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린치 [329543] · 쪽지

2011-08-12 17:15:21
조회수 1,970

EBS 연계율에 대한 진실 - 곽덕훈은 어떻게 평가원을 설득하고 교과부가 승인하게 만들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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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문학 질문하러 갔다가 빡쳐서 글 가져왔으요;;

공지사항에 있던거라 그냥 긁어왔네요

글쓰신분은 비문학 쫑내기의 저자이신 최춘태교수님.

필자는 2010년, 2월에 EBS 사장 곽덕훈 씨를 만나 장시간 얘기를 했습니다.
그는 방통대 교수였고 필자는 대학가와 학원가를 20년 살아온 전문가였지요.
사교육 절감에 대한 필자의 견해를 듣고싶다 해서 만났어요.
그러나 그는 실상을 몰랐어요.
사학을 잡는다는 게 학원을 잡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었어요.
건전한 학원은 살려야 공교육이 산다고 했지요.
사교육비를 부추기는 것은 불법 고액 과외이지 학원이 아니라고 했지요.
학원은 서민을 위해서도 필요하지요.
공교육이 무너진 것은 스스로 문제가 있기 때문이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학이 있어야 스스로 깨어날 수 있다고 했지요.
만약, 공교육보다 질높은 사교육이 사라진다면 경쟁상대가 없는  공교육은 영원히 스스로 깨어날 기회가 없다고 했지요.
실정을 모르는 그에게 어떤 말을 해도 소용이 없었어요.
필자가 보기에는 걸음마하는 아이가 제 고집을 피우는 것 같았습니다.
그가 한 얘기는 이랬습니다.

1. 사교육 시장을 잡겠다.
2. 그 일환으로 전국에 명강사를 영입해서 강의료와 인지대를 충분히 주겠다.
3. 방송국 사정이 어렵다.
4. 평가원과 연계를 하겠다.

이 넷을 그는 해결했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해결했을까요?
논술 전문가로서 추리해볼까요?^^


1을 명분 삼아 2의  실행이 필요했습니다. 그런데 3이 문제였습니다. 이 3을 위해서는 재원이 필요했지요. 그 방법이 4였습니다. 그들에게 강의를 시키고 평가원 연계를 얻어내면 엄청난 책을 팔 수가 있다는 절묘한 생각이지요.

그래서 평가원의 공권력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4가 필요했던 겁니다.
4가 이루어지니 어마어마한 액수의 책을 학생들에게 팔 수가 있었습니다.

그 원인이 이렇게 시작된 것입니다.
EBS 곽덕훈의 발상이 "연계"였고  이것이 확장되어 "1%" 만점이란 것이 생겨났기 때문에 필자는 분노하는 것입니다.
애당초 교과부의 연구 끝에 나온 것이었다면 필자는 지켜봤을 겁니다.

그들의 연계는 결국 EBS 곽덕훈 사장으로부터 시작되었고 그의 설득에 평가원이 넘어갔고 교육부가 승인한 것입니다.
이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필자는 직접 만나 얘기를 했기 때문에 잘 알지요.

그러나 사교육비는 오히려 상승하고 있습니다.
다니던 학원 그대로 다니고, 여기에 추가해서 각 과목 EBS 교재를 억지로 사야 했습니다.
이번 6월 모의로 인해 논술, 영어 면접 시장이 이미 불붙었습니다.
사교육비는 더욱 상승될 것입니다.

우리 학생들이, 학부모님들께서 불쌍합니다.
한 인간의 집요한 설득으로 교육 정책이 그럴싸하게 변질된 모습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들은 절묘한 맞물림이라고 하겠지요.
필자는 그게 화가난 것입니다.

수능시험은 지난 날 예비고사나 학력고사의 암기력 위주를 벗어나 사고력을 시험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암기력으로 다시 돌아간 걸 아시겠지요?
이는 상위권뿐만 아니라 중,하위권에게도 큰 손실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EBS 교재만 달달 외운 학생들은 앞으로 많을 것입니다.
그들은 완전히 실패볼 것입니다.
옛날 같았다면 그들도 수능을 위해 사고하는 공부를 했을 텐데, 암기만 했기 때문에 그 이상의 문제는 풀 수가 없습니다. 실상 문제는 사고력 문제가 나오겠지요. 줄을 세워야 하니까. 줄을 세우기 위해서 난이도 조정을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작년 수능에서 연계율 70%라고 하나, 학생들의 체감은 별로 없었다고 했어요.

이번 6월 문제보다 9월 문제가 조금 더 어렵겠지요?
그렇지 않으면 이번 같이 그 많은 화살을 감당하기가 더 힘드니까요.
본 시험에서는 더 어렵겠지요?
상대평가의 본질인 줄세우기를 해야하는 상황에서 이번 6월처럼 출제했다간 나라가 들썩이겠지요.
난이도 조정은 그래서 하는 것입니다.
이 난이도 조정을 피해갈 수험생은 없습니다.

