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 폐지와 관련하여, 7년 전에 썼던 칼럼...
제목 : 외교통상부 순혈주의, 외무고시의 문제인가
외무고시를 대체할 외교 아카데미의 전면적 시행에 대해 당초 외교통상부 관계자들은 지나치게 급격한 변화라며 유보적인 입장이었다. 하지만 MB의 강력한 지시에 의해 외무고시 폐지와 외교 아카데미 도입이 추진됐다. 이렇게 된 데에는 ‘외무고시’를 ‘외교통상부 순혈주의’의 주된 원인으로 보는 MB의 견해가 크게 반영됐다.
기업인 출신인 MB에게 관료사회란 순혈주의의 결정체로 보였을 게다. 끼리끼리 뭉쳐서 자신들의 보위에만 신경 쓰고 외부인사에 대해 배타적인 ‘그놈의 순혈주의’를 타파하는 것만이 관료사회의 경쟁력을 높이고 이 나라의 경쟁력을 높이는 일이라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는 행정고시 개편을 주문했고, 외무고시 폐지를 지시했다.
물론 순혈주의란 그 어느 집단을 막론하고 부정적인 결과를 도출한다. 고인 물은 언젠가는 썩기 마련이므로. 하지만 이번 사태와 관련해 MB는 그 원인을 엉뚱한 데서 짚었다. 관료사회의 순혈주의는 고등고시 때문인가.
이번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 딸 특혜채용 파문으로 외교관 지위의 세습이 도마 위에 올랐다. 민주당 김동철 의원은 지난 7일 유 전 장관 케이스 외에도 아버지나 친인척이 고위 외교관으로 있는 사람들이 외교통상부에 특채로 들어와 정규직으로 전환한 사례가 다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외무고시 2부 시험은 또 어떤가? 외국에서 오랜 시간 거주한 경험이 있는 외교관 자녀들에게 압도적으로 유리한 제도다.
외무고시 2부 합격자의 41%가 고위 외교관의 자녀라는 통계는 외무고시 2부가 사실상 고위 외교관 자녀들을 위한 특혜였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이런 지적에 외교통상부는 지난 2004년 외무고시 2부를 ‘영어 능통자 전형’으로 바꿨지만 여전히 외무고시에 비해 외교관 자녀들이 유리한 것에는 변함이 없다.
공식적인 시험인 외무고시 2부 이외의 특채에 대해서는 더 말 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이번 유 전 장관 딸의 케이스만 보더라도 더 이상의 다른 설명이 불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제 대중들에게 외교통상부의 특채란, 장관의 딸을 채용시키기 위해서라면 관련법규와 규정 같은 건 언제든지 무시될 수 있는 것으로 인식되게 됐다.
이런데도 외교통상부 순혈주의의 문제가 외무고시에 있다고 할 수 있겠는가. 외무고시 2부와 특채 전형을 이용해 공공연하게 외교관 지위를 세습하는 만행이 자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개혁의 칼끝이 향해야 하는 건 외무고시가 아닐 것이다. 또한, 외교 아카데미가 과연 외무고시의 ‘개선책’이 될 수 있는지도 생각해 볼 일이다.
외교 아카데미는 서류전형과 필기시험을 거쳐 대상을 선발해 그들을 일정기간 교육시킨 뒤 요건을 갖춘 이들에 한해 외교관으로 임용시키는 제도로서, 얼핏 본다면 외무고시와 크게 다를 바 없어 보인다. 하지만 필기시험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서류전형과 면접의 영향력이 커진다는 점에서 또 다른 특혜가 될 수 있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번 유 전 장관 딸의 특채 과정에서 드러났듯, 공정성이 확보되지 않은 면접에서 제대로 된 인재를 선발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서류전형을 통해 미리 대상자를 ‘내정’하고 면접은 형식적인 절차로 만들 가능성도 충분하고, 유 전 장관 딸의 경우처럼 면접에서 소수 면접관들이 분위기를 주도해 점수를 몰아주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공정성이 확보되지 않은 면접의 비중 확대는 이처럼 위험천만한 일이다.
