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edrich Nietzsche [555805] · MS 2015 (수정됨) · 쪽지

2017-02-04 01:03:00
조회수 25,960

짧게 써보는 수능 후기 +교훈 .ss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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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버스에서 옆에 있던 현역 둘이서 수능 망한 얘기 하는 거 듣다보니

올해 제 수능 때가 생각나서 몇 자 짧게 써봅니다.



1. 국어


시험장 입실하고 나서야 내가 이어플러그를 가져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음. 그러나 깨달은 때는 이미 8시. 밖에 사러 나가려고 교실을 나섰는데 감독관이 들어오길래 

"아 지금 나가면 ㅈ되겠다 시험도 못 치르겠다"

싶어서 울며 겨자먹기로 자리로 돌아감.(참고로 필자는 국어영역을 풀 때 항상 이어플러그를 꼈었음)

그리고 드디어 시험 시작....의외로 술술 빨리 풀려서 뒤에 어려워 보이는 반추위 지문을 놔두고 나머지를 빠르게 풀기 시작....


그런데..


보험 지문에서 패닉 상태가 온 나머지 (어떻게 푼지도 기억 안남) 거기서 시간을 거의 다 써버림

결국 마지막 남은 반추위 지문 읽어보지도 못하고 fail.


결과?

문법 1문제와 반추위 4문제 틀려서 


89점

1교시 끝나자마자 "작년에 대학 걸어두길 정말 잘했다"라는 생각을 함.


70점대 까지도 나오겠다는 생각을 함. 반추위 빼고 문법 1문제만 틀릴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음.



2. 수학


핑계 아닌 핑계라면

1교시 폭망 때문에 온 생각이 거기에 쏠려 있느라 문제도 대충 읽고

18번인가?에서 아무 생각없이 펜 끄적이다 시간 드럽게 많이 끔. 


결과는..수학에서 한번도 받아본 적 없는 점수

88점



3. 영어


점심시간 지금 시간대쯤 기도하고 계실 어머니가 만들어주신 밥을 먹으면서 뒤에 현역 아이들이 답 맞추며 ㅈㄹ하는 광경을 묵묵히 참고

"지금 정신 안 차리면 진짜 개 망한다...부끄러운 아들이 되진 말자"


정신을 다잡으며 밥을 빨리 먹고 복도 산책을 한 다음 ㅈㄴ 시끄러운 환경에서 영어기출 제본한 걸 빠르게 훑음. 활자가 대뇌피질에서 튕겨나가는 느낌을 받음. 그래도 꾸역꾸역 읽었음. 


내 인생 마지막 수능시험이었기에.


멘탈을 다잡은 덕분인지 몇몇 문제를 제외하고는 논리적으로 잘 풀어냈다는 느낌을 받음.


95점




4. 사회탐구


이상하게도 점심시간 마음을 잡은 이후에는 오히려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함. 

막힘없이 40문제를 풀고 OMR까지 완벽히 마무리.


그런데 희한하게 집에 와서 채점해보니 윤사가 2개 틀렸더라. 게다가 3등급... 앞이 하얘졌음


(참고로 윤사 틀린 문제는 아직도 왜 틀렸는지 이해가 되지 않고 답 알고 다시 풀라고 해도 50점 못 받을거임 아마)



생윤 50점

윤사 45점




5. 제2외국어


12월에 힘차게 ㅎㅈㅅt 프패를 끊고 시작했지만 8월까지 기본개념강의 28강 중 3강밖에 안 들음.


위기감을 느끼고 10월달부터 미친듯이 아랍어 팜.



그리고 대수능 시험장.


희한하게 작년 5교시 때 들어왔던 감독관이 똑같이 5교시에 들어옴. 반가웠음.


근데 옆에 부감독관으로 조교처럼 보이는 누나가 들어왔는데



와 진짜


심장이 위아래로 진자운동을 할만큼 아름다우셨음.


덕분에 40분 내내 기분좋게 시험을 치름.

그래서 그런지 다 풀고 15분 남음.


아랍어 5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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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와서 채점해보고 윤사 땜에 펑펑 울고


아랍어 땜에 또 한번 펑펑 움




*결론:


1. 역시 (특히 문과) 수험생은  시험장에서 멘탈을 언제 잡느냐에 따라 가는 대학이 달라짐. 


나도 원서질하면서 수학 4점이 굉장히 절실했음.


문과는 한 두 문제가 대학로고를 좌우함. 명심하길.. 


2. 제2외어, 특히 아랍어 할 거면 나처럼  뒤늦게 개고생하지 말고 지금부터 복습만 제대로 해라. 아랍어는 만점 받을 수 있음. ㄹㅇ 난 운이 좋았음


3. 현역이든 N수든,


돌아가고 싶지 않은 수험생활하시기를. 이건 진짜다.




4. 다들 성공하는 수기를 쓰지만, 


실패한 수기도 나름의 교훈과 가치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하에 글 작성함. 따뜻한 시선으로 받아주시길..




5. 역시 시험장에서의 멘탈이 중요하다고 느낀 점. 예쁜 감독관을 보니 자연스레 기분과 컨디션이 좋아져 

내 실력에 과분한 아랍어 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고 봄.


농담처럼 한 말이지만


내가 정시로 한양대 경영학부를 갈 수 있었던 건 그 분이 제 5교시에 나의 시험장에 들어와준 덕분일지도.



무튼 강조하고 싶은 건 그만큼 당일의 컨디션과 멘탈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는 거


나레기처럼 타인에 내 컨디션 조절을 의지하지 마시고ㅋㅋㅋ 평소에 멘탈 잡는 연습 꾸준히 하시길

가령 수능 시험장 이미지 트레이닝 같은 걸 꾸준히 하면 많은 도움이 될 거임.


6. 아 글 너무 길어졌다 짧은 글이란 건 다 개소리였음


   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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