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를 결심했습니다.
지역 내에서 괜찮은 고등학교를 들어갔었습니다. 처음에는 다 열심히 하길래 엄청 긴장하고 뒤쳐지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나름 열심히 했습니다. 그러나 3월 처음 친 모의고사에서 놀랍게도 반에서 1등 전교 2등을 하게 됐습니다. 그때부터 무의식적으로 다른 얘들을 무시하게 되었고 공부를 열심히 하지도 않았습니다. 암기력은 떨어지지만 이해력 하나는 뛰어나다고 자부하는 저였기에 교과 수업때만 열심히 하고 자습시간은 대충대충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래서 1학년에는 내신을 1.7 정도를 받게 되었습니다.
2학년에서는 사실 내신에 크게 욕심이 없었고 모의고사는 꾸준히 반 1등을 하다보니 내신공부를 하는 것에 대한 의문을 가졌고 하기 싫은 과목에 대한 공부는 아예 하지 않았습니다. 내신공부도 일주일 정도만 하고 그냥 시험을 쳤습니다. 당연히 점수는 좋지 않고 내신은 2점대로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그때까지는 괜찮았습니다. 아직 정시라는 기둥이 저를 붙잡아주고 있었기 때문이죠.
3학년을 올라오면서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가장 자신이 있었던 수학이 두려워졌습니다. 1, 2학년 때 사용하던 직관적인 사고력을 이용하는 풀이를 의심하기 시작했고 정석대로 공식대로를 고집하게 되었습니다. 3학년에 올라와 다시 내신을 공부해보려 했으나 이미 벌어진 격차는 따라 잡을 수 없었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저에게 하나도 없었습니다. 학교에서 저 보다 밑에 있던 친구들이 서울대 원서를 썻니 과기원을 합격했니 하는 소리들이 정말 무서웠습니다. 모든 것은 제 업보겠죠... 저도 그냥 수시를 아무렇게나 논술과 학종을 상향으로 던졌습니다. 그래도 수학과외를 뒤늦게 시작하면서 성적이 조금씩 돌아오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으니까요.
본격적으로 수능 당일 생각과는 달리 처음부터는 아무 긴장이 되지 않았습니다. 아마 이미 재수를 생각하고 있었던 제 썩어빠진 마음때문일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어려웠다는 국어 사실 저는 어렵지 않았습니다. 평소 평가원 기출을 풀때와 느낌이 크게 다르지 않았고 거의 1등급이 떴었기 때문에 걱정을 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시간이 남아서 다시 되돌아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2교시 수학에서 발생했습니다. 욕심이 과했던 걸까 무조건 맞춰야한다는 문제들에서 강박증이 생겼습니다. 평소에 막힌적이 없었던 번호에서 막혀버렸습니다. 그렇다보니 멘탈이 나가버리고 그 뒤로는 단 한 문제도 제대로 풀지 못했습니다. 정말 저를 믿어준 모든 사람들에게 미안했습니다. 그러나 포기할 수는 없어서 그대로 계속 시험을 쳤습니다. 영어는 이미 수학에서 멘탈이 부서진 경험을 했기 때문에 아무 생각이 없었습니다. 항상 90점 근처에서 점수가 놀았기 때문에 1등급이 떴으면 하는 작은 바램은 있었지만 이미 수학을 망쳤기 때문에 그냥 물 흐르는 대로 가듯 그냥 풀었습니다. 한국사는 원래 자신이 있었기때문에 5분 정도에 다 풀고 다시 검토 한 후 엎드려서 휴식을 취했습니다. 과탐의 경우 물, 생 선택자였습니다. 물리는 평소 유체역학을 제외하고는 자신 있었고 유체역학이 어렵지 않았으면 하는 기대를 가지고 문제를 풀었습니다. 문제가 너무 쉬웠습니다. 하지만 유체역학은 평소 자신이 없다보니 풀이에서 실수를 해버렸더라구요. 생물의 경우 유전을 풀다가 다 포기 했습니다. 어짜피 수학을 망쳤기 때문에 필사적으로 매달리기 싫었습니다.
결과적으로 국어는 1등급 수학 4등급 영어 2등급 한국사 1등급 물리 2등급 생명과학 3등급이 나왔습니다. 이미 눈은 높아질대로 높아진 상태였기 때문에 정시는 단 한 장도 쓰지 않고 재수를 결심했습니다. 그러면서 과탐을 물지로 빠꾸려고합니다. 사실 저는 꿈이 없었고 목표없이 되는대로 살았기 때문에 공부를 열심히 못했다고도 생각합니다. 그래서 올해는 꿈을 찾아서 목표를 세우고 공부를 하려합니다. 여러분의 꿈과 목표는 무엇인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그러나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수학공부 때문에 너무 걱정입니다. 여러분은 수학 슬럼프를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또 다시 수학공부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될지 조언해 주세요.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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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보실때 점수에 관해서는 생각하시면 안될 것 같아요.. 그런 거에 집착하다보면 시험장에서 많이 힘드실 거에요.
첨부터 끝까지 나다
수능에서 수학을 많이 잘본건 아니지만 저도 그렇게 점수 계속 떨어지거나 안오를때 있었는데 문제 수 많은 자이나 쎈 사서 양치기했어요 아무생각없이 문제계속 한 한달 푸니까 감도 좀 돌아오고 쉬운문제는 기계적으로 풀게되서 마음 좀 많이 놓였던거같아여ㅕ
그리고 물지 아주 좋은생각 지학은 대체불가능한 꿀과목이니까여
문제 풀고 풀이과정 다시 한번 꼭 되짚어보세요. 꽤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