행정고시 개편안 역시 마찬가지다. 민간 전문인을 5급 사무관으로 채용한다는 계획은 관료사회의 순혈주의를 타파하고, 공무원의 전문성을 확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이 또한 외교 아카데미와 마찬가지로 선발과정의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는 한 절대로 시행되어서는 안 된다. 개선이 아닌 개악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관료사회의 순혈주의 타파는 분명 필요하다. 그로 인해 관료사회가 좀 더 투명해지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그러나 순혈주의 타파를 위해 가장 먼저 손대야 할 것은 고시제도가 아니라, 고시 이외의 공무원 채용제도일 것이다. 외교통상부의 순혈주의를 강화시킨 것이 대를 이어 지위를 세습하는 특채인가, 객관적 공정성이 확보된 외무고시인가. 청와대와 정부는 먼저 그것부터 살펴봐야 할 것이다.
...
2010년에 모 신문사에 기고했던 칼럼인데,
요즘 행시 폐지다, 뭐다 말이 많은 걸 보니 예전 생각이 나서 올려 봅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장학재단 수여식 같은 거 처음 가봐가지고 신기했는데, 너무 힘들고 제 자신이 또...
-
혹시 뭔가 하자가 있나요? 강메나 다른 재종에서는 30프로 장학금 받을 성적인데...
-
1. 반수반 모집 요강보니까 과탐 한 과목만 보는거 같던데 장학금 받을 학생 선발할...
-
하이 가이즈, 오르비에서 출판과 현강을 대성에서 인강을 하고 있는, 션티입니다....
-
한양대 다이아학과는 전액장학금을 주기로 유명하죠 하지만!! 입학 전 알아야 할...
-
https://m.blog.naver.com/sinbs94/222222052489...
-
[션티] Be the KISSERS! 장학금 제도 공지 40
하이 가이즈, 션티입니다. 수차례 말씀드렸듯, Be the KISSERS!라는...
-
③ 정시 및 추가 일반전형(수능) 최초합격자로 전형 총점 백분위 환산평균이...
-
명지대 장학금 0
명지대 '신입생성적우수장학금' 관련해서 몇 가지 질문이 있는데요 아래는 그...
-
명지대 '신입생성적우수장학금' 관련해서 몇 가지 질문이 있는데요 아래는 그...
-
의대 장학금 카대 고대 11
카의 고의 둘중 어데가 더 많이주나요? 학비자체가 카의가 싼건 알고있습니다 우리집...
-
가천의대 장학금 2
가천의대 전액장학금은 정시 입학자에게만 주는건가요? 수시나 재외국민은 하나도 안 주나요?
-
제가 작년 2학기 휴학했었고 이번에 자퇴할 예정인데 2학기로 들어온 장학금은...
-
일반고에서 공부하다 수시로 설공 갔는데 딱히 과학 관련해서 교외활동을 한게 없네요....
-
제목 그대로 설대 이공계 장학금 받으신 분 계신가요?? 10%라도?? 제가 점공...
-
우수 10개 대학 신입생 장학금 연 500만원!! 13
[서울대와 연세대(서울), 고려대(서울), 한양대(서울), 성균관대, 서강대,...
-
국장도 소득분위형 말고는 없는거같고 받고 싶은데 뭘 어디서 찾아야할지 ㅠ
-
국 1 수1 영1 생윤1 사문2 아랍1 정시도 최초합이면 율곡 가능??
-
아직귀찮아서 하나도입력안했는데 ..ㅎㅎ
-
이공장 자격 0
1순위가 수학 1등급에 과학 1등급/1등급 또는 (2과목)1등급/3등급이내 2순위가...
-
1.정보제공동의 인가? 그거 부모님 두 분다 해야 되나요? 2.가족관계증명서...
