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흔한 감성글
저는 삼수생입니다 쌩삼수
18학년도 19학년도 그리고 20학년도 절반
정말 다사다난 했습니다 큰사건도 많았고 사적인 일들도 정말 많았습니다.
물론 어느 때라고 안힘들겠습니까 수험생활이...
18학년도의 저는 고3이었고, 겨울방학때부터 공부하기가 싫었던건지 재수를 외치고 다닙니다.
사람이 간사한게 2년 준비할생각은 안하고 ㅋㅋㅋ 재수해서 잘가겠다는 막연한 생각만 했었습니다.
고3때의 저는 정말 개판이었습니다 허구헌날 학원 째끼고, 술마시고, 학교째고 피시방가고...
별로 심하다고 안느끼실수도 있겠지만... 요는 저와중에 절제란 없고 공부를 정말 하나도 안했다는 것이지요.
중학교때 교우관계가 원만하지 못했던 탓인지 정말 하고싶은대로 친구에 미쳐서 살았던것 같습니다. 그냥 놀고싶을때는 놀아야 적성이 풀렸던것 같아요.
수능 미뤄진 일주일조차 착실하게 놀았습니다.
그리고 수능을 망치고 원서접수도 하지않은채 재수종합반에 들어갑니다.
그동안 공부하는척 속여왔던 아버지께 매우 실망했다는 말씀을듣고, 그래도 다시한번 기회를 주신것을 감사하며,
'이제부터는 정말 책임감있고 후회없이 살자.'
라는 생각을 가슴한켠에 품은채로 선향반에 들어갑니다.
(여담이지만 아버지께서 어머니께 보냈던 문자를 보고 저혼자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아들 생활기록부 보니까 사회생활 잘할것 같다고... 잘키워줘서 고맙고 수고했다고..)
재수 선행반.. 그렇게 큰소리쳤던 재수생활의 시작이었죠.
정말 열심히했습니다. 무식할 정도로요. 그렇게 하면서도 버틸만하다는 생각도들고 재수 체질인가? 하는 안일한 생각도 했었습니다.
올림픽도 월드컵도 보고싶었지만 왜인지 모르게 공부에 불타올라 있었습니다.(월드컵 마지막경기 독일전은 봣숩니다...)
의대라는 목표도 세워보고, 수능이 끝나고 하고싶은 것들을 생각하면 버텼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종합반에 들어오시는 선생님 두분정도가 수업이 매우 마음에 들지않았고, 종합반의 분위기는 산으로 가고있었습니다.
친목질, 연애질, 심지어는 저와 제친구의 뒷담화도 하더군요... 그친구들한테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저 스트레스 해소용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저 또한 좋아하는 분 한분이 계셨지만, 공부를 열심히 하시는것 같아 사정이 있어 못오시거나 늦으실때 자리에 프린트를 두는정도로 챙겨드렸습니다. 뭐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했거든요.
그리고 성적을 맞춰서
'저분과 같은 대학을 갈정도가 되어야 겠다.'
'어느 대학을 쓰셔도 같이 갈수있을 정도가 되자.' 라고 다짐했습니다.
하지만 금방 다른 친구랑 사귀시더군요.
그친구는 저보다 키도크고 몸도 좋고 잘생겼습니다.
사실 낙담이라기보다는 제가 좋아했던 사람이 공부에 몰두하고 있지 않다는것에서 조금더 충격을 받았던것 같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알고지내는 반친구가 저한테 얘기하더군요.(그친구는 제가 그여자분을 좋아하는걸 알고있었습니다.)
"야 ○○○있잖아 남자친구 있던데?"
장소는 그 남자친구의 반앞,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이 절 쳐다보았습니다. 그날 그친구의 목소리는 어찌나큰지...
그때부터 담임쌤과의 트러블, 누군가의 뒷담화, 주변 친구의 사건 사고, 사소한 인간관계의 마찰....등등
못버티고 독학재수 학원으로 옮겼습니다.
하지만 혼자서 무언가를 계획하고 의지를 품고 혼자서 무언가를 해본 경험도없고, 심지어 혼자 공부계획도 세워보지 못했던 저는
원래부터 망상에 빠지기 좋은 성격이었던 탓인지,
온갖 철학적인생각, 지난날의 반성,성찰 그리고 죄책감, 책임감에대한 강박, 후회....
