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동규 - 겨울밤 0시 5분
게시글 주소: https://image.orbi.kr/0002156666
별을 보며 걸었다
아파트 후문에서 마을버스를 내려
길을 건너려다 그냥 걸었다
추위를 속에 감추려는 듯 상점들이 셔터들을 내렸다
늦저녁에 잠깐 내리다 만 눈
지금도 흰 것 한두 깃 바람에 날리고 있다
먼지는 잠시 잠잠해졌겠지
얼마 만인가? 코트 여며 마음 조금 가다듬고
별을 보며 종점까지 한 정거를 걸었다
마을버스 종점, 미니 광장 삼각형 한 변에
얼마 전까지 창밖에 가위와 칼들을
바로크 음악처럼 주렁주렁 달아놓던 철물점 헐리고
농산물센터 '밭으로 가자'가 들어섰다
건물의 불 꺼지고 외등이 간판을 읽어준다
건너편 변에서는 '신라명과'가 막 문을 닫고 있다
나머지 한 변이 시작되는 곳에
막차로 오는 딸이나 남편을 기다리는 듯
흘끔흘끔 휴대폰 전광판을 들여다보고 있는 여자,
키 크고 허리 약간 굽은,
들릴까 말까 한 소리로 무엇인가 외우고 있다
그 옆에 아는 사이인듯 서서
두 손을 비비며 하늘을 올려다본다
서리 가볍게 치다 만 것 같은 하늘에 저건 북두칠성,
저건 카시오페이아, 그리고 아 오리온,
다 낱별들로 뜯겨지지 않고 살아 있었구나!
여자가 들릴까 말까 그러나 단호하게
'이제 그만 죽어버릴꺼야', 한다
가로등이 슬쩍 비춰주는 파리한 얼굴,
살기 묻어있지 않아 적이 마음 놓인다
나도 속으로 '오기만 와바라!'를 반복한다
별 하나가 스르르 환해지며 묻는다
'그대는 뭘 기다리지? 안 올지 모르는 사람?
어둠이 없는 세상? 먼지 가라앉은 세상?
어둠 속에서 먼지 몸 얼렸다 녹으면서 빛 내뿜는
혜성의 삶도 살맛일텐데'
누가 헛기침을 참았던가,
옆에 누가 없었다면 또박또박 힘주어 말할 뻔했다
'무언가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사람 곁에서
어둠이나 빛에 대해선 말하지 않는다!'
별들이 스쿠버다이빙 수경 밖처럼 어른어른대다 멎었다
이제 곧 막차가 올 것이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일베하는거 같은 애들 몇명이 국어 풀다가 시간차로 웃는거임. 그래서 애들한테...
-
고3 10모 0
독서론 언매만 안틀렸어도 국어 1인데 ㅋㅋ..
-
5성 사실 세개밖에 없어서 기분나빠서 접음
-
언매입니다,... 실모만 풀어야 하나요?
-
샤인미 하이엔드 0
막 미친듯이 어렵다 이건 아닌데 몇 문제에서 머리 얻어맞은 거 같은 기분이 드네...
-
이왜진 오픈런 ...드가야겠지...?
-
곧 휴학할거긴한데
-
알바해야되겠는데 0
영끌해서 올해 준비한건데 결과가 없네..ㅠㅡㅠ
-
ㅋㅋ 공부가 이렇게 싫을줄이야
-
월세 얼마신가요?
-
고1 수학 9모때 84점을 맞고 이번에 60~70을 맞을거 같은데 너무...
-
그냥 f(x)^2을 f(x)*f(x)로 인식하고 x=3 대입해서 f(3) = 0...
-
국 96(문학의뮨사,매체..ㅋㅋㅋㅋㅋ 매체를 틀리는 사람이어디써ㅜㅜ 수 90(3점...
-
음 근데 친구들이 맨날 국수 만점권이라 자존감 개떨어짐 6
내일도 전교 60등밖에 있을 내 성적표가 무섭네 하 진짜 학교..ㅈ같네 학교덕에...
-
10모 성적 0
수학 낮2라 서울대 높은 문과 못가나요?지방 한의대는 힘들겠죠..?
-
머리가안돌아감
-
고2인데 제곧내 기출 2회독하고 바로 들어가도 됨?
-
어떤가요
-
영어 양치기 용으로 수능때까지 풀 n제 추천해주라 난이도 좀 있는 걸로
-
이게 시발 내 성적?
-
9평컷은 진짜 엔수생들 차력쇼였나..?
-
표를 세는 사람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 - 이오시프 스탈린
-
ㅈㄱㄴ 푼다면 국수영탐 모두 푸실건가용
-
풀어보신분들 ? ㅇㅇ
-
달나라의 장난-김수영 ebs 작가연계인데 딱히 의미 안 두는 게 맞겠죠..?
-
화작러 주목 0
https://orbi.kr/00069378303/%5B%ED%99%94%EB%B2%...
-
이럼 안풀지 ㄹㅇㅋㅋ
-
현역 조언좀요ㅠ 0
9모 끝나고 국어 버리고 수학 기출이랑 n제만팟는데 점수가 하락곡선입니다… 6 9...
-
ㅈㄱㄴ 어려웠나요? 작수랑 비교하면 어떤가요?
-
김기철 문해완 0
좋나요? 2년전에 수능 봤을 때 95점으로 1등급 나온게 마지막이고 그 이후로...
-
수학컷뭐입
-
국어:ㅈ밥 수학:ㅈ밥인듯 싶다가 20번에서 땀뻘뻘 영어: 수능한달 남았는데 듣기...
-
화작 3개 틀렸어요..
-
고2 주관식 다 맞고 객관식에서 다 나가서 커로 찍었는데 이건 뭐가 문젠가요...
-
맨날 언매부분 넘기고 찍는데 언매<<<< 얘네만 없었어도… 등급이 가뿐하게...
-
물리학2 2번 - 뭔 시작부터 벡터 분해가 나와 (지도 자기 모고 2번에 벡터 분해...
-
내 한심한 모습에 수치심으로 몸이 부들부들 떨려..
-
동생이 존나 어려웠다는데
-
수영은 공부 안 해서 ㅈ된 거 납득 국어는 법지문에서 틀렸던 걸 납득할 수 없고...
-
또 나만 어려웠지.
-
난 암만 생각해도 9모보다 어려웠던 것 같은데.. 6모급 핵불 이런 건 아니지만.....
-
열공
-
권용기 한국사 컴팩트인가 그거랑 미적 28번하고 국어 영어 틀린 거
-
1.난이도 판별 수,영,탐은 번호대가 정해져있고 탐구는 삼지어 단원도 거의 고정이라...
-
목이 아프지 조곤조곤 말했는데… 흠
-
ㄹㅇ로 그런 의미에서 이따가 기대함
-
무조건 진도 끝까지 싹 다 시험범위임? 아니면 시험범위에 안들어가는 부분도 있어도됨?
-
생명 환경저항 4
영양염류가 감소했을 때도 종의 수에 변화가 없으면 영양염류는 환경저항이 아니지...
-
현역들은 9모 10모 둘다 국영 물로 경험하고 가겠네..
첫번째 댓글의 주인공이 되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