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b:) 어설픈 "이해"는 지양해야 합니다.
어설프게 "이해"하려는 태도만큼 위험한게 없습니다.
"이해"에는 여러 종류의 이해가 있습니다.
수리적인 이해부터, 귀납적인 지식의 이해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사람들은 지식을 파악합니다.
종종, 학생들이
국어를 처음 배울 때 글을 "이해" 해야한다고 배웁니다.
이 문장은 맞는 말임과 동시에 틀린 말입니다.
"이해"라는 단어가 굉장히 모호하기 때문입니다.
A학생은 "이해" 라는 것을 특정 범위까지 한정하는 반면,
B학생은 "이해" 라는 것을 글의 모든 내용을 다 자신의 배경지식과 연동해 납득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수능은 B학생이 생각하는 "이해"를 평가하는 시험이 아닙니다.
최근의 오버슈팅, 가능세계, 콰인포퍼등의 지문은 모든 것을 납득하는 것이 아닌
수능 수준에서의 "독해"를 요구합니다.
사례를 통해 이를 다뤄보고자 합니다.
아래는 오버슈팅 지문입니다.
위 지문에서
"이러한 오버슈팅은 물가 경직성 또는 금융시장 변동에 따른 불안심리 등에 의해 촉발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라는 문장을 봅시다.
이 문장을 "이해" 하려는 학생들은
위 부분까지만 읽고 나서
"왜 불안심리가 오버슈팅을 유발하지?"
아 "불안하면 사람들이 주식을 내어 던지겠구나"
"주식값이 뜨억락 하면 그 나라 경제가 안 좋아지니까 그 나라 화폐가치가 떨어져서"
"환율도 엄청빠르게 변하겠구나"
라는 생각을 해야만 합니다.
아니면 이 학생들은
스스로가 생각한 "이해"를 하지 못해서
굉장히 불편해합니다.
그런데, 학생들은 주식 하한가(응 나는 겪어봄)를 맞아본 적도 없고,
금융시장 자체에 대한 배경지식이 전무할 겁니다.
평가원은 이러한 사실을 모르지 않습니다.
물론 어느정도 경제에 대한 배경지식이 있는 친구들은,
겁먹지 않는 정도의 효과가 있지만, 오히려 배경지식을 동원할 경우 헷갈릴 수 있었던 지문이
오버슈팅 지문입니다.
실제로 2011 채권지문과 같은경우는 더 심하게, TESAT, 경제경시를 준비한
경잘알 친구들이 이러한 경위로 문제를 틀리게 된 적도 있었습니다.
이 친구들은 이의제기를 걸었었지만
평가원은 이의제기를 인정하지 않았었습니다.
(사실 위 지문만 보면 대학교 1학년수준에서는
오히려 헷갈릴만한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구요.
저도 그쪽 공부를 좀 해봤지만,
완벽하게 납득가능하지 않은 부분도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러한 오버슈팅은 물가 경직성 또는 금융시장 변동에 따른 불안심리 등에 의해 촉발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 문장을 보며 학생들이 했어야 하는 것은
"왜 금융시장 변동이 오버슈팅을 유발할까?"라는 의문보다는
앞으로 금융시장 변동이라는 단어가 나오면, 그 결과로 오버슈팅이 따라올 수 있다.
그리고 글 뒷 부분에서 이 오버슈팅과 금융시장 변동 사이의 인과관계의 missing link를 채워 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거꾸로 말하면, 이 missing link를 평가원이 채워주지 않는다고,
스스로 채워서 이해하려고 하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이 부분은 배경지식을 요구하는 부분이기 때문이지요.
또 다른 사례를 들자면
고3 초기 제 자신이 있습니다.
저는 처음에 글을 "이해"해야한다는 말을 듣고
"수리적인 이해"까지를 수능이 포괄한다고 오해했었습니다.
이 지문을 처음 봤던 고3이었던 저는
1년이 365일 5시간 49분 16초였다면
과연 릴리우스가 제시하는 계산 방식이 수리적으로 맞을까 계산을 시도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글을 잘 "이해"하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B와 같은 학생들은 위의 오버슈팅 지문에서의 위와 같은 "이해"를 시도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 수능이 요구하는 독해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국어 공부를 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공부만 하면 다행인데
종종, 학생들이 수능장에 가서도
저렇게 애초에 "이해"가 불가능 한 것을
"이해"하려고 하는 현상이 생깁니다.
그리고 그러면, 수능장에서 학생들이 "이해"가 안 되어서 불안에 떨게 됩니다.
그리고 그 결과, 수능을 망치게 됩니다.
이런 결과를 많이 봐서.
저는 "이해"하라는 말을 별로 가르칠 때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정확하게 "무엇"을 하라고, 그것이 특정한 방식의 "이해"중의 하나라고 말해주는 것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평가원이 오버슈팅 지문을 내서 평가하고자 한 것은 배경지식이 없는 상태에서도
얼마나 많은 양의 인과관계와 비례관계를 통한 추론을 잘 활용할 수 있는가 입니다.
수능은 배경지식을 동원한 "이해"가 아닌 다른 역량을 묻습니다.
그리고, 이 역량은 "맥락(context)"를 파악하는 능력입니다.