모든것이 악순환하기 시작했습니다. 재수초기에 학원끝나고 독서실에서 2시까지 공부했던게 무리였던 탓인지 몸도 망가지기 시작했습니다.
내과, 안과, 피부과, 비뇨기과...
약을 하루도 안먹은 날이 없는것 같습니다.
저는 모든 의지를 잃고 고3때와 점점 비슷한 삶을 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두번째 수능까지.. 이도저도 아닌 상태로 버티고
수능은 당연하게도 또 망쳤습니다.
논술을 정말 잘썼다고 생각했는데 그쉬운 최저 하나도 못맞췄더군요.
성적표가 나온날은 그야말로 지옥이었습니다.
정말 혼자서 잘한거 하나 없으면서 나약하게도 죽고싶다는 생각만 했습니다.
집에 꾸역꾸역들어가 어머니께 성적표를 보여드리는데,
평소에 항상 위로해주시고, 타일러주셨던 어머니가 대성통곡을 하시고, "좀더 하라고 했잖니 " 라고 울면서 말씀 하셨습니다.
어머니를 진정시키려 노력했지만... 누구보다 힘드셨을 어머니의 마음을 제가 위로할수는 없었습니다. 아무 소용이 없더군요.
울지말아야지 라고 생각을하다가.... 감정이 북받쳐 올랐는지,
저는 죽겠다면서 한바탕 소동을 일으켰습니다...
지금도 어머니께 너무 죄송하네요.
소동을 진정시키고... 아버지가 오실시간
정말 가시방석이었습니다.
저의 사설모의고사 성적에조차 예민하시고, 논술을 잘봤다고 했을때 누구보다 좋아하시던 아버지셨습니다.
집안이 뒤집어질것만 같았습니다.
하지만 아버지께서는 들어오시고 성적표를 보신후
'어떡하냐... 네가 제일 아쉬울텐데... 그래도 수고했다.'
안울수가 없었습니다.
그날의 아버지의 품은 너무도 따뜻했습니다.
세가족이 얼싸안고 울었던 기억이납니다.
후에 정시로 원서접수를 한후... 마음한켠에 계속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차마 너무 죄송스러워 삼수 얘기는 못하겠고, 중학교때부터 동경해왔던 학교이자 꿈을 져버리자니 이게 맞나 싶었습니다.
그랬던 제마음이 티가났는지 부모님께서는 다 알고계시더군요.
'삼수를 해보지 않겠느냐 아빠도 재수 망하고 대학가서 많이 힘들었다. 대학에 적응 못할바에야 후회없이 한번더해라.'
정말 감사했습니다.
한번더 주어진 기회를... 절대로 허투로 쓰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20학년도 절반이 넘게 지났습니다.
페이스 조절도 잘해왔고 지금부터는 뒤안돌아보고 앞만보고 달리려 합니다.
저의 중학교때부터의 동경해왔던 꿈은 크지만 그리 크지도 않습니다.
일부에서는 의대도 아닌데 목을 메는 이유가 있냐는 시선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이유는 제가 아니면 아무도 모를것 입니다.
그냥 가고싶습니다. 그곳에 몇번 가봤지만 갈때마다 가슴이 뜁니다.
적성 취향 까지 모두 맞는 학과입니다. 그렇다보니 그거 하나만 바라보고 삼수를 시작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저말고도 많은 분들이, 많은 수험생 분들이 힘든 나날을 보내고 계실거라고 생각합니다. 수험생활은 이기적이어야 합니다. 오직 자신만의 꿈을 위해 앞만보고 달려가시길 바랍니다. 저또한 열심히 달릴것입니다.
이글을 보시는 모든 수험생들이 입시에서 건승하시길 바라겠습니다.
뻘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Tim 차량영상 브레턴우즈에서 뺨맞음....
-
대 승 리
-
경한 인문논술 1
안녕하세요! 눈팅만 하다 처음 글 써봅니다 잘 부탁드려요 :) 경희대 한의대...
-
하루종일 책읽고 코딩공부하고 오르비하고 칼바람하느라 싹다 있고 있었네
-
저 실력으로 쟨 어떻게 저 대학을 갔냐? 의 쟤를 맡고 있어요 그래서 이거 도대체...
-
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 이미지 배성민 한석원 정병호 차영진
-
누가 목매달았나
-
형이란거는 정법 인강 주섬주섬 키고 있네,,,,
-
파일보관함이생겻어요..,, 프로필에서확인이가능한.,
-
중간 끝난 고2인데 믿어봐 문장편 글편 3주만에 끝낼만 하나요? 얼추 하루분량으로...
