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신의 비용
(수정 사유: 중간에 삽입된 동영상이 유튜브에서 삭제되어 동일한 내용의 다른 주소 영상으로 수정하였습니다. 본문은 동일합니다.)
이 글은 다 읽는데 10~15분 정도 걸립니다. 세세한 부분의 옳고 그름을 떠나, 한 번 차분히 읽어 보세요. 여러분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주고자 하는 것이 이 글을 쓴 목적입니다.
저희 가족이 활동하는 강남구 커뮤니티(카페)를 보면, 이사를 간다거나 해서 새 집과 맞지 않게 된 가구라든지, 아이가 다 커서 쓸모 없어진 유아 교재나 옷가지 같은 것들을 회원들이 그 카페의 중고장터 게시판에 내놓습니다. 그쪽 언어로는 ‘드림’을 한다고 하던데요, 따로 비용을 받지 않고 필요한 사람에게 나누어 주는 것을 일컫는 모양입니다. 굳이 내다 판다면 몇 만원 가치 정도일 물건들을 몇 번 ‘드림’하는 것을 보았는데, 물건을 받으러 온 사람이 항상 그 물건 값어치의 과일이나 과자 따위의 것을 들고 찾아오더군요. 그 카페의 문화인 듯 했습니다. 이야기를 들어 보니 또 다른 카페에서는 ‘드림’을 받은 사람이 그 물건의 가치에 상응하는 무언가를 제3자에게 ‘드림’으로 내놓는 식의 문화가 형성된 곳도 있다고 하더군요.
반면 중고나라 카페에서 거래를 할 때는 서로를 잘 믿지 못해 결국 에스크로 서비스를 중간에 끼고 거래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쌍방이 서로 신뢰하지 못하기에 중간에 신뢰를 보증하는 제3자가 개입해 양측으로부터 수수료를 받은 결과, 파는 사람은 더 낮은 가격에 팔고, 사는 사람은 더 비싼 가격에 산 셈입니다. 양쪽이 다 손해죠. 금융도 마찬가지입니다. 돈을 빌리면 갚지 않고 도망가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대출을 다루는 금융 기관들은 추심 부서나 업체를 운용하고 그 비용은 결과적으로 이자의 형태로 “빌린 돈을 성실히 갚을 사람”이 부담하게 되죠.
이것이 서로 신뢰를 하지 못하는 사회가 지불해야 하는 “불신의 비용”의 쉬운 예입니다.
조금 더 추상적인 예를 들어 보죠.
저도 늦은 나이에 군대를 가면서 부끄럽지만 짧게 나마 기초군사훈련을 받았습니다. 입소 초반에 개인 총기를 받고 동시에 정신교육을 받습니다. 한 줄로 요약하면, “우리가 나라를 지키기에 내 나라, 내 가족이 오늘도 안심하고 잠을 잘 수 있다” 정도의 내용들입니다. 짧은 시간 동안이었지만 나름 사명감과 애국심이 생기더군요.
몇 주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새벽에 불침번, 경계근무도 서 보고, 이런 저런 피곤한 훈련을 하다 보니 훈련을 끝내고 나올 무렵에는 그 일을 2년 가까이 하는 현역 장병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그건 지금도 그렇습니다. 군복을 입은 후배들에게 호의를 베풀 기회가 앞으로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기회가 생긴다면 언제든 그렇게 할 것입니다.
반면 저와는 반대되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있습니다.
1994년부터 1998년에 걸쳐 이화여대 교수와 학생 수 천 명의 청원과 헌법소원 청구에 따라 결국 1999년 군가산점 제도가 폐지되었습니다. “합리적인 수준으로 조정”도 아니고 완전한 폐지, 였죠. 재작년 스타벅스가 추석 무렵 특별휴가를 받은 군장병들을 대상으로 사기 진작을 위해 (스타벅스에서 가장 저렴한) “오늘의 커피” 한 잔을 무료 제공하기로 하였는데, 스타벅스 홈페이지 고객의 소리 게시판과 이메일 접수 창구를 통해 일부 여성 커뮤니티 회원들을 중심으로 이것이 “성차별”이라는 항의 메일이 수백 건 게시 및 발신되었다는 사건은 워낙 언론을 여러 번 타 부연 설명이 필요도 없을 정도입니다.
