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하세 [283096] · MS 2009 · 쪽지

2011-03-25 21:3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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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3수생의 수기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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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사탐이 거지같이 나오긴 했지만,

6월 9월에 비해서는

정말 잘나온 등급이었다.

여기 계신 분들에게는 정말로 하찮은 성직일 수 있는데,

난 저 성적표 받아들었을 때, 정말로 오예 재수 안한다!!!!!!!!!이렇게 외쳤다.

성적표 받기 전까지는 언어가 1 나올 줄은 몰랐다.

가채점 했을 때는 2등급 끄트머리였는데.

그래서 성적표 받기 전까지는 1달동안 다녔던 학원에서 공부를 더 했었다.

지금생각해보면 무슨 생각을 하며 다녔으며, 공부를 내가 몇자나 했는지 알수가 없었다.

정말 그때도 한심한 생활을 했는데, 예를 들면 dmb 보다가 원장 오면 후닥닥 끄고 하는 그런 한심한 짓을 했다.

그것도 수능 치고 남들 다 놀 때 학원에서 혼자서.

아예 차라리 놀았으면 더 좋은데.

(3번의 수능 중 가채점이 정확했던 적은 재수 수능때 뿐이었다. 나머지 두번은 실채점이 더 잘나온 케이스)

거지같은 사탐 성적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122라는 받아본 적 없는 성적표를 들고 마냥 꿈에 부풀어 있었다.

그래도, 사탐까지 쳐서 점수 환산을 해보니

뭐 서강대 성대는 어느 과도 꿈 꿀 수 없었고

한양대 아주 낮은 과정도에는 써 볼 정도가 되었다.

가군 한양대 철학과 나군 경희대 사회과학 다군 시립대 경영

표점 511 가지고 정말로 미친데만 넣었다.

심지어 대학 발표 나기 전까지는

내가 저 대학 붙어도 만족하고 다닐 수 있을까 하는 그런 생각조차 했었다.

그러한 나의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듯

세개 다 예비번호도 못받은 채 떨어졌다.

시립대는 예비번호는 주더라. 800번대였다 ㅋㅋㅋㅋㅋ

그래도 난 절망하지도 않고 재수 준비를 했다.

1월 중순부터 시작을 했는데, 독재를 했다.

집 근처에 독서실을 끊었다.

보통 재수를 하면 부끄럽다 이런 생각들 많이 하던데,

난 전혀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다.

왜냐? 긍정적이라서 그런게 아니고 자만심에 부풀어있었다.

공부 안했는데도 122 씩이나 받았잖아 하는 생각을 했다.

재수 때의 내 생활은 현역때에 비해 전혀 나아진게 없었다.

아침에 독서실 가서 잠깐 눈붙인다는게 언제나 아침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풀로 잤다.

부시시 일어나서 집에가서 밥먹고 독서실 다시 와서 또 자고

저녁먹으러 가서 밤에는 독서실 컴터 하다가 친구 만나러 가고.

요약하자면 이런 막장 짓을 6월달 때까지 했다.

6월 성적

122 133

참 신기했다. 공부 안했는데도 저정도가 나오다니.

그런데 아버지는 뭐라하셨다.

어떻게 발전이 없냐고.

난 오히려 그런 아버지한테 화를 내고 놀러나갔다.

지금 생각해보니 참 나도 몹쓸 인간이였다.

6월 즈음 해서 친한 친구 한명이

내가 예~~쩐에 다녔던 수학학원의 자습실을 맡아서 공짜로 학원 다니면서 수능 다시 볼건데,

너도 같이 와서 공부하자 해서

갔다.

말이 자습실이지, 정말 우리 둘의 아지트였다.

학원 다니는 애들은 자습실에 오는 빈도가 적었고,

설령 공부하러 왔더라도 우리 둘이 하도 시끄럽게, 때로는 친구들 불러서 술판도 벌이고 하는 통에

금방 나가기 일쑤였다.

그당시에도 약간 미안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진짜로 백배 사죄할 일이다.

미안하다 얘들아...

그렇게 한 두어달 그곳에서 공부도 안하고 막장짓하다가

자습실에 애들이 없다는 이유로 원장님이 자습실을 폐쇄했다.

다시 독서실로 돌아갔다.

여전히 공부는 안했다.

참고로, 내 인생 21년 중에서 재수때 본 영화가 나머지 인생 때 본 영화를 다 합친것 보다 더 많다.

그렇게 9월 모의고사를 봤다.

112 223

참으로 신기했다.

난 정말로 저때는 내 머리가 좋은 줄 알았다.

보고 계신분 보면 정말 재수없다 하겠지만,

정말로 그랬다.

저 성적을 믿고, 당연히 공부 안했다.

그래도 도의적으로 6월 9월은 풀어야겠지 생각해서

그것만 한 10번 풀었다.

오답 분석도 제대로 안하고...

그렇게 수능을 봤다.

언어가 내 생각엔 정말로 어려웠다.

그해 6월 1컷이 82 9월이 84여서

이번 수능도 그정도 난이도라 생각했다.

수학은 정말로 쉬웠다.

직감적으로 이번 컷 92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실제로 그렇게 되었다.

외국어는 별 생각없이 풀었다.

나중에 보니, 어려웠다더라.

사탐은...잘 모르겠다 ㅎㅎ

그렇게 시험을 끝내고 나와서 밤하늘을 봤다.

그 당시에 밤하늘은 정말 아름다웠고, 이제는 대학 갈 수 있겠지 생각했다.

집에와서 채점을 했다.









321 113

현역때 보다 더 떨어진 성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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