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본적인 이야기는 두렵습니다.
저는 철학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철학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에서 시작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근본적인 물음은 항상 두렵습니다. 그 대답이 너무나 뻔하지만, 그 대답대로 실천하는 것은 너무나 힘들거든요.
공부도 마찬가지입니다. 학생들은 아래와 같은 질문을 합니다.
"국어문제를 푸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요ㅜㅜ 시간을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이 교재를 언제까지 끝내야 할 것 같은데 못 할 것 같아요 ㅜㅜ 조금 늦어도 괜찮을까요?"
"이 강의/교재를 이 정도 했는데 실력이 안 오르는 것 같네요... 저랑 안 맞는 걸까요?"
뭐 당장 떠오르는 건 이 정도인데... 결국 이런 물음들은 '국어를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나?"라는, 너무나 두려운 근본적인 물음 속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고통스럽지만, 우리는 근본적인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국어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도둑놈 심보를 버립시다.
제목을 좀 강하게 적었는데, 쉽게 말해서 조급해하지 말라는 겁니다. 학생들은 좋다는 강의나 교재 하나 완강/완독하면 실력이 빡 오르고 성적이 딱 나올 줄 압니다. 물론 그렇게 되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이들은 보통 공부량은 충분히 쌓여있으나 방향성에서 방황하던 학생들이죠. 그 방향만 잡아주면 갑자기 잘 달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학생들은, 그 교재/강의로 공부를 거의 처음 합니다. 그런데도 남들이 몇 년간 쌓은 성취를 한 순간에 쌓으려고 합니다. 이건 제가 보기엔 도둑놈 심보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너무 강하게 적어 죄송하지만, 이게 현실입니다. 제발 부탁인데,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하세요. 시간이 부족한 이유요? 실력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교재를 그 시간 내에 끝내지 못하는 이유요? 실력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강의/교재를 해도 실력이 안 오르는 것 같다구요? 실력이 부족해서 그런 거예요.
간단합니다. 공부량이 쌓이고, 고민하는 경험이 쌓일 수록 실력은 천천히 오르고, 어느 순간 여러분은 크게 성장할 겁니다. 그걸 최대한 앞당기기 위해서 공부를 열심히 하자는 것이구요. 조급해하지말고, 차분하게 한 단계 한 단계. 이걸 실현하는 것이 너무나 어렵기 때문에, 우리는 이 답을 알면서도 그러지 못합니다. 그래도 그 두려움을 버리고, 정말 천천히 해봅시다.
이와 관련해서 국어영역 시간 부족에 대해 한 말씀 드리면, 시간이 부족한 이유는 결국 '생각'하는 시간이 지나치게 길기 때문입니다. 글을 읽는 시간은 공부량이 쌓이면 어느 정도는 올라옵니다. 따라서 저 '생각의 시간'을 줄이는 게 중요한데, 이는 진부하게도, 두렵게도 많은 연습을 통해 해결됩니다. 일관되게 생각하는 연습이 쌓이면 굳이 의식하지 않아도 그 생각을 하게 되고, 그렇게 생각의 시간이 줄어들면 전체 문제 풀이 시간은 자연스레 줄어들 겁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빡집중하고 풀면 문학 (특히 소설) 한 선지를 지우는데 5~10초 정도 걸립니다. (물론 조금 까다로운 건 이렇게 못하죠.) 지문의 근거가 어디였는지, 그 선지가 묻는 포인트가 무엇인지를 저도 모르게 빠르게 '생각'하고 해결하는 것이죠. 이렇게 되셔야 한다는 겁니다. 시간은 이렇게 줄이는 것이지, 시간 재고 푼다고 줄어드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시간 재고 풀면 그 시간 내에 풀 생각의 능력도 안 되는데 스트레스만 받습니다. 기출 보실 땐 제발 시간 재지마세요.