군가산점 제도가 폐지되던 1999년 이병의 월급은 9,600원, 병장 월급은 13,300원이었습니다. 군인 월급이 10만원을 넘기까지 10년이 넘는 시간이 필요했죠. 1999년의 이병 월급을 시급으로 계산하면 50원도 안 됩니다. 당시 최저시급이 1,525원이었으니 최저임금의 3%를 받고 군인들은 근무를 했던 셈이죠. 나머지 97%를 벌충했던 것에는 여러 요소가 있었겠지만, 저는 그것의 상당 부분이 “(오고 싶진 않았지만 이왕 온 이상,) 사나이로 태어나 내 나라 내 가족은 내 몸으로 지킨다”는 의무감, 그리고 그러한 생각을 전 국민들이 지지해줌으로써 생기는 명예의 가치에 의해 설명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내가 목숨을 걸고 (군대에서는 정말 많은 사고가 일어나죠. 제 주변에도 군에서 의문사한 청년이 둘이나 있습니다) 나라를 지켜봐야, 내가 지키는 사람들이 그것을 고마워하지 않고,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을 넘어서서, 그것을 비하하거나 폄훼, 경멸하는 지경(일부 여초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군무새” 등 군인을 비하하는 단어들이 흔히 쓰이죠)에 이르면? 징병을 당하는 남자들은 “내가 도대체 왜?”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유도 모르고 군대에 끌려가지만 가는 입맛이 씁쓸하고 뒤도 개운치 않죠. 이렇게 된 이상 정당한 비용이라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실제로 올해 병사 월급은 작년 대비 88% (8% 아니고, 88%) 증가해서 최저임금의 30%에 이르게 됩니다. 2017년부터 2020년에 이르는 3년 동안병사 월급은 무려 3.12배 인상되어 최저임금의 50%에 이를 전망이죠. 이 증분이, 말하자면 저는 불신의 비용이라 생각합니다. 사회가 똑같은 수준의 안보라는 효용을 누리면서 결과적으로 훨씬 더 높은 비용을 지불하게 된 셈이죠.
애국심과 사명감을 팔아서 병사에게 최저임금도 쥐어주지 않는 것이 옳은 일이냐? 라는 판단을 하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이것이 군가산점제가 폐지되고, 성별 갈등이 점증했을 때 발생하는 비용의 일부임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입니다. 이런 불신의 비용을 더 크게 초래하는 것은 “병사에게 감사하고 있지 않는 상태”라기보다는 “병사를 공연히 경멸하는 표현”입니다. 단지 감사하지는 않을 뿐이라는 것은 수동적인 태도이니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 상대가 알 수 없는데, 적극적인 경멸의 표현은 겉으로 드러나니 상대에게 불쾌감을 주고 자기방어 태도를 취하게 만들기 때문이죠.
여기 2분짜리 동영상 클립을 한 번 보시죠.
존경과 칭찬을 좋아하지 않는 인간은 없습니다. 존경은 이따금 그것을 받는 사람에게서 기존에 없던 모습, 기존에 없던 힘을 이끌어내죠. 연금을 10% 더 받고 존경이 없는 사회에서 살지, 동결된 연금 하에 전과 같은 존경과 예우를 받을지를 미국 참전 용사에게 선택하게 한다면 절대 다수가 후자를 택할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군인에 대한 존경은 똑같은 수준의 안보를 국민들이 보장받는 데 국민들로 하여금 더 적은 비용을 지출하게 만듦으로써 사회적인 비용을 낮추는 역할을 하죠.
징병제 국가라는 사유로 최저임금조차 병사에게 지급하지 않는 우리나라와 달리, 모병제인 미국은 군대를 유지하기 위해 훨씬 더 높은 비용을 지출해야만 합니다. 만약 미국이라는 국가에 군인에 대한 존경이 사라지면, 방위비용은 급증하겠죠. 더 많은 급여를 받아야만 기꺼이 군인이 되려 할테니까요. 뿐만 아니라 군인에 대한 존경은 단순히 사회적인 비용을 낮추는 것을 넘어, 타고난 사명감을 가진 개인들을 유인하고, 전투력을 더 높여주는 역할도 합니다.
