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어렸을 때 경험한 정체불명의 지하철 역
심심해서 나무위키에서 도시전설 문서들을 뒤적거렸는데,
그것들 중에 일본에 실존하지 않는 지하철 역에 대한 문서가 몇 개 있었다.
문서들은 대개 경험자가 평소대로 지하철을 타고 있었는데,
한 번 밖을 보니 듣도 보도 못한 지하철을 지나가고 있었고, 주변 풍경도 생소했다고 한다.
그런데 다시 보니, 어느새 또 평소대로 평범한 풍경으로 바뀌었고, 아무 일도 없었단 듯이 다음 역에 도착했다는 그런 이야기다.
그러고보니, 본인도 아주 어렸을 때, 한 번 이해가 안 가는 지하철 경험을 한 적이 있었다.
지금처럼 어렸을 때도 2호선 주변에 살고 있어서 가끔씩 어머니와 누나와 같이 지하철을 타곤 했다.
낙성대역(27번)에서 다음 역으로 가는 중이었는데, 다음 역은 당연히 사당역(26번)이어야 했다.
그런데 어머니께서는 자꾸 다음 역이 방배역(25번)이라고 말씀하시는 거였다.
본인은 어렸을 때 2호선 지하철역을 외우고 다녔기에, 당연히 낙성대 역 다음은 사당역이라는 걸 확신했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방배역은 방배역인데, 방배역이라고 적은 판에 글씨체가 너무 이질감이 들었다.
게다가 주변도 왠지 다른 역보다도 밝았고, 잘 기억은 안 나지만 분위기도 혼자 색달랐다.
원래 이랬었나? 본인은 당시에도 지하철을 자주 탔었는데, 그 때 최근에 탔었을 때만 해도 방배역은 이렇지 않았다.
어떻게 된 일인지 의아한 상태에서 열차는 다음 역으로 출발했다.
열차가 낙성대역에서 사당역을 건너뛰고 방배역에 도착하더니, 이번에는 사당역으로 거꾸로 돌아온 것이다.
역시나 뭐가 뭔지 이해가 가지 않았고, 열차는 계속 달리면서 다시 방배역에 도착했다.
이번에 도착한 방배역은 이상할 게 없는, 지극히 평범한 방배역이었다.
이후로 잊고 지내다가, 가끔 지하철을 탈 때면 그 때가 다시 생각나기도 한다.
너무 어렸을 때 경험이라 그런지, 어쩌면 헛것을 봤을지도 모르겠다.
아쉽지만 이젠 그냥 어렸을 적의 기억으로만 남길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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