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 30번의 파훼법
어떤 과목이든, 어려운 문항, 즉 킬러문항들은, 답을 '숨겨놓는다'
상당히 쉽게 표현될 수 있는 상황을 베베 꼬아 설명한다.
예를 들어, 대표적인 더러운 과목인 생명과학I의 더러운 가계도 문제를 보자.
압도적인 정보량, 꽁꽁 숨겨진 여러 유전자들의 연관관계.
여러분은 교과서에서 가르치는 '개념'이란 곡괭이로 이 난관들을 뚫고 '답'이란 보석을 찾아내야 한다.
쉬운 문제들은 보석 위에 흙을 얇게 덮어놓은 정도라 재채기만 해도 답이 보이는 문제들이 있지만,
어려운 문제가 어려운 이유는 곡괭이(개념)를 여러개 바꿔써야 할 상황이 오거나,
곡괭이질(계산, 해석, 사고 등등)을 열심히 하다가 팔이 아파서 더이상 보석의 채굴을 하지 못하게 되도록 설계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국어의 경우는, 보석(답)을 채굴할 곡괭이를 지문에서 제공한다. 문제 옆에 걸려있는 연장들 중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보석을 감싸는 돌을 콕, 콕, 콕하고 치면, 어느샌가 보석이 짠 하고 환하게 빛나고 있을 것이다.
국어에서 ‘독해력’, 즉 ‘정보를 얼마나 빨리 찾을 수 있느냐’ 가 강조되는 이유이다.
우리는 한국어 원어민이기 때문에 곡괭이(정보)만 있으면 국어문제의 답은 대충 콕, 해도 나온다.
곡괭이질을 하는 근력은 언어능력이 아주 나쁘지 않는 한 거의 필요가 없다.
탐구과목(과탐) 의 경우에는, 어려운 문제들은 곡괭이를 문제가 제시하는 정보들이 가리키는 지점에 꽝, 하고
찍으면, 답이 나온다. 정량적인 계산을 요구하는 물리, 화학의 과목은 개념의 적용을 정확하게 하면, 못 풀 문제가 없다. 산수는 수가 보통 딱딱 맞아 떨어지기 때문.
생명과학의 경우에는 조금 얘기가 다르다. 압도적인 정보량과 시중에
돌아다니는 이런저런 스킬들… 생명과학의 유전 킬러는 곡괭이를 여러군데에 콩콩콩 찍어줘야 한다. 뛰어난 감각으로 답을 바로 찾을 수 있는 지점을 찍는 것이 능력이라면 능력이다.
지구과학(갓구갓갓)도 얘기가
조금 다르다. 천체파트의 킬러문항은 산수가 별로 필요가 없는 경우가 많다. 낚이지만 않으면 맞추는 갓구갓갓이 짱이시다.
(지2는 킬러가 없다 카더라)
본론으로 넘어가자.
미적분 킬러문항은 앞에서 설명한 것과 다른 곡괭이질이 필요하다.
곡괭이를 계속 바꿔서 써줘야 하기 때문.
그래프의 개형, 여러가지 미분/적분법, 극한의 정의와 성질 등,
문제에서 (가), (나), (다) 등의 여러가지 조건을 줘가며 계속 다른 개념을 꺼내 쓰게
만든다.
한편, 평가원의 수학 영역 출제 매뉴얼에 따르면,
‘과도한 계산문제의 출제는 지양한다’
라고 되어있다.
곡괭이질을 하기 위한 스테로이드를 빤 듯한 우락부락한 근육이 필요하진 않다는 것이다.
(물론, 계산실수가 잦다면
문제가 된다.)
한편, 바꿔 써야 하는 곡괭이의 수는 대략 3~4개, 많으면 5개 정도일 것이다. (바꿔쓸 횟수는 더 많을 수도 있다.)
수학 하루이틀 하는 것이 아니면, 곡괭이 한두개를 빼먹어버리는 불상사 (부분적분법을 모른다거나, 등등)는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이런 변태같은 문제들을 풀까?
19수능 가형 30번을
보도록 하자.
몫의 미분법, 삼차함수의 그래프, 그리고
삼각함수의 극대/극소와 주기성.
세가지 개념을 적절히 섞어 쓸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문항이다.
보통 30번 문항은 원하는 함수를 찾아서 그 함수만의 특징(미분계수, 미지수의 값 등)을
묻는 문제가 많은데, 여러가지 조건이 가리키는 단 한 곳, 그
점을 찾는 데에는 여러가지 곡괭이로 암석을 꽝꽝 두드려줘야 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교집합을 찾는 과정에서 ‘정밀함’을 항상 가지는 것이다.
주어진 조건의 적용을 잘못하여 엉뚱한 함수를 찾아버리거나,
여러가지 조건이 가리키는 곳이 여러 군데가 되거나,
정답과 다른 곳을 찾아버리면 곤란해진다. ‘막힌’ 것이다.
곡괭이를 바꾸어 쓰기 전에, 자신에게 한번 묻자. ‘과연 이 길이 옳은가?’
여기서 적용할 중요한 기준이 있다.
앞에서 소개한 평가원의 출제 원칙 중의
‘복잡한 계산문제의 출제는 지양한다’ 이다.
말도 안되는 초월방정식의 해를 직접 수를 때려넣어 구한다거나 하는 무모한 짓은 해보나 마나이다.
곡괭이를 잘못된 지점에 내리친 셈이 되는거다.
(사실, 여러 수학강사들이 말하는 행동영역이네 실전개념이네 하는 것들이 곡괭이의 종류별 적절한 사용법인 셈이다.)
항상 내가 구한 상황이 제시된 조건과 필요충분인지,
어디선가의 논리적 비약은 없는지 알아보는 것은 매우매우 중요하다.
(사실 답만 맞추면 장땡이다)
시험을 볼 때는 개인적 직관을 개입시키어 문제를 맞출 수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것도 좋되,
킬러 문항을 푸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정확한 논리와 상황 판단력이 필요하다.
사실 이러한 수학적 체력을 키우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본인이 생각하는 제일 효율이 좋고 빠른 방법은 자신이 킬러문항의 풀이를 정확히, 논리적 비약 없이 줄줄 써보는 것이다. (수리논술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맑은 정신으로, 막히지 않고 왜 필연적으로 답이 왜 답인지 생각하면서
써보도록 하자.
본인이 준비한 글은 여기까지다. ㅂ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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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이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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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수능이 한몫 하기도 했고...
17이랑 18수능이 사제 킬러 난이도를 과열시켰죠... 쩝
17수능 30은 너무 과해서..
그러니까 킬러없는 지2 좀 다들 골라줘요
과목이 킬러 아닌가요
님은 물화생 다 하시나요?
수능은 화2 물1?
넹 생명과학이라ㅏㅇ 지구과학은 내신떄메 기출 두번씩은 봤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