군인에 대한 경멸의 기작은 정확히 그 반대로 작동하죠. 미국 영토에서 누군가 베테랑 군인을 비방한다면? 미국의 신문, 방송이 참전 용사를 비판한다면? 평범한 미국인들이 그를 가만히 놔두지 않을 것입니다. 반면 한국은 어떻습니까. 증오를 팔아 페이지뷰를 획득하기 위해 병사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기사를 게시하는 언론이 즐비하죠. 그로 인해 사회가 치러야 하는 비용은 산정도 불가능할 것입니다.
잠깐 군가산점 이야기로 돌아가 볼까요? 미국은 제대군인 뿐만 아니라 제대군인의 배우자나 어머니까지 공무원 공채시험에서 가산점을 받습니다.
회색지대
군인에 대한 존경을 이야기하면, “똥별” 운운하며 군의 부패와 비리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려는 사람들이 나타납니다. 존경을 받을 가치가 있는 직업 각각에 대해, 그 직업 종사자들은 넓은 스펙트럼의 어딘가에 분포합니다. 이 세상에 타고난 악인, 타고난 성자가 거의 없듯이 각 직업 종사자들도 보통사람인지라, 정말 나쁜 사람, 정말 좋은 사람은 소수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중간 회색지대 어딘가에 존재합니다.
의사의 예를 들어 보죠. 스펙트럼 양극단의 “나쁜 5%”에는 꺼삐딴 리 같은 의사가, “좋은 5%”에는 이국종 교수 같은 의사가 존재할 것입니다. 그 사이 90%는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성격, 평범한 도덕과 윤리, 평범한 소신과 사명감, 평범한 이해관계와 의사결정 구조를 가진 사람들입니다. 내가 싫은 것은 그 대부분의 사람들도 싫고, 내가 좋은 것은 그 대부분의 사람들도 좋아합니다.
그 90%의 의사를 다시 꺼삐딴 리에 조금 더 가까운 의사와 이국종 교수에 조금 더 가까운 의사로 스펙트럼의 양 모서리 쪽에 재분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중간에는 굳이 둘 중의 하나를 고르라면 이국종 교수보다는 그래도 꺼삐딴 리에 조금 더 가까운 의사, 굳이 둘 중의 하나를 고르라면 꺼삐딴 리보다는 이국종 교수에 조금 더 가까운 의사들을 배치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이렇게 분류한 100명의 의사를 두고, 1번을 꺼삐딴 리, 100번을 이국종 교수, 2번을 나머지 98명 중 꺼삐딴 리에 가장 가까운 의사, 99번을 나머지 98명 중 이국종 교수에 가장 가까운 의사에 할당하기로 하죠. 이렇게 100명의 의사에게 사명감과 도덕성이라는 기준에 의거하여 1번부터 100번까지 번호를 매겼습니다.
100번 이국종 교수는 우리나라 의료가 어찌되든 자기 몸이 어찌되든 죽어가는 환자를 살릴 사람입니다. 1번 꺼삐딴 리는 존경이고 뭐고 내 돈만 벌면 장땡인 속물 중의 속물입니다. 그 사이 28번, 41번, 67번, 82번 의사는 칭찬받기 좋아하고, 존경받으면 으쓱하는 평범한 사람입니다. 특히 70번, 80번, 90번과 같은 의사들은 조금 더 존경받고, 조금 더 칭찬받으면 기꺼이 매우 힘든 환경에서도 환자를 위해 진료할 사람들입니다.
반대로 사람들이 의사를 경멸하고, 의사와 관련된 인터넷 뉴스 베플을 악플이 도배하면 2번 의사, 3번 의사, … , 28번 의사, 29번 의사가 “어차피 사람들이 저렇게 생각하는데, 나는 돈이나 벌어야지”라고 마음을 바꿔갑니다. 이러한 분위기가 지속되면 그 다음에는 30번 의사, 그 다음에는 31번 의사, … 60번 의사, 61번 의사가 태세를 전환합니다. 더 뒷번호의 의사가 “환자로부터의 존경을 포기”하게 될수록 사회가 지불해야 하는 총 의료 비용은 점점 더 증가하게 됩니다.