-
전액은 3등까지 준다고 했는데 위에서 많이 빠질까요?ㅠㅠ 위에 분들 심리가...
-
등록금고지서뽑아보니까 국가장학금유형1 부분은 빈칸이고 국가장학다자녀 부분만...
-
엄청 낮춰 써서 나올줄 알았는데 그래도 연락 오니 기쁘네용ㅎㅎㅎㅎㅎㅎㅎ장학금...
-
이렇다는데 장학 페이지 들어가면 장학금 중 의대가 받을 수 있는 것이 전체,...
-
연세대 장학금 3
연대 컴과 넣을건데 이정도는 장학금 택도 없죠?
-
연세대 정시준비중인 학생입니다 언론영상홍보학부 생각중인데 연세대가 장학금이 거의...
-
도대쳌ㅋㅋㅋㅋㅋ교감하나, 은퇴한 교사 하나로 이뤄진 가정이...?소득 분위는 9,...
-
제곧내 입니당
-
196.5였나 하는 얘기가 있던데 사실인가요? 제가 수 탐 백분위가 99 / 100...
-
이투스 장학금 되신분 있나요?? 성적우수 되서 30만원 오늘 입금해준댔는데...
-
장학금 질문 2
이번에 대학가는 신입생인데 신청할 수 있는 장학금 종류 뭐가 있을까요..?? 이런...
-
분탕질할생각전혀없구요문과생이 의치한에 진학했을시에 이공장 받을수있나요?
-
한양대랑 시립대 붙엇는데 시립대는 2년장학금 준다네요.. 집이 못사는건 아니지만...
-
연대에서 수능 수탐 백분위 합 어느정도여야 붙을수 있는지 궁금해요^*^
-
~~공학과 신입생이면 모두가 받는건가요?? 그냥 4년제면 모두???
-
장학금받으면 학교에서 보통 등록금에서 장학금만큼 깎아주는식으로 주잖아요. 근데 이거...
-
엄마한테 문자가왔네요 사도장학금을 받았다고... 이거 어떤사람한테만 주는건가요??...
-
서강대 장학금 4
성대 같은 경우에는 정시 모집전에 장학금 기준을 말해주잖아요 서강대는 입학처에...
-
다른과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올해부터 의예과는 3.5이상 전액 3.4이하는...
-
학생부교과 2차 추합생입니다 공공인재가 받을 수 있는 장학금이 다빈치장학금이랑...
-
음. 전 현재 인하대 전자공 1학년이고요. 4년 전액장학금 + 대학원 진학시 장학금...
-
삼반수 95년생 드디어 원하던 대학 갈 것 같습니다! 160
삼반수 끝에 드디어 말도 안되는 좋은 성적을 얻었습니다 막상 마주하니 믿어지지...
-
당신이 여자가 아니더라도 수험생이라면 꼭 읽어야 하는 글. 이대 장학금. 8
당신이 여자가 아니더라도 수험생이라면 꼭 읽어야 하는 글. 이대 장학금. 그분께서...
-
□ 모집대상 : 2015년도 초․중등교육법 제2조에 해당하는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자...
-
일단 사회 2등급 하나 때문에 안암이랑 크림슨은 날아갔고 나머지 대학 자체 성적...
-
율장대상자들까지 줄 예비번호면...
-
머 어떤기사에서 psat1차 합격하면 백만원 주고 이런거 있었던거 같은데...
-
서강대 이과 장학금 없이 일반선발 됬는데요. 저랑 1점도 차이 안나시는 분이...
-
의대 장학금 1
꼬꼬마 예1입니다. 좀 재수업고 이기적인 질문이기도 하지만 저에게 주어진 기회를...
ㅇㄱㄹㅇㄹㅇ
유 전 장관 딸이라 함은 누구였나요?
유명환이라고 당시 외교통상부 장관이었는데, 이 사람 딸이 외교통상부 5급 사무관 특채에 혼자 합격을 했던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채용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이 발생했고, 결과적으로 장관직에서 물러났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