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DEOº [227712] · MS 2018 · 쪽지

2010-07-16 19:5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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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한 사수생의 의대 합격수기 episode 06 -사수(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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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수... 내 마지막 입시



-신은 나를 버렸다 -

특별히 믿는 종교는 없지만 만약 신이 있다면 나를 버렸을 것이라 생각했다.

고등학교를 입학해서 정말 한 순간도 내 꿈과 희망에 대해선 의심해 본적이 없었는데....

단순히 잘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하루하루 버텨오면서 살아 왔는데......

그것이 전부 무너진 것이다 436점이라는 초라한 성적 앞에.


나는 내가 억수로 재수가 없는 놈이라고 생각했다.


내 노력에 걸맞는 대가를 받지 못한다고.... 항상 서러웠고 모든 일에 대한 책임을 외부로 돌리고 싶었다.

아무도 믿지 않는 냉대와 차가운 시선들........

재수를 하면 친구가 떠나가고, 삼수가 하면 부모가 떠나간다. 라는 입시계의 우스개 소리는

실제로 재수 삼수를 해보면 어느정도 수긍이 갈 것이다.

물론 진짜로 떠나간다는 소리는 아니지만,

주위의 태도변화는 상당히 가시적이었다.

하긴 나도 내 자신을 믿지 못했으니까.


꿈을 이루지 못한 내 자신은 패배자라는 오명 때문에

죽고 싶을 만큼 한없이 괴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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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레모니를 하고 싶다...... 난 축구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재수 삼수시절 공부하면서도 위닝은 꾸준히 했고, 해외축구는 꼬박꼬박 챙겨본다. 좋아하는 선수는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인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세레모니는 2006년 독일월드컵시절 호날두가 패널티골을 넣고 무릎을 꿇고 포효하는 장면이다. 의대에 합격하면 나도 꼭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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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해 무척이나 추웠던 겨울, 같이 삼수를 했던 우리는 여행을 갔다.

강화도에 펜션을 잡아 겨울바다를 보고 오려는 계획이었는데,

그 날은 한파주의보가 발령난 날 이었다.

느즈막하게 도착한 우리들은 고기를 구워먹고 그간 쌓여 왔던 회포를 풀며

서로를 위로하고 있었다.

먼저 대학을 간 친구들과 가족들 조차 혀를 끌끌차며 무시 아닌 무시를 받았던 우리들(나만 그렇게 느꼈을 지도 모른다.)은 성공이든 실패를 떠나서 서로가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를 지켜봐왔기에 서로의 심정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술잔을 기울이고, 소세지를 끓는 물에 넣을 때쯤 이중 그나마 대학 원서를 제대로 써볼만한 M군이 먼저 입을 열었다.

‘ 내가 삼수까지 하면서 정말 심하게 느낀 것은 우리가 이만큼 고생하면서 늦어진 것도 있지만, 그만큼 얻은 것도 있다는 거야. 공부에 있어서 재수 삼수가 그렇게 어려운 것은 재수를 하는 사람은 고 123 이 삼년간 공부 했던 것에 또 +알파를 해야된다는 거고 삼수를 하게 되면 앞의 4년의 공부에 또 추가로 공부를 해야 그나마 성공할 확률이 생긴다는 거야.’

머리를 한방 얻어 맞은 기분이었다.

그렇다.

재수생 삼수생들의 실패 원인은 다름아닌 ‘나는 어느정도를 이미 했다는’ 자만감이었다.

이미 한번 해본 공부를 다시 보기란 얼마나 짜증스러운 일이었던가.

내가 재수 삼수를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바로 그것이었다.

자신이 발전없이 똑같은 것을 계속 봐야된다는 허무감...

그 감정과 교묘하게 섞여 있는 ‘현역들 보다 내가 앞선다.’라는 묘한 자만감이 패배의 원인이라고 확신했다.

하지만 그것이 맞고 틀리고를 떠나서 난 더 이상 수능을 칠 의지가 생기질 않았다.

K군은 나름의 하소연을 했다.

‘수학을 정말 누구한테도 뒤지지 않을 만큼 했다고 자신했는데, 성적이 이렇게 나오니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를 모르겠다.‘

이 것이 한때 빌보드 1등을 했던 학생의 말이란 것이 믿겨지는가?

사실이다.


이 두 사람의 이야기 순서가 어느 쪽이 먼저 인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우린 약간은 취해있었으니까?)

어찌됐든 우리는 그나마 쌓였던 한(?)을 풀고 집에 돌아왔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이제 쌩사수는 안된다고 생각했던 우리들은 각각 원서를 지원하되, 하나씩 안전지원을 하게 되었다. 물론 의대합격생은 우리 중에 나오지 못했다.

M군만이 고대 경영학과에 합격해 제대로 된 새내기로서의 생활이 시작되었고, 나머지 이과 생들은 ‘이거 수능을 쳐야돼 말아야돼.’ 라는 어정쩡한 생각을 가지고 대학에 합격했다.


원서철 동안 나는 한참을 어정쩡한 시간을 보냈다.


공부가 너무 지긋지긋해서 난 12월 1월 2월동안 무의식적으로 책에 있는 글자를 한자도 안보고 있었다. 그냥저냥 삼수를 한다는 명목하에 만나지 못했던 재수 친구들을 만나고 K군과 고등학교 동창회도 주선하여 놀았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그리 유쾌하지는 않았다. 내 자신의 처지가 너무 초라했기에...




2월 중순쯤 이었나,

어두운 터널을 지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보내고 있을 무렵, 그 사건이 터졌다.

그날 전날 나는 평소와 다름없이 드라마를 보면서 하루를 떼우고 침대에 누워서 잠을 잤다.

내게 처해있는 현실을 잊고 싶기에 나는 1~2월을 하루 평균 11시간씩 잠을 자는 중이었다.(5년동안 하루에 5~6시간을 자던 내가)

새벽에 앙칼진 목소리들이 나를 깨웠다. 부모님이었다.

예전에 다른 몇가지 일들로 싸우신 적들은 있었지만,
요즘 부모님들이 싸우시는 주된 테마는 나의 입시에 관련된 내용이었다.

그날도 걱정이 많으신 어머니의 푸념에 인내의 한계를 돌파한 아버지가

나를 새벽에 소리를 질러 깨우셨다.

그 날의 대화 내용은 사실 다시 상기 하긴 싫다.

다만, 아버지께서 매우 격양된 어조로 나를 혼내셨다는 것과

혼내시는 내용은 니가 이렇게 빈둥대고 있으면 안된다는 말씀이셨다.

구구절절 옳으신 말씀이었지만, 꼭 새벽에 출근전에 깨워서 그렇게 다그치셔야 했나라는 생각에

아버지가 출근하신 뒤에도 한동안 분노가 가라앉질 않았다.

몇시간뒤 어머니와도 말싸움을 하고 화가 머리끝까지 난 나는 책상에 있는 핸드폰을

바닥에 세게 던져 부숴버리려 했으나,

친형이 사준 핸드폰이라 차마 그러진 못했다.


대신 세상과 단절을 해 보겠단 심정으로 1년동안 즐겨왔던 싸이월드를 탈퇴했다.

네이트온 연동으로 네이트온 아이디까지 지워져 버린 난

얼마 뒤 도국이 형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한번보자’

형과 오랜시간 얘기를 나누고 마음이 누그러져서 다시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국이 형은 내 힘든 시간 나를 인정해 주고 용기를 주는 친구이자 은인이었다.

사람은 살면서 3명의 은인을 만난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도국이 형이 그런 사람이었다.


대학 합격소식이 있을 때까지 남은 방학기간은 무작정 시작한 독서와 일본어 공부로 채워졌다.
당장 수능공부를 시작하면 작년에 여름부터 공부를 안했던 것처럼 역효과가 날듯하기도하고

일단 꼭 의대를 가야되나 라는 생각도 들었기에 이 두가지를 시작했다.


독서를 한 이유는 세상의 모든 책을 읽고 지식을 머릿속에 담으면 내삶이 달라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시작했고, 내가 주로 읽었던 서적은 Oxford 출판사에서 나온 어린이용 영어소설과 자기계발서 또 내가 의학,과학 분야 다음으로 좋아하는 경영 경제서적을 읽기 시작했다.