되게 슬픈 이야기이기도 한데, 희망적인 건 수능은 만점이 존재하는 시험이라는 겁니다. 한 마디로, 남을 이길 필요가 없고 본인이 만점의 경지에 오르기만 하면 되는 시험이라는 거죠. 남들만큼 단기간에 하겠다는 도둑놈 심보를 버리시고 차분하게,, 해 봅시다.
근본적인 이야기는 두렵습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우리는 더더욱 근본적인 공부를 해야합니다. 어떤 과목이든 해당 문제를 풀면서 '해야할 생각'을 저리하고, 그 일관된 생각을 많이 연습해서 확실하게 자기 것으로 만들어 봅시다.
수능을 잘 본다는 것. 특히 저처럼 성적을 올려서 잘 본다는 것. 정말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닙니다. 고통을 견디고, 조금씩 진보해가는 것. 그 태도를 갖춰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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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딱 지금 뭘해야할지 스스로 떠오르게 하는 글이네요
조용히 글 지켜보고 있었는데요
항상 감사해요
적어도 이 글은 여기 오르비에 계시는 모든 분들,나아가 모든 수험생분들께서 공부가 힘들때마다 보셨으면 좋겠네요.그런의미에서 이 이모티콘 달고,좋아요 누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저도 댓글 잘 보고 있습니다 가끔 힐링하고 가요 :)
피램추
피자와 아론램지
램지 ㅜㅜ 가지마 ㅜㅜㅜㅜ
책에서 배워가는게 많은거같아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학생분들 질문으로부터 정말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피-추
책 잘 풀고 있어요♥
제가 18수능 9평 국어 점수 만점까지 끌어올릴 때 힘들었던 과정을 여과없이 보여주시네요. 확실히 근본적인 독해력은 남의 도움 없이 본인이 충분히 고민하고 생각하는 시간이 많이 있어야 한다고 보는 사람으로서 엄청 공감되는 내용이네요.
리버풀 화이팅!!
참 공감가는 글입니다. 항상 열심이시군요!
아 선생님. 혹시 2020학년도 사관기출도 평가원화 파일 올리실수 있으신가요?
바쁘시면 어쩔수없긴 한데, 제작하신다면 좋은 학습자료로 쓰고 싶어서요 :)
저도 평가원 편집스타일 좋아해서요 ㅎㅎ
2020학년도 시험지 공개되는 순간 바로 편집하려고 합니다^^
아닙니다 선생님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죠ㅜㅜ 다담800제 잘 팔리던데 정말 제가 다 기분이 좋습니다!! 주변에 여기저기 추천하고 있어요 ㅎㅎㅎ 감사합니다!
피-카-추
닥추박고 갑니다.
아스날 리그4강 가능할까요?
ㅆㄱㄴ
좋은 글 감사합니다..!
오늘도 화이팅해야겠네요. 중2인데 조바심 내지 밀고 우직하게 중간고사 공부하겠습니다
ㅇㄱㄹㅇ 9평때부터 시간줄인다고 하다가 독해력 줄이는 친구들 참 많아요.
시간은 독해력을 올리면서 줄어드는거지 시간이 줄어서 독해력이 느는게 아닌데..
기출 대 비기출 비중은 어느정도로 두는게 좋을까요?
그리고 비기출은 뭘 하면 좋을까요?
이과인데 불구하고 피램만 하루에 1시간반이상 투자하는데( 주당 5~6회) 나만의 틀을 갖추는데 정말 많은 도움이 됩니다! 특히 답지가 이책의 강점 ㅎㅎ. 저의 생각과 비교하면서 놓친 포인트나 생각들 잡는게 재밋더라구요 ㅎㅎ 이제 문학.비문학 둘다 i스텝 끝낫는데 더열심히 할게요! 내일 4평엔 국어 잘봤으면....
지방 일반고 학생인데 진심으로 공감합니다... 반 애들한테 해주고 싶은 말이네요
피램님 혹시 피램 비문학에서도 텍스트를 읽는거에 대한 독해력 상승 방법도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