몰지각한 한 인간의 돈장난에 백년대계의 교육정책이 바뀐 것입니다.
이게 필자를 견딜 수 없게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필자가 평가원에 그 많은 비판을 한 것입니다.
청와대에도 비판의 글을 남겼습니다.

학생 여러분!!
어떤 일이 있어도 목숨을 끊어서는 안됩니다.
살아남아야 그들을 응징할 수 있습니다.
필자가 여러분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여러문들의 상처는 이 필자가 살아가면서 어루만지겠으니 제발 극단적인 생각을 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어금니 깨물고 다시 전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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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원 폐지하라
이 글은 필자가 언론기관에 보낸 글입니다.

평가원 폐지하라
                               
                                                                                                                                                                                                                       최 춘 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은 6월과 9월 수학능력 모의고사를 출제하며 11월 수학능력 본시험을 관장하는 국가 기관이다. 이 평가원의 출제방향에 따라 교육의 백년대계가 좌지우지되는 중차대한 문제가 발생한다. 온 국민의 관심사가 경제와 교육에 큰 비중을 두고 있는 지금, 평가원이 이 나라의 교육을 공황상태로 끌고 가고 있다.

 이번에 평가원이 출제한 6월 모의고사는 역대 수능시험에서 가장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EBS와의 연계를 빌미로 낸 문제가 점수 대란으로 이어져 변별력 제로 상태가 된 것이다. 중,하위권의 찬사와 상위권의 분노를 쏟아낸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평가원 게시판에는 평가원장을 향한 학생들의 비난과 원성이 도를 넘어선 상황이다. 막말도 서슴지 않고 있다.

 문제의 시발점은 평가원이 EBS 방송과 검은 손을 잡은 데서 비롯된다. 이 두 기관은 사교육비 절감이라는 공통된 명제를 두고 연계하기로 결탁한다. EBS 교재와 방송으로 공부한 학생이 모의고사와 수능시험에서 점수를 잘 받게 함으로써 사교육비를 현저히 줄이자는 것이었다.

그 결과는 어떠한가? 기존의 사교육 시장은 꿈쩍도 하지 않았고, 학부모는 EBS 교재 십여 과목의 책값을 추가로 지불해야 했다. 이보다 더 심각한 것은 EBS 교재로 고액 불법과외가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사교육비는 오히려 상승세를 타고 있다. 결과적으로, EBS와 평가원은 사교육비를 잡기는커녕 오히려 올려놓았고, 과목별 출제 문항마저 최악의 저질로 치닫게 된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평가원의 이런 정책을 두고 대학들이 팔짱을 끼고 있을 리 만무하다. 변별력 없는 수능시험으로 인해 대학들은 본고사 시험, 논술 시험, 영어면접 등의 도입이 불가피하게 될 것이고 이에 따른 사교육비는 국가 존립의 기반을 흔들 정도가 될 것이다.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수능시험의 본질인 사고력 측정은 불가능하게 되었으며 암기력만 좋으면 수재라고 평가되는 세상이 된다는 것이다. 지난 날 예비고사, 학력고사와 같은 암기력의 폐해로 인해 사고력으로 발전한 수학능력시험이 구시대의 폐습으로 되돌아가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인재 양성이라는 국가 교육의 백년대계를 망쳐놓는다는 것이다. 자연자원이 거의 없는  우리는 인재 양성만이 험난한 국제사회에서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중하위권 학생이 일주일 EBS 공부해서 만점을 받는 시험으로 무슨 인재를 길러내겠는가. 있는 인재를 바보로 만들어 오히려 사장시키는 꼴이 된다. 평가원 게시판을 보지 못했는가? 상위권 학생이 울분을 토하며 공부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그리고 평가원은 EBS 방송과의 연계율로 국민과 순진한 학생들을 속이지 말라. 평가원은 수능시험을 통해 학생들을 일정 등급으로 줄 세워야 하지 않는가? 그 연계율이 100%가 되더라도 난이도 조정을 피해갈 학생은 아무도 없다. 평가원은 EBS 책과 방송으로 공부하고 있는 90% 이상의 학생들에게 도대체 몇 등급을 주려고 하는가? “눈으로 풀었으면 100점인데, 발바닥으로 풀어 97점 맞았다”고 하는 시험으로 90% 학생 모두에게 1~2등급을 줄 수 있는가?

사교육비의 상승, 본고사 시험 부활, 영어면접과 국가적 인재의 몰살이라는 대재앙을 앞에 두고 평가원은 태평가를 부르고 있다. 시행착오를 오류로 보지 못하는 수장은 자신과 국민을 위해 자진 사퇴해야 한다. 평가원 게시판에, 9월 모의고사에서도 이렇게 출제된다면 자살을 강행하겠다는 학생이 있었다. 평가원은 국민과 학생에게 더 이상 상처를 주지 말고 용단을 내려야 한다. 사령관이 전쟁에서 작전을 잘못 짜면 고귀한 병사의 생명만 앗아갈 뿐이다.