내가 사수를 한 것을 지금 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점은 아마 이 시기 이후로 늘어난 내 독서량 덕분이 아니었을까.

일본어는 내가 워낙 가깝고도 먼나라라는 관심이외에 내 뇌리속에 염두해 두고 있었던 점은 일본의대 진학이었다. (정말이다!) 이 말도 안되는 상상은 전 국민 4천만명중에 한해 천명이 안되는 의대인원(정시로)을 뽑는 우리나라보다 1억 2천만명에 1만명이 넘는 의대정원이 비율적인 측면으로 들어가기가 조금이라도 수월할 것이다 라는 어이없는 생각을 해봐서 일 것이다.(물론 일본어가 된다는 전제하에)

물론 이 생각은 일본어를 공부하면서 자연스레 사라졌는데, 1년간 일본의대에 입학할정도의 일본어 공부라니 ㅋㅋㅋ 그때 얼마나 절박했는지....

이것저것 공부하며 성균관대 자연과학부 합격발표가 났다.

2월 까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 있으니 오란다.

나도 대학생이 되긴 하는구나 하는 묘한 기분에 오티를 참석했다.

성균관대학교로 가는 길은 우리집에서 수월했다.

수원역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30분정도를 가면 수원역에서 지하철로 환승해 두정거장을 거치면 성균관대 역이 나온다.

오티 당시 자연과학부의 정원은 400명가량이었는데, 공대정원과 비스무리한 숫자였다.

학교에서는 1학년부터 과가 정해진 다른과와는 달리 자연과학계열과 공학계열의 특성상

빠른시간내에 친해지라는 명목으로 LC라는 반을 개설했다. (Listening comprehension이 아닌 Learning community) LC라는 반은 일주일에 2번 영어수업을 항상 같이 듣는 클래스였는데, 난 LC2반에 배정되었다.

20명가량 모인 이 그룹에서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오락을 했는데, 뭐든지 열심히 해야된다는 신념을 가진 나는 이 날 삼수생이라는 나이에도(?) 최선을 다해 게임에 임했다.

시간이 다 되자 당시 나보다 한 살 많은 형과 내가 LC2반의 반장후보에 올랐는데 원치 않았지만 당선되고 말았다;;;;;

대학가의 클럽전반이 싸이월드에 있어서 나는 별 수 없이 2달만에 다시 싸이월드에 가입을 하고 LC2반을 이끌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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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수를 하건 의전을 준비하건 난 1학기 대학을 입학했다는 생각에 될 수 있는 데로 많이 놀고 싶었다.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도 풀고 재충전의 시간도 가져보고 싶다는 생각에서 였다.

다행히 학교에서는 올해 밖에 나가지 않고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시설이 등장했다. 바로 디지털도서관.

삼성에 지원을 받고 있는 성균관대학에서 자부심을 가지고 만든 수백억원대의 초대형 도서관이었다. 운좋게 내가 입학할 당시 완공되어 선배들은 얻지 못했던 특혜를 누렸다.

전면 유리로 만들어진 이 건물에는 모든 시설의 디지털화와 위층에 커피숍이 있는 멋들어진 시설이었다.

무엇보다 나를 행복하게 했던 점은 수많은 장서의 수.... 이제 더 이상 책을 살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이 나를 도서관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게 했다.

1학기 수강신청에서 난 18학점을 신청했다.

글쓰기
일반화학
일반생물학
미분적분학
영어쓰기
과학영어

또 이해 글로벌시대에 맞춰나가자는 학교의 슬로건 아래 시험, 수업, 레포트의 모든 영역에서 과학, 수학분야를 영어화 시켰다.

원서를 읽고 레포트를 영어로쓰고 시험을 영어로 치는 1학기의 대학교육은 영어접촉빈도를 높여 나에게 영어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새로운 그리고 한단계 높은 학문을 공부할 수 있는 나날들이 작년 수능공부를 반복해서 하는 작업보다 훨씬 기뻤다. 멋진 대학 캠퍼스를 거닐며 자신이 선택한 수업을 들으러 걸어가는 삼수입학생의 기분은 아마 고3에서 바로 입학한 학생들보다는 좋았을 것이다.
수업을 듣고 남는 시간에 동기들과 영화와 프로야구관람을 하면서 보내는 시간은 근래 가장 행복했던 경험들이었다.

오르비 수기의 특성상 놀면서 돌아다녔던 점을 너무 오래 서술하면 안될 듯 하여 그만 쓰기로 하겠다.

동기들 중 많은 녀석들이 좋았지만, 위닝을 많이 했던 L군과 어여쁜 P양은 지금도 연락하고 내가 응원하는 ‘내 사람’들이다.

고생 많았던 나를 붙잡아 주고 일으켜 세워줬던 도국이형의 영향때문일까? 난 이 경험을 이후로 내 아래 사람들을 챙겨주는 버릇이 생겼다.

자신이 잘 나갈 때 잘해주던 사람들이 뜻대로 일이 풀리지 않고 태도가 무섭게 돌변하는 그런 경험을 남들보다 빠른 시기에 겪은 나는 인간관계에 대한 관념이 많이 바뀌었다. 알랑방구와 아첨을 일삼는 자들과 어려운 시기 정말로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들의 차이. 겪어보지 못한 사람들은 모른다. 그래서 난 ‘내 사람’을 챙긴다.


그런 웃고 노는 시간이 지나고 5월 축제 전후로 해서 난 잠적모드에 들어간다.

재충전이 모두 끝났다고 판단하고,

난 내 마지막 수능을 3번이 아닌 4번을 도전해 보기로 결심했다.

대학입학이후 삼수팸과 도국이형 이외의 연락을 끊은 지 오래였고,

5월 이후는 동기들과의 연락을 어느정도 단절하는 상태에 들어갔다.


2009년 들어서 최초로 풀어본 수능문제는 5월달에 풀어본

3월 경기도 교육청 모의고사

총점 462의 성적에 나도 아직 죽진 않았구나라는 생각에 어느정도 용기를 내었다.

기본적으로 독학을 시작했던 시기라 그 해의 출판되는 서적의 개념을 보기로 생각하고

언어는 기출문제, 수리는 EBS와 일등급수학, 외국어는 EBS와 원서읽기를, 과학도 EBS를 구입해서 풀었다.


잠적이라고 하지만 LC 반장으로서 정기적으로 애들과 조금은 만날 수밖에 없었고, 아는 선배도 없는 난 반수에 대한 얘기를 동기들에게 그냥 공개하고 다녔다.(동아리도 밴드부를 들었다 탈퇴하였다.)

이런 형편에 동기들과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 집에 2~3시에 도착하여 3시간 자고 6시에 아버지와 같이 일어나 학교 도서관에 도착해 EBS 생물1의 문제에서 ‘알콜의 양에 따른 분해시간’을 표로 나타낸 문제를 보는 기이한 현상까지 경험했다. (소주 2병을 마셨을 시 알콜 분해 시간은 17시간이더라....)

이렇게 아침부터 1교시까지 약 3시간의 시간이 있는데, 도서관의 지하 자습실에서 이 시간을 공부하고 수업을 마친뒤 바로 집에 와서 공부하는 생활이 반복되었다.


이런식으로 나의 1학기는 끝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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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이 찾아왔다.

대학생의 방학은 정말정말 길어서 등록금이 아깝다는 생각과 방학이어서 기쁘다는 생각이 교차하게 된다.

물론 나는 이러한 생각보다 2학기를 휴학할 것이냐 말 것이냐에 대한 고민에 빠졌는데, 이유인 즉슨 K군과 C군이 휴학을 하고 강남대성학원에 다시 들어갔기 때문이었다.

3년 연속으로 강남대성에 가는 것이 무척이나 꺼려졌고, 그곳에서 실패밖에 해본적이 없었기에 다른 시도를 해봐야 겠다는 생각을 한 나는 2학기 휴학을 하고 분당청솔학원에 들어가고 싶었다. 모의고사 성적에 따라 장학금이 나오는 학원이라 학비를 아낄 수 있겠다는 생각과 강제 자습프로그램은 나에게 매력적이었다.