그런데, 의료에는 특이한 국면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환자를 1번부터 100번까지 분류해 봅시다. “건강”과 “경제력”의 곱이 가장 작은 사람이 1번 환자입니다. 다시 말해 가장 가난하면서, 가장 아픈 사람이 1번 환자입니다. 반면 가장 건강하고 가장 부유한 사람은 100번 환자입니다. 건강이 좀 안 좋지만 부유한 환자나, 건강은 좋은 편이지만 가난한 환자는 50번 근처 어딘가에 위치할 것입니다. 존경을 포기하는 의사가 늘어날수록, 사회가 지불해야 하는 총 의료 비용이 증가할수록 제일 먼저 피해를 보는 것은 1번 환자입니다. 가장 가난하고 가장 아픈 사람을 구제하는데 가장 큰 비용이 들기 때문에, 사회보험은 비용이 부족하면 제일 먼저 가장 가난하고 가장 아픈 사람에 대한 지원을 끊습니다. 그래야 가장 많은 사람을 살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의사가 좋든 의사가 싫든, 좋은 의사이든 나쁜 의사이든, 환자를 살릴 수 있는 것은 의사밖에 없습니다. 심사평가원 직원이 환자를 살리는 것도 아니요, 인터넷 논객이 환자를 살리는 것도 아니고, 의사만이 환자를 살려낼 수 있습니다.
28번 의사가 “환자로부터의 존경을 포기”하면, 28번째로 의사를 증오하고 경멸하는 사람이 피해를 보는 것이 아니라, 28번째로 가난하고 아픈 환자가 피해를 봅니다.
29번 의사가 존경을 포기하면, 29번 환자가 죽습니다.
30번 의사가 존경을 포기하면, 30번 환자가 죽습니다.
30번 의사가 존경을 포기한 사회에서 의사를 증오하는 발언을 공연히 하는 사람은, 31번째 환자를 죽이는 것입니다.
정확히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모르지만, 아마도 복합적인 이유로 인해 의사 집단에는 피해의식이 상당히 강하게 축적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96번부터 100번까지 의사는 어떤 경우에도, 심지어 경제적 파산 직전에도 의사로서의 사명감을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1번부터 5번까지 의사는 어차피 돈밖에는 관심이 없기 때문에 사명감과 관련된 문제는 어찌되어도 좋을 것입니다. 돈에 눈이 멀어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는 1번부터 5번 의사밖에 없는데, 사람들은 “돈밖에 모르는 쓰레기 같은 의새놈들”이라면서 의사 전체를 비난합니다. 100번 의사는 환자를 보느라 정신이 없어서 그 비난을 듣지 못했습니다. 91번부터 99번 의사는 그래도 넓은 아량으로 “내가 만나온 환자들은 달랐어”라며 이해합니다. 6번부터 90번 의사들은, 이 상황이 어리둥절합니다. 나는 그저, 내 소임을 다 하고, 환자에게 해로운 일을 하지 않고(primum non nocere) 나에게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해왔을 뿐인데 사람들이 나를 보며 “돈밖에 모르는 쓰레기”라고 하네. 뭐 어차피 이렇게 된 거 돈이라도 벌어볼까. 6번 의사, 7번 의사, 8번 의사가 돌아섰습니다. “점점 돈밖에 모르는 의사가 늘고 있다”며 언론이 지적질을 하고, 비판합니다. 9번, 10번, 11번, 12번, 13번 의사가 돌아섰습니다.
그리고 아마도 지금은 48번 의사, 그리고 49번 의사도 돌아선 것 같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골수 극우파로 분류되는 사람을 의사협회장으로 의사들이 선출했을 것입니다. 95번 의사는 의사협회장이 누가 됐는지도 모르고 지금 이 순간에도 일선에서 환자들을 살리느라 쪽잠을 자가며 정신이 없을지도 모릅니다. 75번 의사는 아무리 세상이 의사 신세를 이해해 주지 못해도 극우파를 의협회장으로 앉히는 건 너무 한 처사 아니었겠냐며 자조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아마 1번부터 50번에 이르는 의사들이 “존경은 포기했으니, 차라리 이제는 합당한 보상”이나 받아볼 요량으로 그들의 장으로서 투사를 선출했을 것입니다. 그들로서는 “last resort(최후의 수단)”을 택한 것입니다. 불신의 비용이, 임계점에 도달하여 급증하는 순간을 눈앞에 둔 것입니다.