평가원은 EBS와의 연계를 끊고 자기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야 한다. 각 기관은 고유의 업무가 있다. 각자의 고유한 업무에 충실했다면 결코 국가 재난의 문제가 발생할 리가 없다. 또, 평가원과 EBS는 서로가 연계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담합이고 협잡이며 공정거래 위반이다. 한국의 건전한 우량 출판사가 줄줄이 도산하고 있다. 공권력이 특정 방송사를 앞세워 학교, 학부모, 학생들에게 EBS 책을 사라고 으름장을 놓은 것 아닌가? 그 으름장으로 90% 이상의 학교에서 EBS 교재를 채택했고 학부모들은 수천억의 책값을 추가 부담하지 않았던가?

평가원은 사교육비를 잡기 위해 EBS와 연계한다고 했지만, 사교육비를 잡기는커녕 더 부추긴 형편에, 지금도 EBS와의 연계를 운운할 명분이 없지 않은가? 그와 어떻게, 무엇으로 담합했는가?

평가원은 제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 담합 전의 평상으로 가든지, 아니면 스스로를 폐지하라. 현 상태라면, 없는 편이 있는 것보다 훨씬 문제가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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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뱁새갱생황새 · 271061 · 11/08/12 17:17

    오오미 잘읽었습니다.. 그런데 6월은 만점자 1%맞추다가 봉변당할까봐 일단 수험생 테스트한듯.

    그래도 평가원 수학문제는 참 좋은데..

  • 닭고기 · 352915 · 11/08/12 17:25 · MS 2010

    정말 멋진글입니다. 연계 이면에 그런 사실이 있는 줄은 몰랐네요

    수능이 6월같은 식으로 나온다면 전국에 자살방지 대책을 세워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 Suicide · 378418 · 11/08/12 17:26

    곽덕훈이 눈을 뽑아다가 개조해주고싶다

  • 와플바라기 · 328018 · 11/08/12 17:46

    저는 연계를 하든 말든 상관 없다고 봅니다.( 다 본다고는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이 제대로 보지 않을 것은 자명하고 연계 안해도 아직 미적분 문제의 형태를 정확히 알 수 없고 문제도 적어서 컨텐츠가 부족하므로 결국 그나마 싼 EBS를 선택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1%를 만점으로 해야한다는 강박 관념은 평가원으로 하여금 쉬운 문제를 양산했고, 덕분에 학생들은 엄청난 등급컷과 변별력 상실로 인해 수시에 목숨을 걸게 되고, 이는 사교육 시장(특히 논술강좌)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작년에 제가 수능공부를 할 때는 평가원 문제집 7권과 언어 풀이법 책 2권 영어독해책 1권 영어 문법책 1권 영어단어장 3개 EBS파이널 언외 각1권 EBS수능특강 일본어 1권 이외의 사교육은 수학 보습학원 하나만 다녔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제가 공부할 때도 70% 연계를 통한 사교육 개혁 의지는 있었고 저를 제외한 많은 학생들이 EBS를 공부했습니다. 다만 수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제대로 공부하지 않았기에 저보다 성적이 좋지 못하였죠.

    분명 임기가 3개월 남짓 남은 평가원장을 단칼에 짤라버릴 정도로 정부의 사교육 개혁의지는 대단합니다. 하지만 수능(평가원 문제)이 쉽게 나오면 쉽게 나올수록 변별력은 상실하고 학생들은 다들 불안에 떨며 여기저기 다른 사교육을 찾게 됩니다. 결국 문제를 쉽게 내서 사교육을 잡겠다는게 다른 사교육을 만들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공교육 정상화(이 글과는 상관없지만요) 라는 본래의 취지도 더이상 학교선생님이 아니라 EBS 답변선생님이 되어버린 일선에서는 퇴색된지 오래입니다.(이건 작년부터 있었죠)

    따라서 EBS의 연계율도 문제이긴 합니다만 연계를 한다고해서 문제가 쉬워지면 안된다는 겁니다. 물론 쉬우면 쉬워서 틀리고 어려우면 어려워서 틀렸다는 억지논리를 펴는 학생들에게는 상관없는 얘기겠지만, 열심히 수능을 준비해 온 학생들, 특히 사교육을 받을 수 없는 형편의 아이들을 위해서는 절대로 문제가 쉬워져서는 안 됩니다.

    특히 정시에서 수능의 영향력이 증가하고 논술이 여전히 존재하는 서울대 지원자는 수능이 쉬워지면 논술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상승해서 사교육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필요 이상의 두려움을 줄 수 있습니다.

  • [S.E.] 각성남 · 301892 · 11/08/12 17:58

    교육방송도 없애야됨 교육방송이 교육방송이아님

  • 매화. · 379481 · 11/08/12 18:45 · MS 2011

    일단 깨알같은 논술 전문가 ㅋㅋㅋㅋ 장사꾼으로써의 자질이 출중하시네.....
    님들 그거 아세요 울 나라는 OECD 국가 중에서 자체 문제 출제기관이 없는 유일한 국가임
    맨날 교수들 외주줘서 하지요... 우리나라 습성상 연줄 닿는 교수 뽑는건 당연한거고..

  • sssjooo777 · 381431 · 11/08/14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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