그에 반해 아버지는 의전을 염두해 둬야된다는 생각과 소속감이 없으면 내가 또다시 시험장에서 떨 것이라는 생각에 휴학을 하지 않고 공부할 것을 권했다.

결국 아버지의 뜻을 따르기로 결정하고, 일초도 이 결정에 후회하지 않았다.

무휴학으로 공부를 할 경우 내 승부처는 2달이 조금 넘는 여름방학에 있다고 생각해서,

난 내 인생의 승패가 이 기간에 달려있다고 생각했다.





나 따위가 고승덕 변호사의 노력에 발끝만큼이나 미치겠냐만은

닥치는 데로 읽었던 대학교 1학년 1학기 와중에

고승덕 변호사의 고시합격수기를 다시 읽게 되었던 적이있었다.

속세와의 단절을 위해 낮과 밤을 바꿨던 그의 생활에 감탄을 하면서도 선뜻 해볼 생각은 하지 않았는데, 방학을 맞이하여 가족들과 접촉시간을 줄여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부모님께 낮과 밤을 바꾸겠다고 말하고,

방학 기간 10주 동안 첫 1주일은 하루 한 시간씩 주기를 바꾸는 시간을 가졌다.

그 뒤로 8주간 난 야행성 인간이 되었다.

밤 9시부터 느즈막하게 공부를 시작하면 새벽 2~3시에 가장 많이 배가 고파 지는데, 마트에서 여러종류의 컵라면을 사서 전기주전자를 사용해서 방에서 조용하게 컵라면을 먹었다.

그렇게 새벽 6시까지 공부를 하고 아버지와 같이 추가로 밥을 먹은 다음 9시까지 공부를 하고 낮에 커튼을 치고 잠을 잤다. 이후 5시쯤 일어나 운동을 조금하다가 다시 공부하는 패턴이다.


내 인생 23년 중에 뭐 하나에 이렇게 심취했던 적은 고등학교 2학년때와 이때를 제외하면 없었다. 이상하게 그전까지 보기만 하면 울렁거렸던 수능공부가 이제는 더 이상 지겹지 않았고, 다른 무언가에 신경쓰지 않고 공부 하나에만 전념할 수 있는 내 자신이 정말 자랑스럽고 행복했다.

그런 식으로 여름방학기간 수학과학위주로 공부한 나는 가물가물해져만 갔던 개념을 다시 한번잡고 마지막 1주동안의 사이클을 다시 돌린뒤 개학을 맞이 하게 된다.


중간에 힘든 적 없었냐고?

있었다.

여름방학의 유일한 스트레스는 방학초기에 본 사설모의고사 ...

학원에 들어가지 않기로 한 나는 유일한 골칫거리가 모의고사를 치는 일 이었다.

실전감각이 집에서 공부하는 것만으로는 나오지 않았기에 7월에 수원 메가스터디학원에서

외부인 모의고사를 신청해서 보았다.

성적은 충격적이었다. 정확히 417점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 해 메가스터디에서 처음으로 주관하는 모의고사라서, 난이도는 재수생이 보는 월례고사에 견줄만 했다.

문제 자체도 문제가 있어 많이 틀린 것도 있지만 조금은 심경에 영향을 주는 점수긴 했다.

성적표를 받아보고 수원메가에서 2등, 전국 백분위 99%를 보고 더 이상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모의고사에 연연하게 되면 자신의 리듬을 망치기 쉽다.

그래도 연연하는 학생들이 있다면 내가 내 사례를 하나 들려주겠다.

‘월례고사를 제외한 모든 모의고사와 수능, 평가원 시험에서

나는 삼수 일년간 본 시험중 10개가량의 모의고사 점수와 수능 중 수능을 가장 못 봤고,

사수 일년간 치룬 2번의 사설, 1번의 평가원, 1번의 수능에서 수능을 가장 잘 봤다.‘

이러니 모의고사에 연연하고 싶은가?

자신의 공부를 하길 부탁드린다. 수험생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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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을 하기전 2학기 수강신청기간이 다가왔다.

무휴학을 해야 했지만, 이제 또다른 고민은 학점수강수.

과가 정해져 있는 다른 과와는 달리 자연과학부였던 나는 일정 학점을 수강하지 않으면

전공진입에서 후순위로 밀리게 되어있었다.

만약에 안되면 의전을 가야된다는 생각에 인기가 좋은 화학과나 생명과학부에 가려면 일정 수준의 학점과 수강신청의 절대적인 량이 필요했다.

1학기 학점이 3.5가 나왔던 나는 전공진입을 원할히 하기 위해선 15학점이상의 수업을 들어야 했다.

부담스러운 결정이었다.

수능공부를 좀더 해야된다는 생각에 난 결국 전공진입을 생각하지 않고 내가 듣고 싶은 3가지 과목만 신청했다.

심리학
일반생물학
통계적사고

8학점의 시간표......

이 얼토당토 않는 시간표는 지금 생각해도 어이가 없긴하다.

시간표는 월화수요일만 나오세요~라는 말을 하고 있었다.

이 근거없는 자신감에서 나온 배수진은 결과론적으로 보면 성공적이었다.

남은 9월과 10월동안 월화수를 제외한 모든 요일에 난 집근처 독서실에서 공부를 꾸준히 해 나갔다.


이어진 9월 평가원 시험에서 어중간한 성적이 나왔다. 작년과 비슷한 성적 3 1 2 2 2 1 1

그래도 방학동안 공부했던 수학과학이 궤도를 찾은 거 같아 아직은 속단하기 이르다 라는 생각을 했다.

외부에서 모의고사를 치니 혼자서 밥먹고 혼자서 시험을 치는 장면은 수능과 비슷하여 시험장에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마지막 시험은 점수가 더욱 요상하게 나왔는데 사설 메가 모의고사에서 총점 452점에 수학 68점 5년간 수능공부하면서 60점대를 맞아 보긴 처음이었다.

수능에서는 난 수학이 강하다 라는 이상한 자신감으로 오히려 기분좋은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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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은 많은 것이 있었던 달이었다.

대학의 중간고사가 있었고(설렁설렁 봤다.)

단순한 질병으로 여겼던 신종플루가 전세계를 덮쳤고, 극히 낮은 치사율에 죽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었지만, 수능 이전이나 수능날 독감이라도 걸리면 큰일이다 라는 생각에 난 독서실에서 공부를 하지 않고 집에서 공부를 했다.

마무리를 위해서는 수학 영어에 가장 많은 중점을 두면서 공부했다.

10월이 끝나갈쯤 도국이 형에게 전화가 왔다.

잘하고 있냐는 말과

수학 남은 기간동안 수능 기출문제만 여러번 계속 풀어보라는 조언을 들었다.

어차피 기출문제만 보고있엇지만,
난 더더욱 기출문제에 심취해서 여러방식으로 사고를 했다.

또 내가 수능 치기 4일전에 군대를 간다는 소식은 꽤나 쇼킹했다.

그렇게 10월이 가고 내 마지막 승부가 다가왔다.


2009년 11월 내겐 너무나도 떨리고 흔들리는 달......




흔들리고 떨렸던 내 마음을 일기로 대신한다.


2009.11.02 월 18:45 다이어리

시간은 흐르자나

나도 변해야되


2009.11.03 화 22:29 다이어리

이제 8일


2009.11.08 일 17:47 다이어리

남은 4일

4달처럼 느껴지는군


2009.11.11 수 15:59 다이어리

갔다올게.



마무리가 항상 부족하고 결과에 대한 걱정으로 떨고 있던 날

정신차리게 만들었던 명언은

이 두 문장이다.

The future ain't what it is used to be.
미래는 여태까지와는 다르다.

It's not over until it's over.
끝날 때 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그렇다 끝날 때 까지 포기하면 안된다. 끝까지 노력해야 했다.

11월 12일이 다가오면서 막판까지 공부하는 나의 모습을 보면서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이번에는 될거 같다며 흐뭇해하셨다.

그렇게 수능이 다가왔다.


이번 시험장은 작년과 같은 죽전고 였다.

다시 한번 찾은 시험장과 이미 여러 번 치른 수능은

이제 나에게 더 이상 긴장의 대상이 아니었다.


올해는 달랐다.