실제 이 시험이 설계되는 과정에서 평가하고자 했던 역량도
논리적 사고의 기반이 되는 자료해석 능력인 독해능력이었죠...
글을 "읽는다"는 행위가 정확히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는지
정확히 밝혀지지도 않은 상태에서(물론 추정되는 것은 있지만)
"이해"하는 방식으로 수능국어를 공부하라는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쪼록
수능날 리스크를 줄이는 방향으로 학생들이 공부하면 좋겟습니다.
p.s
위 글은 배경지식 무용론을 주장하는 글이 아닙니다!!!
기초적인 배경지식, 사실 어느정도의 배경지식은 도움이 많이 됩니다.
그러나, 수능이 주요하게 평가하는 능력이 많이 요구되는 지문들은
"배경지식"으로 준비가 가능하지 않습니다.
또 배경지식과 독해의 산물이 충돌하는 경우
독해의 산물을 선택해야한다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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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입니다.
괴리되어?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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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이해가 뭐일까?하고 고민많이했는데 좋은 글이네요
좋은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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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때 지양 지향 뜻 차이 몰라서 100점 못받은거 생각난다 ㅎㅎ
ㄱㅁ
그러니까 공부할때에는 예를 드신 것 처럼 B학생의 완전한 이해를 하되, 시험장에서는 그러지 말라는 말씀이시죠?
그건 아닌듯 한데용
아니에욥.
B학생처럼 하지않고 A학생처럼 해도 된다는걸 문제를 풀면서 확인해야해요
아..알겠습니다...
애벌랜치 광다이오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죠...
아 ㄹㅇ 그거 안증가하는데 ㄹㅇ 딮빧
강사는 평가원의 말에는 항상 순종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도 저렇게 읽는다는생각으로 읽고있는데 솔직히 문장? 정도는 어떻게치고 이해해야하는지알겠는데 막 한페이지 반쯤 넘어가는비문학지문들은 전체내용을 어떻게연결해야하는지 헷갈리더라구요
막 내용이 왔다갔다하니까 정신없다가 결국그냥 문제풀고 틀리고 다시 한 3 40분 읽어야 흐름파악이되는데 이런건그냥 연습량의차이인가요?
독해력강화도구 ㄱㄱㄱ!
내용간의 연관을 어떻게 지어야할지 그 일관된 틀이 없어서 그래요
"앞으로의 내용을 설명하기 위해 평가원이 던진 전제를 너무 깊이 파고들지말고 받아들이자" 라고 이해해도 될까요?
예압. 평가원이 원인과 결과로 준걸 나 혼자 의심할 이유가 없어요
글을 읽고 문제를 풀랬지 이해하고 풀라고는 안했다 이건가...
ㄴㄴ 이해의 수준이 있다는거죠
음... 19학년도 부터는 저렇게 '원래 이런거야' 형태의 일방통행식 지문으로 출제하진 않은거 같네요. 실제 지문 내에서의 문장을 논리적 오류 없이 제대로 읽을 수준의 이해는 무조건적으로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지문 구성 자체도, 이해를 위해 충분한 지식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바뀐거 같구요.
요고는 한번 좀 검토를 해볼게요.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근데 제 스스로 이해를 안하면 어려운 지문은 아예 안들어오는데 어뜨카죠..
예전에 인지과학이랑 심화특강? 도 듣고 독해력 강화도구도 끝까지 한번은 봤는데 그러고나니까 지문에 표시가 너무 많아져서 번잡한 느낌이에요 ㅋㅋㅋㅠㅠㅠㅠㅠㅠ
이거 이제 자동적으로 반응되는 부분은 줄이셔도 되요.처음에는 반응의 민감도를 늘리려고 일부러 표시를 늘려요
최근 이해황님(기술자님)이 유튜브 영상에서
"수험생이 국어 지문을 어디까지 이해를 해야하나?"라는 주제로 말씀을 하셨는데
그 영상에서 '관계'까지 이해하면 된다고 하셨는데
같은 맥락으로 이해를 해도 될까요?
https://youtu.be/Kz_HLk_ZBko
저거보고 쓴 글이에요 ㅋㅋ
국기1,2 독도3 모두 풀예정인데요 어떤식으로 커리를 짜야 할까요 국기1과 독도3병행 후 국기2와 독도3 병행 이런식으로 해야하나요? 독도는3회독 할생각인데 국기는 각각 몇회독 정도 해야할까요?
저자분께 여쭈었습니답. ㅋㅋ
수업이 어떤지...
학생왈 :
수업 내내 집중력을 유지하게 된다고... 그래서 수업 후에는 힘이 든다고...
SSB샘 새로운 방식이 들으면 들을 수록 남는게 있고 국어에 자신감이 생긴다고...
가면쓰신 모습은 쫌 웃긴데요...
지금처럼만 쭈~욱~!
그 학생 책임져 주세염!(다른 학생들도...^^)
아고야 감사합니다!
이거 맞네요 ㅋㅋ
스크린상으로만 보는데도 새로운게 굉장히 많아서 기가 빨리는데 현장에선 어떨지 기대가 됨..
와 형 오지시네요 개쩖
근데 그와중에 글 가독성도 ㅅㅌ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