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gnita Sapiens [847641] · MS 2018 (수정됨) · 쪽지

2019-06-18 23: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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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적 축적은 질적 변화를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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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제목을 '선형성과 비선형성'으로 할려고 했는데 그랬다간 조회수가 폭망할거 같아서 ^^;; 본문 내용 중 하나로 대체해보았습니다.




 먼저 선형성과 비선형성에 대해서 좀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선형대수학'이라는 말은 아마 어디선가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선형성과 비선형성이라는 개념은 수학과 물리에서 주로 쓰는 개념입니다.






(선형성을 초간단하게 설명하는 식)





 '선형성'이란 쉽게 말해서 위의 식처럼, 나누어서 합해도 뭔가 심각한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이게 무슨 대체 무슨 소리냐?




 y=x라는 그래프가 있습니다. 여기에 x=1, x=2, x=3...을 집어넣으면 각각에 상응하는 함숫값이 도출됩니다. 이때 이 함숫값들은 일정한 규칙성을 가지며, f(1+2) = f(1) + f(2) 를 만족합니다.













 그런데 비선형성이라는건 쉽게 말해서 선형성처럼 간단하게 쪼개거나 나누어서 설명할 수 없는 것들입니다.




 부동산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건물은 각각 층수가 있습니다. 어떤건 10층짜리, 어떤건 9층짜리... 이렇게 다양한 층을 가진 건물들이 있습니다.




 이때 건축물들은 국가에서 정한 법이나 규제에 영향을 받습니다. 세금은 얼만큼 내야한다, 소방시설은 어떻게 갖추어야 한다 등등




 그런데 10층짜리 건물이 적용받는 규정은, 5층짜리 건물이 적용받는 규정의 2배를 한만큼이 아닙니다! 한국의 건축법에서는, 특정 층수를 넘어가는 순간부터 질적으로 다른 강도의 규제와 법을 만족시켜야 합니다.







(건축물은 1층 단위로 차이가 나지만, 10층짜리 건물에 적용되는 규정과 비용은 단순히 5층짜리 건물 2개만큼이 아닙니다)






 때문에 대부분의 건축물들은, 급격히 규제가 빡세지는 직전까지 주로 층을 얹히는 경향이 있습니다. 만약 8층까지 짓는데에는 세금이 10% 였는데, 9층부터는 세금도 올라가고 소방 안전기준을 더 엄격하게 적용해서 비용이 많이 든다? 그럼 사람들은 9층 직전인 8층까지 주로 건물을 지을 생각을 할 것입니다.




 즉 7층과 8층은 한 층 차이이고, 또 8층과 9층은 한 층 차이이지만 이 차이들은 서로 동등하지 않습니다. 이게 비선형성입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규칙적이지 않다라고 할 수 있겠네요.












 자 그럼 학생 여러분께 묻고 싶습니다.




 여러분의 성적은 선형적입니까, 비선형적입니까?




 수능 국어에서 80점과 90점, 90점과 100점은 각각 동일하게 10점 차이입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가 받는 성적의 수치는 선형적이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80점이 90점이 되는 노력과, 90점이 100점이 되는 노력은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80점이 90점이 되는 것은 사대적으로 쉬우며 충분히 노려볼만합니다. 그런데 90점이 100점이 되는 것은 타고난 재능과 당일 컨디션과 시험운, 그리고 평소 아주 많이 축적해둔 연습량이 바탕이 되어야지 가능할까 말까한 상승입니다.




 저 또한 수학을 5등급(실제 글쓴이가 받아본 성적입니다)에서 3등급까지 올리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은 일이었고, 제가 놓쳤던 개념들을 다 제대로 공부하고 나서는 쉽게 상승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3등급에서 1등급까지 올라가는 데에는 단순히 개념을 암기한 것에 더 나아가서, 지속적인 연습과 다양한 유형에 대한 학습, 깊이있는 내공을 축적해야 했습니다.












 이 글의 제목이 기억나시나요?



'양적 축적은 질적 변화를 일으킨다'




 학생 여러분이 오늘 하루 열심히 공부했다고해서 당장 모의고사에서 2점이 올라가지 않습니다. 성적이라는 수치는 선형적이지만, 여러분의 실력과 내공은 비선형적이기 때문입니다. 모의고사 1점 올리기 위해 딱 정해진 공부량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성적이 본격적으로 요동치기 시작하는 단계는 충분한 학습량과 지속적인 훈련으로 체화가 거의 끝나는 시점에서 발생합니다. 그것이 빠른 사람은 6평이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9평이기도 하며 심지어 수능 직전에 이런 폭발적인 변화가 발생하는 학생도 있습니다(제가 딱 그랬습니다 마지막 순간에 가서 급격히 상승하는).




 인간의 학습량이 계속 쌓여도, 성적이라는 무거운 바위는 쉽게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의 학습량이 무거운 바위와 맞먹는 크기의 힘을 가지는 순간, 바위는 들썩이고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그때 아주 살짝만 힘을 더 주면 바위는 구르면서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공부는 스노우볼링과도 같습니다. 한번 움직이기 시작하면 겉잡을 수 없이 변화하며, 계속 움직일수록 더 크게 움직입니다)






 오늘 하루 열심히 공부했음에도, 9평 이전까지 성실히 학습했음에도 불구하고 성적이 크게 오르지 않는다고 해서 낙담할 필요가 없습니다. 여러분이 열심히 한만큼 분명 무거운 바위를 움직일 수 있는 지렛대가 차곡차곡 쌓이고 있습니다. 바위의 무게를 넘는 임계점부터, 성적은 변화하기 시작합니다.



 여러분의 양적인 축적은, 어떤 순간 질적인 변화를 일으키며 성적을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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