내 가방속에는 수능날 공부해갈 모든과목의 서적이 있었고,

언어 시험전에 언어 문제 20문제

수리 시험전에 수리문제 10문제

외국어 30문제등

각 과목마다 그 전 시간에 실전감각을 높였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내가 끝까지 붙들고 있어야 할 마음가짐 이었다.

언어 시험이 무난히 끝나고

수리 시험이 왔다.

09년도 이후로 꾸준히 상승되어 왔던 수리 난이도라 약간은 떨리는 기분이었다.

문제 5개를 넘기고 60분이 흘렀을까?

체감으로 어렵다는 생각을 한 나는 20분이 남기까지 3문제를 못풀고 있었다.

24 25 29 번 이었는데 나는 결단을 내려야 됐다. 모든 문제를 다 풀 수 없다고 판단 했기에,

다행히 25번의 정사영 도형의 모양이 보였다. 포물선. 풀어내고

24번은 f(t)의 절대값 함수를 잘 못그려내고 있었다. 나중에 보니 일정한 구간이 있었는데 그것을 못본 것

29번은 ㄱ만 알겠고 ㄴ ㄷ을 못풀고 있었다.

남은 시간 5분 24번을 결국 찍고

29번의 ㄴ 까지 동그라미를 쳐서 3번 아니면 5번이어야 되는 상황

난 출제진들이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일것이라는 믿음에

모두 동그라미치고 5번을 썼다. 운명적인 순간이었다.

외국어 시험도 내 막판 실전감각 훈련덕에 무사히 통제력의 느낌을 가지고 풀 수 있었다.

과학탐구도 마찬가지 이제는 더 이상의 방심은 없었다.


내가 최선을 다해 쳐도 점수가 나올지 아닐지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없었다.

매년 미끄러져왔으니까....

일단 수리를 2문제 찍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기에 난 한참을 무거운 마음으로 버스에 올라탔다.

버스에선 현역 꼬꼬마들의 대화가 한창이었다.

“야 수학 어땠냐?”

“아 수학? 조~~~온나 쉬웠어~~~”

순간 그 고3 아이를 때릴뻔했다.

하지만 수리나형 응시자란걸 알고나서 난이도가 다르겠지 라고 웃어 넘겼다.


집에 돌아오니 성당에서 하루종일 기도했던 어머니의 얼굴이 보였다.

나보다 마음고생이 심했던 어머니.... 이제만큼은 좋은 점수를 보여드리고 싶은데

아직까지 반신반의의 심정이었다.

둘다 긴장을 한체 거실의 컴퓨터로 채점을 하기 시작했다.(모니터가 티비였다.)

언어....과연?





89점.

또 잘본거는 아니네 언어는 항상 이렇게 맥빠지는 점수

마음을 가다듬고 수리가형 채점에 들어갔다.



푼건 반드시 다 맞춘다는 나의 믿음하에 찍은 2개는 틀렸다고 생각했기에

내 기대점수는 92점 이었다. min 84 Max 92점

제발 92점이라도 나왔으면 하는 심정에 확인 버튼을 눌렀다.
%
%
%
%



96점


??!!?!?!?!??!?!?!?


96점!!!!!!!!!!!!!!!!!!!!!!!!!!!!

악!!!!!!!!!!!!!!!!!!!!!!!!!!!!!!!!!!!!!!!!!!!!!!!!!!!!!!!!!!!!!!!!!!!!!!!!!!!!!!!

난 거실에서 부엌으로 뛰어나갔다.

엄마도 너무나 놀란 나머지 어어~~~!!!! 이런소리만 하시고

미친 듯이 소리지르면서 뛰어다니던 나는 채점도 다하기 전에

그냥 울어버리고 말았다. 엄마와 함께 창피하긴

하지만 08수능 100점과는 다른 느낌의 고득점이었다.


이제는 됐다고 더 이상 가슴 졸이지 않아도 될 것이라는 말과 함께

외국어 채점에 들어갔다.

93점

여태까지와는 다른 패턴이었다. 의대는 갈 것 같다는 확신이 들기 시작했다.

결과는 2 1 1 1 2 1 1

458점

드디어 내가 의대에 입학할 수 있다는 생각에 그동안의 5년간이 주마등처럼 지나쳐갔다.

채점이 끝나고 아버지의 전화가 걸려왔을 무렵 난 이렇게 말했다.

“아빠 환갑 되기 전에 내가 효도한번 한다고. 늦어서 죄송하다고 ”


K군에게 전화를 걸었다. 둘다 조심스러운 분위기에서 서로의 점수를 얘기하고 K군은 수리가형 100점에 472점을 받았다.

서로 잘되어서 너무 잘됐다며 삼수팸은 그날 밤에 사당역에서 모여서 밤새 놀았다.

사당역에서 M군과 K군과 먼저 고기를 먹고 있을 때 C군이 찾아왔다. 어두운 얼굴의 C군을 본 난 마음이 무거웠다. 잘보지 못한 것 같다며 힘겨워하고 허탈하겠지만 우리 둘의 결과를 축하해주기 위해 힘든 구석 하나 내지 않는 녀석의 마음이 고마웠다.




시간이 흐른뒤 수능 성적표를 받을 때 전과 달리 이번엔 잘 봤다는 생각에 오히려 더 떨렸다. 1시간을 버스를 타고 교육청에서 성적표를 받았을 때 내 성적표가 아닌줄 알았다.

떨어지긴 커녕 오른 성적표엔 2등급이라 생각했던 화학1의 성적표가 99% 1등급이 찍혀있었다. 메가스터디에서 채점을 잘 못한 것 같았다. 언어를 제외한 전영역에서 1등급을 받은 나는 원점수 462점으로 추정되는 성적표를 받아들고 입시의 마지막 영역이라는 원서영역만을 남겨뒀다.



원서영역.....

4년간 도달해보지도 못한 영역

이제는 정말로 의대경쟁률과 커트라인을 생각해야 되는 시기가 왔다.

성적에 대한 예상이 나오기 전에 소위 말하는 인서울 의대나 삼룡의대를 염두해 두고 있긴 했다.

하지만 수리가형의 난이도가 작년이라기 보다 07수능에 가까워지면서 여론은 물수능이라는 쪽이 우세했고(내 생각에는 물수능은 아니었다.) 수능만점이 100명이다라는 헛소문도 적잖이 퍼져 나름 입시계의 베테랑인 나도 판단이 잘 서질 않았다.

내가 뽑은 후보는 가군 연원의 원광의 나군 건양의 관동의 다군 한림의 단국의 원광의

정도로 뽑았는데, 이것만으로 생각하기가 너무 복잡했다. 각각의 과목반영비율과 매해의 입시커트라인 그에 따른 예상은 손에 땀을 쥐는 시간을 가지게 했다.

아쉽게도 수시에 지원한 연원의 한양의 중앙의 고의에서 모두 떨어지면서

역시 난 수시는 아니야라는 생각과 함께

떨어진 대학이 더 가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비교적 올바르고 정확한 예측을 위해 진학사와 메가스터디 입시모의지원 서비스 2개를 결제했다.

살펴본 결과 나군 건양의 관동의는 수외탐을 잘 본 나는 거의 2~3등의 성적이 나와서 안정적이었고, 단국대도 마찬가지 였다.

내가 생각한점은 가군은 조금 고민스럽고 나군은 둘다 비슷한 듯 다군은 한림의는 못쓸 듯하다는 점이었다.

결국 면접이 있어도 건양대로 나군을 썻고 다군은 단국의

가군은 끝까지 기다려 보기로 했다.

연원의에 대한 어느정도 확신이 선 이유는 수시이월이후로 늘어난 정원에서의 커트라인 하강이었는데, 당시 메가스터디는 2점정도 낮아져서 난 합격가능권에 들어갔고, 진학사는 이것을 반영하지 않아 난 여전히 불합격권이었다.

손주은 씨를 한번 믿어보다 라는 생각으로 가군을 연원의로 쓴 뒤로 이제 기다리기로 했다.


가장 먼저 결과가 나온 곳은 연원의 K군 집에서 확인한 대기번호는 41번이었다. 작년 46번까지 빠졌으니 어느정도 기대해볼만한 번호였지만 불안불안했다.