인터넷의 많은 달변가들이, 언론들이, 칼럼니스트들이 극우파 의사를 선출한 의사 집단을 두고 비아냥거리고 있습니다. 도대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합니다. 51번, 52번, 53번 의사가 돌아서고 있습니다. 불신으로 인한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나는 존경합니다
나는 군인을 존경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국경과 국토를 지키는 나보다 15살 어린 후배 군인들, 그리고 부사관, 장성을 존경합니다. 21번 군인부터 100번 군인 때문에, 그리고 특히 81번 군인부터 100번 군인 때문에, 1번 군인부터 20번 군인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군인을 존경합니다.
나는 의사를 존경합니다. 21번 의사부터 100번 의사 때문에, 그리고 특히 81번 의사부터 100번 의사 때문에, 1번 의사부터 20번 의사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의사를 존경합니다.
존경에는 비용이 들지 않고, 그로 인한 혜택은 모두가 나눠 가집니다.
그리고 그 혜택은 특히 가난하고 병든 사람에게 제일 큰 도움이 됩니다.
당신은 경멸을 말하는 사람입니까, 존경을 말하는 사람입니까?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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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깊은 지식과 신념이 느껴지는 글이네요
좋은 신문 사설 보고갑니다
잘 읽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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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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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멋있다
ㅇㅇㄴ
인간이 라끄리같아진다면 사회주의가 도래하겠지
불신의 비용.. 한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단어인데 많은 생각을 하게 되네요 잘 읽었습니다!
와.....
흔히 자본이라고 하면 돈, 설비, 인재 같은 것만 떠올리기 쉽지만 공동체 구성원들끼리 가지고 있는 신뢰도 자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앞의 세 조건이 같다면 신뢰의 분위기를 잘 형성한 공동체가 활동에서 이기게 되죠.
다만 신뢰라는 것에 '금전적 비용'이 들지 않는다하여 '비용'이 안든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무형의 노력도 비용입니다. 그리고 신뢰의 혜택이 그 자체로 공정하게 돌아가지도 않습니다. 누군가 다른 사람을 신뢰하는데 그 다른 사람은 신뢰를 주던 사람을 신뢰하지 않는다면 혜택은 공정하게 돌아가지 않고 무임승차의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서로 믿는 사회를 만드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단순히 서로를 믿자고 하는 것은 '우리 모두 착하게 살아요'같은 공염불로 끝나기 십상이죠. 애초에 신뢰를 구축하기 쉬웠다면 희소성도 없었을 것이고 이런 고민도 필요 없었을 겁니다. 그런데 돈을 잘 벌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은 매우 어렵지만, 돈을 잘 벌려면 하지 말하야 할 것을 말하기는 쉬운 것처럼, 신뢰를 쌓고 싶으면 하지 말하야할 것은 찾기 쉽습니다. 그 중 하나는 일방적인 신뢰를 요구하는 것입니다.
이런 신뢰의 문제가 종교를 지탱하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개인의 비합리적인 믿음이 집단의 합리적 운용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짜여질 수 있죠. 유대인이 다이아몬드 시장을 꽉 잡을 수 있었던 중요한 이유가 종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감정을 위해 보석을 보낼 때는 항상 절도나 사기의 위험이 따르므로 감시에 그만큼의 비용을 지불해야합니다. 그런데 신뢰가 있다면 그 비용을 줄일 수 있고 결과적으로 훨씬 경쟁력있는 가격으로 보석을 시장에 내놓을 수 있죠. 라크리님이 말씀하신 불신의 비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반면 좋지못한 종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일방적인 요구는 착취로 끝나기가 쉽습니다.
혈연이 없는 사람들이 더 잘 신뢰하고 협력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게 종교뿐만은 아니지만 과학이 이렇게 발전한 시대에도 종교가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이 신뢰 형성이라는게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ㄷ
군인과 마찬가지로 경찰관들도 비슷한 처지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처리를 대충 하는 경찰관들이 언론에 종종 비춰지니 사람들이 인터넷 속에서나 심지어 현실에서도 경찰이 언급되면 까내리기에 바쁩니다.
그런 광경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픕니다.
그 사람들은 0~20번 경찰들인데..
저희 아버지가 경찰관이십니다.
자라오면서 그 직업을 존경하고 직접 꿈꾸기도 했기에 본문에 더욱 공감이 가는 것 같습니다.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었던 신뢰의 힘을 체감할 수도 있었고요
그저 고트... 글 읽으면서 항상 감동받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 조만간 또 읽으러 오겠습니다.
지금 읽어도 좋은글이네요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