점수가 대학합격을 좌우한다는 뜻이 담겨있습니다. 왜 대학은 교과성적에 그리도 큰 비중을 둘까요? 바로 꾸준함을 나타내는 근본적인 표본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고등학교에 들어간 학생이라면 누구나 3년동안 10~12번의 지필평가를 정기적으로 응시하고, 그 안에서 꾸준히 수치화된 빅데이터가 존재합니다. 그리고 입학사정관은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등학교때 잘해온 학생이니 대학와서도 잘할 것이다"라고 유추하는 것입니다. 미국대학처럼 AP시험(대학과목 선이수제)을 토대로 데려오기엔 선행학습 금지법이 발목을 잡고있기에, 고교활동을 토대로 추론하는 방법밖에 남은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내신만큼이나, '가능성'을 추론할 수 있는 사례가 생활기록부에 녹아져있다면 아주 매서운 무기가 될 수가 있는 것이지요. 간혹 '전설'이라고 불리는 입학생이 나오는 것 또한 이 때문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제 학생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생활기록부를 자기소개서에 어떻게 녹여낼 수 있을지 같이 알아봅시다.
[1번문항]
"고등학교 재학기간 중 학업에 기울인 노력과 학습 경험을 통해, 배우고 느낀점을 중심으로 기술해 주시기 바랍니다(띄어쓰기 포함 1,000자 이내)"
핵심 키워드는 '학업에 기울인 노력' '학습경험', 그리고 '느낀점'입니다. 이 세가지를 묻는 궁극적인 이유는 자기주도학습이 가능한지의 여부입니다. 12년간 교육부에서 그토록 입에 침이 말라가면서까지 줄곧 노래부른, 자기주도학습을 제대로 해보았는지를 묻고 싶다는 겁니다. 우스갯소리로, 대학교수님은 학생을 가르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연구업적을 보여주기 위해 강단에 계신 것이라고들 말합니다. 왜냐하면 대학에 들어가면 넘쳐나는 수업진도와 시험범위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이를 소화해나가기 위해선 자기주도학습이 필연적인 존재라고 볼 수 있는데, 지금 작성하는 공통문항 1번이 묻고자 하는 것이 바로 그러합니다. "대학에 들어와서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의 여부를 묻는 것입니다.
많은 선배들과 선생님들이 1번문항에 '공부법'을 적으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어떻게 적어야할지는 말해주지 않습니다. 1번 문항에서는 앞서 설명한 것처럼, 자기주도학습 방법을 서술하면 됩니다.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수업을 따라가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했는지 보이라는 말입니다. 수업 중 힘들었던 파트를 '어떻게' 메꾸어갔는지, 이 과정에서 학문의 즐거움을 느껴본 적이 있는지, 그리고 꾸준히 지속가능한 행동을 보였는지가 관건입니다. 특히, '자기주도'라는 말에서도 볼 수 있듯이 학업 정진을 꿈꾸게 만든 내적 동기를 함께 기술하면 솔직하고 담백하게 다가갈 수 있기에 가장 좋습니다. 그 결과물이 교과성적, 독서활동, 동아리 및 진로활동, 탐구논문대회 등과 같이 무궁무진하게 나올 수 있다는 것은 두말 할 나위도 없지요?