스키장에서 놀러오는 길에 연락받은 단국에 18번을 받고 의대는 가겠구나......라고 생각했다.

충격적이었던 입시결과는 건양대였는데 면접을 못봤다는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비중이 클줄은 몰랐다. 혹시 장학금을 받진 않을까 하는 마음에 썼는데 대기 10번......

친구들과 앤디워홀 미술전시관을 갔을 때 연락이 와서 제대로 감상도 못하고 나온 기억이 난다.

그렇게 모두 대기번호를 받은 나머지 또다시 재수 삼수의 악몽이 재현되는 것은 아닐까하고 조마조마 했었다.
*
*
*
그런 생각도 잠시 단국대 1차 추가합격 발표를 클릭하고 난 괴성을 지르면서 거실로 뛰쳐나왔다.

합격했다고

부모님은 나보다 더 기뻐하시면서 드디어 나의 입시가 끝났음을 축하했다.

수리가형 채점당시에 울어서 인지 눈물이 나오지 않았다.



건양대는 10학번 입시의 특수성 때문인지 2번까지 빠졌고 연원의도 1차 19명 2차 2명이 빠지면서 단국대로 가야겠다는 생각에 클럽에 가입해 자기소개를 올렸다.

그런데 3차부터 요상하게 대기번호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3차 4차 적잖은 인원이 빠지면서 5차 발표전 나에게 5명의 인원이 남아있었다.

같이 삼수를 했던 L군도 같은 학교를 쓴 상태였기에 넌 될거라며 기다리고 있겠다라는 말을했다.

*
*
*

5차 추가합격의 날.

떨리는 시간을 기다리며 10시까지 기다렸다.

혹시 되지 않을까......

난 단국대 의대때 하지 못한 세레모니를 하고 싶어서 거실에 방석을 깔아둔 상태였다.

10시 20분이 되어서도 전화가 오지 않자
학교에 전화 해봤으나

지금 돌리고 있으니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달라는 말만 들을 뿐이었다.

아 안되는 걸까....

11시 20분

핸드폰에 전화가 왔다

두웅~~~둥~~~

033-xxxx-xxxx

지역번호를 보고 승리의 미소를 지으면서 전화를 받았다.
#############################
“여보세요?”

“네 윤00님 핸드폰 맞으신가요?”

“(미소를 띄면서) 네 맞습니다.”

“예 연세대 원주의과대학 입학처입니다.”

“아 네네.....”

“이번에 저희학교를 지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빨리 말하란 말이다 ;;;;;;' " 네“

“혹시 저희 연세대 원주의과대학을 지원하신 윤00님 본인되십니까?”

“아 네 그렇습니다;;;;”

“아 네 윤00님 께서는 저희 연세대학교 원주 의과대학에......


합격하셨습니다.“


으흑.......

“네 알겠습니다.”

추가 합격전화가 이렇게 뜸을 들이는 심리전인줄은 처음 알았다.

등록금 이야기와 입학식에 대한 이야기를 마친 뒤 전화를 끊고

“아!~~!@~!!!!!!!!!!!!!!!!!!!!!!!!!!!!!!!!!!!!!!!!!!!!!!!!!!!!!!!!!!!!!!!!!!!!!!!!!!!!!!!!!!!!!!!”

난 드디어 거실에서 호날두의 포효 세레모니를 하고 말았다. 부모님 앞에서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46번까지 합격한 동기를 발견했고 내가 끝차는 아니었지만,

입학식과 새터를 갈 수 있었던 마지막 학생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이렇게 내 입시는 끝났다.




-epilogue-

대학에 입학하고 어느정도 시간이 지났을 무렵

친구 M군의 홈페이지에서 멋진글 하나를 발견했다.

어느 날 페르시아의 왕이 신하들에게
마음이 슬플 때는 기쁘게
기쁠 때는 슬프게 만드는 물건을
가져올 것을 명령했다.


신하들은 밤새 모여 앉아 토론한 끝에
마침내 반지 하나를 왕에게 바쳤다.
왕은 반지에 적힌 글귀를 읽고는
크게 웃음을 터뜨리며 만족해 했다.
반지에는 이런 글귀가 새겨져 있었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슬픔이 그대의 삶으로 밀려와 마음을 흔들고
소중한 것들을 쓸어가 버릴 때면
그대 가슴에 대고 다만 말하라.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행운이 그대에게 미소 짓고 기쁨과 환희로 가득할 때
근심 없는 날들이 스쳐갈때면
세속적인 것들에만 의존하지 않도록
이 진실을 조용히 가슴에 새기라.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이 글귀를 수험생활 때 읽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실패의 괴로움에 몸부림 칠때나

하찮은 모의고사를 잘봐서 우쭐댈때 이 글귀를 생각할 수 있었다면.....



힘들고 외로운일이 있을 때나 기뻐서 어쩔 줄 몰라하는 일이 생길 때

난 이 글귀를 계속 읽어본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입학식날 신입생들에게 가족환경조사 비슷한 종이를 작성하게 했는데,

학교의 생화학 교수님 예병일 교수님이 신입생들이 쓴 장래희망에 대해 한마디 하셨다.

장래희망을 그냥 단순하게 의사 두글자만 적어내는 애들이 너무 많다.

구체적인 목표를 가지고 살아야 되지 않겠느냐?

이 말을 들으면서 속으로는 ‘그 의사가 되기 위해 의대라는 두글자의 집단에 들어오는 과정이 얼마나 힘들었는줄 아십니까? ㅜㅜ’ 이렇게 생각했다.

교수님 말씀이 맞다. 목표를 구체적으로 정하고 실천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하지만 지금은 내 한계를 제한하고 싶지는 않다.

그 어린 옛날 특목고 입시 학원중 하나였던 글맥학원의 테스트조차 떨어졌던 내가

의과대학에 들어온 생각을 하면 인생은 모르는 것이다.

내 6년간의 기억을 난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는다.

사수 힘들었지 않았냐? 라고 물어보면

당연히 힘들었다. 괴로웠다. 불행한적도 있었지만,

난 내 과거경험을 더 행복한 경험과 바꾸고 싶지 않다.

바꾸면 지금의 성취감은 없을테니까.



나는 더 행복해질 것이다.

세상이 아무리 힘들고 괴로워도

그것이 영원하지는 않으리라는 깨달음 때문에.




p.s. 최군과 P양의 성공을 기원합니다. 난 너희를 믿어. 마무리 잘하길

도국이형 휴가나오면 한번 봅시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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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IDEOº · 227712 · 10/07/16 20:01 · MS 2018

    예전에 소나무님이 그랬듯이 인증사진을 올리고 싶은데

    이 게시판에서는 사진을 올리지 못하게 되어있네요

    그래서 내 사진인증 게시판에 성적표 스캔본을 올립니다.



    http://orbi.wizet.com/bbs/board.php?bo_table=xi_agit_counsel2&wr_id=24782&page=0&sca=&sfl=&stx=&sst=&sod=&spt=0&page=0

    즐거운 하루 되시길.

  • 스네이더 · 340832 · 10/07/16 21:21

    잘읽엇습니다~~

    대단하시네요.. 의대준비하는 재수생으로서 재수생활 힘들다고 생각하고잇엇는데.. 저는 그냥 투정인듯..

    암튼 도움많이됫습니다~

  • HIDEOº · 227712 · 10/07/16 23:44 · MS 2018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입니다.

  • 두나 · 229508 · 10/07/16 22:14 · MS 2008

    수기 사라지셔서왜사라졌나 궁금했었는데 ㅋㅋㅋ 다시 올리셨네요

    그냥 바로 다읽어버렸네요 저도 내년 이맘때쯤에 수기 올릴려구요 ㅋㅋㅋㅋ

  • HIDEOº · 227712 · 10/07/16 22:16 · MS 2018

    재수하시나 보죠? 좋은결과 있길 바랍니다.

  • Pinetree. · 335161 · 10/07/16 22:33

    470점대까지 나오셨던 분이(현역 봤어요 ㅋㅋ)... 조금은 아까우셔요~~

  • HIDEOº · 227712 · 10/07/16 23:38 · MS 2018

    원광대 한의대 가신 파인트리 님인줄 알고 깜놀 ㅋㅋㅋ

    10수능은 아깝다기 보단 저에겐 너무나 과분한 성적이라 생각됩니다.