-
수업 2시간에 왕복 2시간을 태우는건 좀..
-
온도 상승으로 해양 지각 용융해서 마그마 생성되는 건 첨 봤네 내가 허수라 그런가...
-
용돈이 주말에 들어와요 판매 오늘이 완전 끝일까요? 계속 된다면 가격은 바뀔까요?....
-
그래서 고3 3모 수학 2번도 이제 안풀려서 그건 무리라고 했어요 엄마가 절 한심하게 봤어요
-
내가 로피탈쓰지 1
말라그랬지 말라라그랬지 답답해죽겠어 진짜 sibal
-
1. 내가 간 학교는 진짜 시골 중에서도 시골인데 여기서는 할만한 게 술마시는...
-
카르마 레전드 3
아까 전 야뎁글 보고 오르비에 어그로 끌려고 나한테 공유해 뒀었는데 알고보니 같은...
-
가채점 안해서 정확한 점수는 모룹니다 국어 95점 or 94점 (비문학, 화작은 다...
-
6월 모의 평가를 한 달 남짓 앞두고 있는 시점입니다. 세계사 학습에 있어 가장...
-
써킷에 이어 강대x도 나오면.. 써킷은 반응 좋았는데 강대x는 어떨지 궁금하네요
-
내일 아침에 도착하겠군..
-
겨우 해결완 힘들군요.. 폼다뒤졌다
-
이과인데 만약을 대비해서 제2외국어를 본다고 했을때 ,제2외국어 등급이 x창이면...
-
아직 수특 안 풀어서 수특 이랑 연계 같이 동시에 벅벅 풀어도 되나요 아님 수특...
-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들어와 글을 쓰네요. 올해 동생이 고3이라 수능을 치룹니다....
-
인강 1시간을 포함해서 문풀까지 3~4시간을 하는데 제 생각에 너무 많은 시간을...
-
수학 점수 많이 올리신 지존님들 제발 가엾은 수학 고자를 도와주세요 저는 통통이고...
-
ㄹㅇ ㄹㅇ
-
유전 수능에서 다틀림 ㅋㅋ 유전만 없었어도
-
요새 국어 공부만 6시간 하고 싶음 2시간만 하니까 너무 슬퍼
-
답변이 왔는데 자꾸 안뜸 ㅋㅋ
-
근데 여기 계시긴 할까요...
-
하.. 야레야레
-
ㅈㄱㄴ
-
오토나블루 반년째 듣는데 안질림
-
사탐 최강 경제랑 과탐 최약 지1이 난이도 싸움하면 누가 이김? 경제 시험지를 아예...
-
알여주새요 ㅠㅠ
-
행복하세요.,.
-
나만 변해버린 것 같았어 뭔가 이제는 어른 같아졌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잘...
-
벤또정식? 이던데 맛있겠다
-
내가 다 부끄러워..
-
남캐일러 투척. 2
음 역시귀엽군
-
6모 끝나고 드리블 괜찮나요? 아니면 바로 N제 들어갈까요?
-
근데 내가 정시로 동대 와버림ㅎㅎ;; ㅈㅅ!!
-
아휴
-
나는 나는 왔다 왔다 달린다 달린다 고대에서 고대에서 위이이이이이이이이이 자정진...
파이팅
감사합니다
공감이 가는 부분이 있네요...
확실히..
화이팅하십시오
감사합니다 힘냅시다
삼수라는게 쉬운 결정은 아닌데
용기내셔서 삼수라는걸 결정하신거 너무나 대단하고
박수쳐주고 싶어요.
작년보다 더 변한 나 자신이 보인다면
당신은 입시를 실패한게 아닌 성장해 가는거에요.
설령 보이지 않았더라도 앞으로 보일거고요.
당신은 엄청 큰 가능성을 가진 소중한 사람이라는
사실 잊지마요!
멀리서라도 당신을 응원합니다:)
응원 감사드립니다
화이팅 하십쇼. 인생은 길게 봐야합니다.
감사합니다 열심히 살겠습니다
멋진글 감사합니다.재수 생활하면서 지금 너무 힘들었는데 다 읽고 눈물 나네요..꼭 성공합시다 우리
성공해서 재수생활은 안주로 삼읍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