[2번문항]
"고등학교 재학기간 중 본인이 의미를 두고 노력했던 교내 활동(3개 이내)을 통해 배우고 느낀점을 중심으로 기술해 주시기 바랍니다. 단, 교외 활동 중 학교장의 허락을 받고 참여한 활동은 포함됩니다(띄어쓰기 포함 1,500자 이내)"
대학별 특별문항(4번)과 더불어, 가장 많은 글자수를 적을 수 있는 '특권'을 부여받은 문항입니다. 다시말해 그만큼 상세히 기술할 가치가 있는 문항이란 의미를 갖습니다. 핵심 키워드는 '의미를 두고 노력', '교내/외 활동', '느낀점'입니다. 특히, 그중에서도 첫번째 키워드인 '의미를 두고 노력'에 주목해야합니다. 그만한 관심을 가지고서 끝까지 도전해본 적이 있었느냐고 해석할 수가 있는데, (1) 관심을 갖게된 내적동기 (2) 이를 구현해하기 위한 시도 (3) 영향 및 평가로 나눌 수 있습니다. 활동을 통해서 본인에게 끼친 영향(교과성적 상승, 진로 구체화, 사고방식 정립 등)을 함께 기술하면 더욱 양질의 글이 나올 수 있는 문항입니다. 마지막에는 암묵적으로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 및 학과와 연결짓는 연습을 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이 경험들을 토대로 나는 그 대학/학과으로 지원하기로 했다'는 것을 은연중에 보여주는 것이지요. 만약 대놓고 특정 대학/학과에 애정을 표현하고 싶다면, 3년간 쌓아올린 생활기록부에서도 함께 나타나있어야만 합니다. 많은 학생들이 2번 문항 안에 몇가지의 활동을 다뤄야하는지, 그리고 다른 문항들과 통일성이 느껴지게 다뤄야하는지를 많이들 묻곤 합니다. 그러나 사실 그 부분은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얼마나 '정성껏' 활동했는지가 녹아져나와야합니다. 대학교에 들어와서도 이와 유사한 활동이 있다면 관심있게 볼 것이라는 추론 가능성을 힘껏 열어두는 것이지요.
[3번문항]
"학교 생활 중 배려, 나눔, 협력, 갈등 관리 등을 실천한 사례를 들고, 그 과정을 통해 배우고 느낀점을 기술해 주시기 바랍니다(띄어쓰기 포함 1,000자 이내)"
단순히 교과성적이 잘나오는 학생을 찾는 것이 아니라, 주변인들과 함께 나아가고 성장할 수 있는 지원자가 필요함을 역설하는 문항입니다. 대학교에 들어오게 되면, 가장 많이 울고 웃게 만드는 것 중 하나는 '팀플(Team Project)'입니다. 팀플은 잘하는 한명이 있다고해서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역할분담과 갈등관리 및 헌신이 모두 잘 이루어져야만 무사히 끝납니다. 이외로도 다양한 활동을 대학 및 사회에서 하게되는데, 고교생활 중에서 이를 잘 마무리한 경험이 있는지를 묻는 문항입니다. 더 나아가, 범사회적으로 '마음이 따뜻한' 인재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지를 알아보는 문항이라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동아리활동, 멘토링 및 봉사활동, 학급임원 및 학생회임원 경험이 가장 보편적인 아이템으로 사용될 수 있고, 2번문항의 연장선상으로 나타내기도 합니다. 반드시 누군가를 위해서 자신을 희생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관계개선 및 유지를 위해서 본인이 노력한 경험과, 평소 가지고 있던 사고방식을 나타낼 필요는 있어보입니다.
[4번문항]
대학별 문항이라고도 불리는 4번문항입니다. 간혹 '너무 많다'라고도 표현하는 학생들이 있지만, 하나씩 나열해보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서울대(최근 3년간 읽었던 책 중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을 3권 이내로 선정하고 그 이유를 기술하라)와 고려대(지원자를 선발해야 하는 이유를 기술하라)와 같은 학교가 아니라면, 대부분 비슷비슷한 모양새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원동기, 노력과정, 입학 후 계획(혹은 진로계획)이 대다수를 이룹니다. 결론을 말하자면 "왜 이 대학을 선택했는지"를 표현해주면 됩니다. 3년간의 생활기록부에서 보여준 본인의 모습을 요약하고, 대학별 및 학과별 인재상과 연결지어보면 쉽게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아래 표를 보고서 본인이 지원하는 대학교에서 요구하는 4번 문항은 무엇인지 확인하고, 입학처에 들어가서 인재상을 체크해봅시다.
가능성, 당신의 능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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