    지금은 원하던 학과를 와서 행복합니다. ㅋ

  • Pinetree. · 335161 · 10/07/17 09:05

    아 ㅋㅋ 그분도 닉네임 소나무네요 ㅋㅋ

    암튼 좋은 의사되세요~

  • 네이티리 · 255079 · 10/07/16 23:07 · MS 2008

    수기 정말 감명깊게 읽었습니다. 감사해요.
    읽다보니 저도 눈물이 나오더라구요...
    지금 제 상황이 너무 힘들었는데 님 수기 읽으니 그래도 차분해지고 저도 정말로 열심히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이 말 저도 마음에 새기고
    앞으로 힘들때 마다 님 수기 읽으면서 열심히해서 꼭 성공하겠습니다.

    그리고 너무 늦은 축하긴 하지만 의대 가신거 정말 축하드려요!!!

  • HIDEOº · 227712 · 10/07/16 23:45 · MS 2018

    제수기에 눈물을.......

    감수성이 풍부하시군요 ㅋㅋ

    저도 참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수험생활 중 이신것 같은데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좋은 결과 있으시길.

  • 수능사수 · 340931 · 10/07/17 00:12

    저도 사수생이에요.....

    요즘 힘들고 회의감이 많이 들었었는데

    감사합니다

    다시 힘을 얻을 수 있게 해주셔서...

    화이팅!

  • 라헤 · 339467 · 10/07/17 05:26 · MS 2010

    아....

    좋은 의사가 되시길 바랍니다. 화팅~!

  • 5carpediem5 · 340415 · 10/07/17 05:37 · MS 2010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 용만카우스 · 331942 · 10/07/17 11:01 · MS 2010

    정말 감동이군요

    수기 읽으면서 댓글다는 건 처음입니다.....

    글 읽으면서 많이 울었어요

    저도 지금 강대에서 재수 하는데

    의대가 목표입니다

    어쨌든 열심히 공부하셔서 진정한 의사가 되기를 바랍니다....

  • 러너s High · 288390 · 10/07/17 14:34 · MS 2009

    잘읽었습니다 _ 몇번의 시도를 거듭하며 스스로를 수양하는 부분이 참 감명깊게 다가오네요_
    뒤따르는 비슷한 입장으로써 부럽고,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싶습니다_
    고군분투하는 많은 공감부분들이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공부를 하고 회를 거듭하면서 같이 고민을 나누고, 서로를 격려하는 주변 좋은 지인분들이 정말로 부럽게 느껴집니다..*

  • HIDEOº · 227712 · 10/07/19 18:04 · MS 2018

    잃는 것이 있다면 얻는 것도 있다일까요?

    공감합니다

  • 욱까 · 336225 · 10/07/17 15:40 · MS 2010

    수기 읽고 처음 댓글씁니다.
    정말 힘이 되는 글이네요 !!

  • 고경경한원광치 · 327673 · 10/07/17 16:17 · MS 2010

    이것또한 지나가리라 ㅋㅋ n수생들의 심금을 울리는말이죠 ㅋㅋㅋ 좋은글잘봤고요
    저도 몇달뒤에 뿌듯함을느끼며 지금 이순간을 아름다운순간으로 기억할수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락스타아우 · 297566 · 10/07/17 17:29 · MS 2009

    형 나와쪄요 역시우리형乃

  • HIDEOº · 227712 · 10/07/19 18:03 · MS 2018

    ㅎㅅ아 ㅋㅋㅋㅋ

  • 누런호랭이 · 277728 · 10/07/17 19:19 · MS 2009

    저 역시 한의대만 바라보고 사수하는 문과 학생으로서

    수기 잘 읽었습니다.

    저에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마음가짐에 대하여

    저역시 2011년 에 합격수기를 올릴것입니다.

  • 꽃카휘 · 324169 · 10/07/17 22:30

    정말 잘 보았고 읽다가 눈물을 흘린 수기는 처음이고..

    이런 후기치고 너무나 재미있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내 눈물과 웃음을 동시에 준 후기는 처음입니다.

  • 꽃카휘 · 324169 · 10/07/17 22:32

    제가 나이가 많고.. 의대를 준비하는데..ㅠ

    요즘 정말 미친듯이 열심히는 하고 있지만 많이 불안하고..

    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것 같아..이게 제일 불안합니다.ㅠ

    120일 남았는데...모든게 결정되어있겠지요?

    수능 준비하느라..정말 도저히 논술 준비할 시간이 없습니다 ㅠ 괴롭습니다. 불안하고.ㅠ

  • 의치한 · 263617 · 10/07/18 03:11 · MS 2008

    정말 감명깊게 읽었습니다.
    이글들을 좀 더 살을 붙여 우리나라 입시제도의 문제점도 지적하고, (수험생입장에서)
    개선방향도 제시해서 책으로 출간하시면 대입 수험생들에게 정보도 제공하고,
    귀감도 될 수 있어서 유익하겠습니다.
    가칭 " 나는 이렇게 의대생이 되었다" 이런 제목으로 말이죠...
    아마도 전국적인 인물로 부상하실 수 있겠습니다...^_^

  • HIDEOº · 227712 · 10/07/19 18:05 · MS 2018

    이런 부실한 글을 책으로?

    생각만해도 오글거리네요 ㅋㅋ

    그냥 도움이 될까 싶어서 올린겁니다 ㅋ

  • 재수생. · 279082 · 10/07/18 11:51 · MS 2009

    재수하는 입장에서 세편의 글들중
    너무나도 공감도 가는 글귀들이 많이잇네요..
    정말 존경하고 멋지신거같아요 헤헤..

  • 결여근성 · 336282 · 10/07/18 15:24 · MS 2010

    잘봤습니다..

    역시..

    끝까지써달라고할만큼 저에게는가치있는글이었네요..

    저도.. 이것또한지나가리라는말.. 늘 들어왔는데..

    감사합니다.

  • 싱숭생숭 · 274106 · 10/07/19 21:30 · MS 2009

    저랑 같은 죽전고에서 보셨는데 성적차이는 많이 나네요. 많이 배우고 갑니다..ㅎㅎ 나이먹은 군필 장수생이....ㅎㅎ

  • wannabeDoc · 336023 · 10/07/22 19:00

    멋지심..ㅜ

  • MD추억 · 314967 · 10/07/24 23:29 · MS 2009

    재수 글부터 전부 봤습니다 ㅎㅎ 특히 추합 전화 재밌게 봤습니다 ㅋ 좋은 글 감사합니다.

  • POSTECHIAN! · 254341 · 10/08/06 09:59 · MS 2008

    잘 읽었습니다. 저는 사수 까지는 아니고 재수 까지 했었는데, 저와 정말 많은 부분이 비슷해서 실제로 과거의 제 기억과 많은 매치가 되네요... 위닝을 좋아 하신 것도 그렇고 심적으로 많은 고뇌를 느끼신 점도 그렇고요. 뭐, 저 뿐만이 아니라 많은 n수생 분들도 같은 마음일 거라 생각되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

  • 입학처장 · 260403 · 10/08/06 13:38 · MS 2008

    아 진짜 감동이네여... 이걸 지금 읽어보다닝...ㅜㅜ

  • 당연히 · 202917 · 10/08/11 00:51 · MS 2007

    역시 n수를 해본 사람들의 글에서는 뭔가 모를 애절함이 묻어나오네요. 저도 사수생으로써 읽으면서 얻는게 많습니다. 휴..흠.. 감사합니다..

  • 올킬 · 282057 · 10/08/21 23:25 · MS 2009

    정말.. 눈물나는..수기였어요.ㅠ

  • 융토끼 · 200927 · 10/08/26 00:51 · MS 2007

    진지하게 읽다가 중간에 '출제 위원이 긍정적 마인드일것이다'라는 부분에 뿜었습니다 ㅎㅎ

  • HIDEOº · 227712 · 10/09/21 18:41 · MS 2018

    적중했으니 다행이지

    큰일날뻔 했습니다 ㅎㅎ

    시크릿의 영향이랄까요

    물론 별로 믿는 책은 아닙니다만 ㅋ

  • 연세대행정학과 · 343078 · 10/08/26 12:31 · MS 2010

    잘보고갑니다 대학 자퇴하고 삼수생활은 하는 저이기에 굳센마음으로 배우고 갑니다.

