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램(김민재) [476057] · MS 2013 · 쪽지

2019-04-09 11:3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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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적인 이야기는 두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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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철학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철학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에서 시작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근본적인 물음은 항상 두렵습니다. 그 대답이 너무나 뻔하지만, 그 대답대로 실천하는 것은 너무나 힘들거든요.


공부도 마찬가지입니다. 학생들은 아래와 같은 질문을 합니다.


"국어문제를 푸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요ㅜㅜ 시간을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이 교재를 언제까지 끝내야 할 것 같은데 못 할 것 같아요 ㅜㅜ 조금 늦어도 괜찮을까요?"


"이 강의/교재를 이 정도 했는데 실력이 안 오르는 것 같네요... 저랑 안 맞는 걸까요?"




뭐 당장 떠오르는 건 이 정도인데... 결국 이런 물음들은 '국어를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나?"라는, 너무나 두려운 근본적인 물음 속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고통스럽지만, 우리는 근본적인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국어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도둑놈 심보를 버립시다.


제목을 좀 강하게 적었는데, 쉽게 말해서 조급해하지 말라는 겁니다. 학생들은 좋다는 강의나 교재 하나 완강/완독하면 실력이 빡 오르고 성적이 딱 나올 줄 압니다. 물론 그렇게 되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이들은 보통 공부량은 충분히 쌓여있으나 방향성에서 방황하던 학생들이죠. 그 방향만 잡아주면 갑자기 잘 달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학생들은, 그 교재/강의로 공부를 거의 처음 합니다. 그런데도 남들이 몇 년간 쌓은 성취를 한 순간에 쌓으려고 합니다. 이건 제가 보기엔 도둑놈 심보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너무 강하게 적어 죄송하지만, 이게 현실입니다. 제발 부탁인데,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하세요. 시간이 부족한 이유요? 실력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교재를 그 시간 내에 끝내지 못하는 이유요? 실력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강의/교재를 해도 실력이 안 오르는 것 같다구요? 실력이 부족해서 그런 거예요.


간단합니다. 공부량이 쌓이고, 고민하는 경험이 쌓일 수록 실력은 천천히 오르고, 어느 순간 여러분은 크게 성장할 겁니다. 그걸 최대한 앞당기기 위해서 공부를 열심히 하자는 것이구요. 조급해하지말고, 차분하게 한 단계 한 단계. 이걸 실현하는 것이 너무나 어렵기 때문에, 우리는 이 답을 알면서도 그러지 못합니다. 그래도 그 두려움을 버리고, 정말 천천히 해봅시다. 


이와 관련해서 국어영역 시간 부족에 대해 한 말씀 드리면, 시간이 부족한 이유는 결국 '생각'하는 시간이 지나치게 길기 때문입니다. 글을 읽는 시간은 공부량이 쌓이면 어느 정도는 올라옵니다. 따라서 저 '생각의 시간'을 줄이는 게 중요한데, 이는 진부하게도, 두렵게도 많은 연습을 통해 해결됩니다. 일관되게 생각하는 연습이 쌓이면 굳이 의식하지 않아도 그 생각을 하게 되고, 그렇게 생각의 시간이 줄어들면 전체 문제 풀이 시간은 자연스레 줄어들 겁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빡집중하고 풀면 문학 (특히 소설) 한 선지를 지우는데 5~10초 정도 걸립니다. (물론 조금 까다로운 건 이렇게 못하죠.) 지문의 근거가 어디였는지, 그 선지가 묻는 포인트가 무엇인지를 저도 모르게 빠르게 '생각'하고 해결하는 것이죠. 이렇게 되셔야 한다는 겁니다. 시간은 이렇게 줄이는 것이지, 시간 재고 푼다고 줄어드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시간 재고 풀면 그 시간 내에 풀 생각의 능력도 안 되는데 스트레스만 받습니다. 기출 보실 땐 제발 시간 재지마세요. 


되게 슬픈 이야기이기도 한데, 희망적인 건 수능은 만점이 존재하는 시험이라는 겁니다. 한 마디로, 남을 이길 필요가 없고 본인이 만점의 경지에 오르기만 하면 되는 시험이라는 거죠. 남들만큼 단기간에 하겠다는 도둑놈 심보를 버리시고 차분하게,, 해 봅시다.




근본적인 이야기는 두렵습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우리는 더더욱 근본적인 공부를 해야합니다. 어떤 과목이든 해당 문제를 풀면서 '해야할 생각'을 저리하고, 그 일관된 생각을 많이 연습해서 확실하게 자기 것으로 만들어 봅시다. 


수능을 잘 본다는 것. 특히 저처럼 성적을 올려서 잘 본다는 것. 정말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닙니다. 고통을 견디고, 조금씩 진보해가는 것. 그 태도를 갖춰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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