  • 송치엔 · 177397 · 10/08/26 14:15 · MS 2017

    ㅎㅎ 안녕하세요. 저와 동갑이시면서 08년도때 09수능준비하면서 같은 강남대성 야간반을 다니셨더라구요...ㅎㅎㅎ 전 M4반이었어요 ㅎㅎ

    M1반에 아는 동생이 있어서 자주 놀러가곤 했었는데...ㅎㅎ

    저도 한양대 2년다니다가 결국 4수나이로 한림대의대 올해 10의예과 학생이 되었습니당.

    메이져,인설의가 아니라 아쉬운 마음이 아직도 없진 않지만 나이가 나이인지라 저도 이제 입시 종료입니다. ^^;;;

    님 글을읽다보니 같은세대이고 같은 4수라 그런지 묘하게 끌림이 가네요. ^^

    96점받고 눈물을 흘리셨다니...저는 97점을 받았었는데 기쁘고 그런마음 보다는 오히려 허무해지더라구요.. 그동안 4번이나 수능본 세월이

    떠올라 지면서요 ㅎㅎㅎ 4수가 되니까 오히려 고득점이 나와도 무덤덤...마치 모의고사 점수같이요 ㅎㅎㅎ

    원주연세라...혹시 지금 10에 4수생 얼마나 있나요?? 저희는 4수 5명에 그 위에 2명이 더있어요

    강남대성에서 그동안 워낙 장수생을 많이 봐서 그런지 의예과는 장수생이 많겠지~ 하면서 왔었는데 막상 들어와 보니 생각보다 별로 없더라구요.

    아무쪼록 앞으로 학교생활 잘 하시구 글잘 읽었습니당 ㅎㅎ

  • 연대의대갈꼬야 · 316897 · 10/08/26 16:39 · MS 2009

    저는 현재 재수생입니다. 고의수시에서 떨어지셨다고 하셨는데 고의에서 우선선발 기준을 수능으로 만족하셨는데 떨어지신이유가 뭔가요? 저는 우선선발기준 만족하면 붙는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ㅠㅠ 논술을 빡쎄게 준비해야되나 라는 걱정이 들어서요 ㅠㅠ 다른 의대 수시도 마찬가지구요 ㅠㅠㅠㅠ

  • 이날두 · 309079 · 10/08/27 01:54 · MS 2009

    멋지십니다 ㅎㅎ 입시생활은 다끝났지만 입시생활을 떠올리게 만들어주시는 수기네요..

  • Dpremed · 331199 · 10/08/27 02:34 · MS 2010

    잘읽었습니다 ㅋㅋ 전 단대생인데 인연이 닿을수도 있었네요 ㅎ

  • 김남길 · 170541 · 10/08/27 23:15 · MS 2006

    재수생인데 요즘 정말힘든데.. 전 아무것도아니네요 ㅠㅠ

    글읽으면서 울었어요 감동해서 ㅠㅠ 정말 저도 열심히 해볼게요

  • 뭐임마!? · 295885 · 10/08/28 23:51 · MS 2009

    이 또한 지나가리라.. 이거 1Q84에서 보았던 기억이 있는거같은데 .. 꽤 유명한 문구인가보네요 ㅎ.ㅎ 수기잘봣습니당

  • 수리(가)형 · 340709 · 10/09/03 16:22 · MS 2010

    아.. 눈물나요...9월 잘봤다고 자만하지 말고 공부 더 열심히 해야겠어요ㅜㅜ 아ㅜㅜㅜ 진짜 감동적ㅜㅜ

  • AKLov♡ · 308801 · 10/09/16 11:36

    징하네요,.,., 정말 인간승리네요 ,.., 외고출신이셨는데도 저렇게 고생하셨는데,..,., 저는 죽어도 의대는 못가겠네요 ㅠㅠ

  • 미융미융 · 342487 · 10/09/20 21:28

    님 제가 님 예전학교 후배네요..지금 성대자과 10인데
    저도 사실 재수 반대해서 다니면서 수능 준비중인데..
    이 글 읽으니까 작년의 님이 올해의 저네요..신기 ㅋㅋ근데 더신기한건
    저랑정말 친한 선배미니홈피로 님 미니홈피를 우연히 알게 되었네요
    세상좁다 진짜 소름돋았음 누나 홈피에서 어라 이이름 어디서 봤는데 하구
    들어갔는데
    ㅋㅋㅋㅋ

  • HIDEOº · 227712 · 10/09/21 18:42 · MS 2018

    제가 아는 자과 동기는 별로 없는데

    P양인 모양 이군요 ㅋㅋㅋ

  • 미융미융 · 342487 · 10/09/24 03:05

    아뇨..ㅋㅋㅋㅋK양 누님이라고..ㅋㅋㅋㅋㅋ
    여튼 저도 열심히 할게요!!ㅋㅋ세상 좁기는 하네요..ㅋㅋㅋㅋ

  • 우와우왕 · 92258 · 10/09/22 02:46 · MS 2005

    과외문제집때매 들어왔다가 보게된 글이네요^^
    학원다니실때 본적이 있습니다

    좀 오래전에?ㅋㅋ근데 이렇게 잘되셔서 기쁩니다.
    그때도 항상 열심히 사시는 분인거 같아서 보기 좋았는데

    암튼 행복한 대학생활하세요

  • FlySkys · 347233 · 10/09/30 20:23 · MS 2010

    수기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읽는내내 펑펑 울었네요 꿈을 포기하지 않았기에 결국은 이루었겠지요
    몇해 늦으면 어떤가요 나중에 더 열심히 잘살면 되지요
    귀감이 되는 좋은글 읽게 해주셔서 감동 받고 갑니다
    행복하세요

  • savage7777 · 347994 · 10/10/09 07:33 · MS 2010

    잘 읽었습니다

  • 소나무(PineTree) · 50039 · 10/10/10 16:26 · MS 2018

    문득 오르비에 들렀다가 잘 읽고 갑니다.

    같은 입장에 처했던 선배로 다시 축하 드립니다.

    제 수기가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다니 기쁘군요.

    보람찬 학창 생활 되십시오.

    -소나무 드림-

  • 낼모레수능 · 335120 · 10/10/22 00:07 · MS 2010

    여름방학때 보았다가 수능이 30여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다시 보니 정말 새롭네요
    선배님의 성격이 제 성격과 비슷하다는 생각에 더욱 동감하면서 읽었던것 같네요
    그리고 4수까지 하신 인내와 그간의 고통을 제가 감히 예상할수는 없지만
    고3생활 300여일정도에 허덕이던 제 모습이 너무 창피하네요
    앞으로 남은 한달정도 마무리 열심히 하겠습니다 존경합니다

  • 인핑 · 305789 · 10/10/29 13:01 · MS 2009

    고3 수험생 학부모입니다.
    님의 수기를 읽으며 많이 울었습니다.
    3년 전 이과가 적성이 딸아이에게 외고입시를 강요하였고, 외고입시에 실패하였습니다.
    중학생 때 전교 1등도 한 딸아이였는데, 고등학교 들어와서는 이끄는 엄마도 지치고, 딸도 공부를 멀리해서
    2학년 때까지는 공부를 손에 잡지 않았습니다. 수학이 압박이라 문과를 택했습니다.
    고3이 되어 다시 공부를 조금 하긴 하는데.(현재 성적으론 외대하위과,숙대정도 안정권)
    요즘 의대를 가고 싶다고 예전 꿈을 이야기 합니다.
    아이 아빠는 몇 년이 걸리더라도, 딸아이가 하고 싶은 공부를 믿음을 가지고 지켜봐 주자고 하는데..
    엄마인 제가 오히려 그 힘든 공부를 2년이 걸릴지,3년이 걸릴지 모를 그 험한 길을 걸으며 아이가 받을 고통을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그래도 아이가 원하는 길이면 묵묵히 그 먼 길을 동행해야 할 터인데..
    마음을 다잡고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도록 믿어주어야 할터인데..
    많은 고민을 하던 차에 님의 글을 보았습니다.
    감동적이군요.
    이또한 지나갈 것이고, 지나고 나면 자신이 걸어온 값진 발자욱이 될 거라는 거..
    이과 과탐과목은 처음 시작하는 것이라 압박이 있겠지만,
    잘 해낼 수 있을 거다..라고 격려하며 긴 시간을 위해 마음다짐을 많이 해야겠습니다.
    좋은 글 고맙습니다.

  • 오빠시 · 340249 · 10/11/03 17:44 · MS 2010

    와우.. 정말 짱입니다!!

  • 민초♡ · 315300 · 10/11/25 12:09

    잘 읽었어요ㅜㅜㅜ감동임

  • 이상해씨 · 315952 · 10/12/08 23:52 · MS 2009

    아... 정말 전 사실 재수했는데요 이번에 빌어먹을 수학때문에 재수한건데 또 수학이 안나왔네요 .........

    아 정말................. 슬픈데 부모님한테 도저히 삼수하겠다는 말은 못하겠고

    근데 이글을 읽는데 왜이렇게 마음이 저려오는건지

    저는 님처럼 막 올1등급받아서 의대를 가겠다는것도 아니고 연대에 너무 가고 싶은데 수리때문에
    정말 작년에 정신병자되서 집에 쳐박혀서 울기만하다가 겨우 맘잡고 재수 정말 열심히 했는데 전 어떻게해야 하나요?..

  • Aesculepius · 354461 · 10/12/26 18:14 · MS 2010

    큰 힘 얻고 갑니다.

    저랑 비슷한점이 너무 많으셔서 가슴에 깊이 와닿네요.

    열정을 응원합니다 !!

  • 뜻대로되리 · 364308 · 11/01/05 20:58 · MS 2011

    존경 존경!!

  • 아무래도설대 · 299648 · 11/01/06 01:23 · MS 2009

    존경스럽네요

  • 수학ㅡㅡ · 174339 · 11/01/12 18:57 · MS 2007

    의대를 목표로 재수했는데........
    실패해서 우울한 재수생입니다

    와닿는 구절도 많고
    깨닫는 구절도
    공감가는 구절도 많네요ㅠㅠ

    페르시아왕이야기는
    다이어리에 적어두었어요!!!!
    원하시는 곳 가셔서 좋으시겠어요....................;;;;;;;;
    저도 운이 아니였다고 탓하기 보다는
    겸손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야겠어요ㅠㅠ

    제가 딱 성대 자연과학부
    걸어둔 상황이라서 상황이 많이 비슷하네요^^;
    시간 되신다면 조언 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 HIDEOº · 227712 · 11/01/14 18:54 · MS 2018

    얼마든지 환영입니다

  • 하트뿅 · 363778 · 11/01/15 02:59 · MS 2011

    올해 재수하는데 정말 좋은글입니다... 많은걸 느끼고 가네요 ㅠㅜㅠ

  • dfdfdfd12 · 279811 · 11/01/17 20:49 · MS 2009

    올해 삼수하려고 생각중인데 정말 잘읽었습니다.

  • sunwoo11 · 357134 · 11/01/22 23:47 · MS 2010

    올해 예과 들어가는 신입생입니다. 수험생활 중 힘들때 이 글을 읽고 힘을 냈었습니다. HIDEO님의 의지와 자세는 진심으로 존경스럽습니다. 저 말고도 많은 후배들이 이 글을 읽고 감동과 따뜻한 위로를 얻었으면 좋겠어요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

  • princessfirst · 368118 · 11/02/05 22:42 · MS 2011

    저는 의사가 되고 싶은 고등학생입니다.. 하지만 지금 저는 고2를 올라가는데 내신도 별로인데 꿈이 의사라서 너무 하고 싶은뎅 가끔씩 마음이 안 잡힐 때가 있곤 했는데 이야기를 보니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 MaximumValue · 316082 · 11/02/22 23:09 · MS 2009

    저도 의대 지망생입니다.
    저는 삼반수인데요. 공교롭게도 저도 성대 자과부에서 반수하네요 ㅋㅋ

    그런데 글쓴님 책을 많이 보셔서 그런지 글솜씨가 대단하신듯해요
    연원의 합격전화부분에서 소름돋았어요

  • 윌비더미라클 · 250317 · 11/02/28 21:44 · MS 2008

    정말...... 눈물나네요

    진짜 이글 보고 나니 인생은 이야기와 같은거 같아요.

    저도,

    저만의 멋진 이야기 만들어 보겠습니다..!..

  • 극겸 · 263575 · 11/10/09 10:30 · MS 2008

    잘 읽었습니다.

  • mitier · 308581 · 11/12/01 22:13 · MS 2009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mitier · 308581 · 11/12/01 22:15 · MS 2009

    재수 실패하고 2~3주간 힘들어서 멍때리고 있다가.... 이래서는 안되겠다 하고 정신차리자는 마음으로 힘들지만 오늘 의대 가려고 삼수할까 의전원으로 갈까 생각하던 중이었는데 우연하게 찾아본 글에ㅋㅋ 힘이되는 글이네요 ^ ^

    내 노력에 걸맞는 대가를 받지 못한다고.... 항상 서러웠고 모든 일에 대한 책임을 외부로 돌리고 싶었다.아무도 믿지 않는 냉대와 차가운 시선들........주위의 태도변화는 상당히 가시적이었다.하긴 나도 내 자신을 믿지 못했으니까.꿈을 이루지 못한 내 자신은 패배자라는 오명 때문에죽고 싶을 만큼 한없이 괴로웠다.

    특히 이부분 많이 공감되요 ㅋㅋ 열심히 했는데도 불구하고 실패했다는 이유만으로 여전히 이꼴인거..

  • 연대제발요 · 378692 · 11/12/11 19:56 · MS 2011

    정말 진짜 눈물 찡하고 심장이 막 벌렁벌렁했음 ㅜㅜㅜ
    저는 올해 재수를 할건데ㅜㅜ
    정말 열심히 해야겠네요

  • 허세는거두어주세요 · 303309 · 12/11/25 19:47 · MS 2009

    최고의 수기인듯요.. 감정이입이 격하게 됐네요.. 아무튼 잘 읽고 가고 많이 얻어갑니다..

  • yjh2802 · 459971 · 13/09/18 01:21 · MS 2013

    감사합니다 글 참 잘쓰시네요.. 감명깊게봤습니다

  • yjh2802 · 459971 · 13/09/18 01:21 · MS 2013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지각생 · 631332 · 17/11/23 20:05 · MS 2015

    이 글과 함께 힘든 시간 이겨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좋은 결과 받았습니다

  • HIDEO · 227712 · 18/02/19 22:29 · MS 2018

    휴면계정 복구해서 오랜만에 왔네요
    최신댓글도 달아주시다니 감사합니다
    좋은결과 나오셨다니 다행이네요

  • 19연세의대가즈아z · 811401 · 18/11/13 17:09 · MS 2018

    낼모레 수능치는데 참 그동안 힘들때 많이 읽어봤습니다. 감사합니다~

  • PjVLgWcb3HCiOR · 700682 · 18/12/30 22:29 · MS 2016

    정말로 재수 삼수 모두 일년중 모의고사중에 제일 못봤습니다. 재수때 성실하지 않았던게 너무 부끄러워서 삼수는 정말 모든것을 내려놓고 과정에 후회가 없게 죽도록 노력했습니다. 수의대를 가고싶었고 늘 치대 등수가 나왔었는데 수능때 탐구에서 미끄러지고 삼수를 망하고 나니 이제는 나랑 수능은 맞지않는건가 자조적인 생각도 듭니다.. 삼수망하고 부모님이 떠나갈때쯤 사범대 논술을 붙어서 집 분위기는 다시 괜찮아지고 저도 이정도라면 수능성적대비 만족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오늘 늘 저보다 한참 못했던 아는 동생이 지방사립대 치대 지역인재를 붙었다는 걸 들으니 새삼 무기력해지네요.. 입시판은 오래 있어도 참 모르겠어요...ㅎㅎㅎ

  • 공상가 · 740397 · 19/01/07 01:12 · MS 2017

    이것또한 지나가리라.

  • 뚜찌빠찌빠람 · 1095985 · 23/05/29 22:09 · MS 2021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